호랑이성의 마법사
루이스 새커 지음, 김영선 옮김 / 창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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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성의마법사 #루이스새커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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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SF작가들이 좋아하는 책으로 꼽는 #구덩이 의 저자인 루이스새커의 신작이 나왔다.

읽는 내내 작가의 스케일에 다시 한 번 놀랐다.

현재로 시작된 이야기는 르네상스 시대 유럽을 배경으로 진행된다.

전염병에 관련된 에피소드를 읽으며 코로나를 떠올렸고, 계급이 없는 사회로 옮겨진 아나톨과 공주의 이야기에 유토피아를 생각했다. (실제로 유토피아라는 단어가 몇번 나온다.)


공주 툴리아와 필경사 피토의 사랑을 알게 된 마법사 아나톨은 왕과 왕비에게서 이들을 떼어놓으라 명령을 받게 된다. 공주는 정략결혼 상대인 왕자 달림플과 결혼해야 한다. 아나톨은 과연 어떻게 할까?

아나톨은 작가가 투영된 인물이다. 심각한 상황이라 미간을 좁히며 빠져들었는데 유머가 넘치는 문장에 빵 터지게 된다.


"그런데 어떤 생쥐가 피토예요?" p116


아나톨이 피토 실험에 대해 툴리아와 이야기 하다 툴리아가 심각하게 아나톨에게 물어보는 장면이다. 독특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였다.




이 책을 받았을 때 동봉된 엽서가 있었다. 생쥐 한 마리가 약병을 들고 있다. 이 생쥐는 루이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시 만났다. (이건 스포? 소설 속에 등장하는 루이지와 마리오를 보고 이 작가는 닌텐도 스위치 게임기를 갖고 있을까? 하고 잠깐 생각했다.)


마법사는 어떻게 결혼식을 미루게 할까?

감옥에 갇힌 피토에게 다양한 실험을 하게 되고 그와 대화를 하면서 아나톨의 과거를 알게 된다.

그에게도 사랑하는 바베트가 있었다.

그리고 그 바베트를 헤친 이가 공주와 관계된 사람이었다.


아나톨은 과연 어떻게 복수를 하게 될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도 계속 등장한다. 피토를 숨겨둔 것부터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었다.

왕이 아나톨에게 레오나르도라고 부른다고 하자, 아나톨은 이렇게 독자에게 말한다.


- 왕이 말하는 레오나르도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이다. 혹시 여러분이 흘려들었을까 봐 노파심에 지적하는 바다. p169


이런 식이다. 작가의 위트가 좋았다.

피토와 아나톨의 티격태격하는 장면도 좋았고 공주가 마법사에게 투정부리는 것도 재미있었다.

달림플에게 거머리를 붙이는 장면, 가장 남성성을 보여줘야 하는 그가 누구보다 여성처럼 보였던 장면은 정말 통쾌했다.

아나톨의 복수가 이렇게 진행되었구나 싶어 더 기대를 해보기도 했다.




이야기는 다시 이름을 바꿔가며 진행된다. 굉장히 크고 긴 스펙트럼을 가진 소설이다. 유토피아를 읊는 그들.


"섬이야. 왕도 없고 왕비도 없는 섬. 모든 사람이 평등해." p270


지금 나는 이런 곳에서 살고 있다.

다른 종류의 계급이 존재하지만.




루이스새커의 신작을 읽을 수 있게 된 건 정말 영광이었다.

언젠가 한국에 와 북토크를 하게 된다면 전국 어디가 되었던 갈테다.

2025년 마지막 달에 이 작품을 읽을 수 있어서 참 행복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한 감상평을 작성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생쥐가 피토예요? - P116

섬이야. 왕도 없고 왕비도 없는 섬. 모든 사람이 평등해. - P270

뇌는 기억의 양동이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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