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간이 멈춰 선 화과자점, 화월당입니다
이온화 지음 / 다이브 / 2024년 12월
평점 :
#시간이멈춰선화과자점화월당입니다 #빅피시 #이온화
#알란책방 #서평도서
.
.
이 책을 비행기 안에서 읽었다. 마침 2시간 지연된다는 연락을 받고 비행기에 올랐으나 그 뒤로 2시간 더 지연된 후 출발했다. 이 책이 그 지루함을 달래주었다.
나에게 유산으로 가게가 주어졌다. 하지만 빚이 있다면?
장사가 잘되는 위치라면 모를까, 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 위치한 화과자점 화월당에 어떤 사람들이 방문할까?
어떤 사연들을 가진 사람들이 찾아올까?
- 삶이 달아나도 인연은 달아나지 않는다. p9
이 책의 첫 문장이다. 할머니가 손녀 연화에게 한 마지막 말.
화월당을 찾아오는 모든 이들은 추억을 갖고 있다. 그 추억을 공유하여 원하는 디저트를 만들어준다.
손을 잡으면 어떻게 죽음을 맞이했는지 보여주는데 이 때 묘사된 장면들을 상상하며 떠올리자 눈물이 났다.
첫번째 간식은 '초콜릿 전병'.
자식을 잃은 에피소드인줄 알았다. 부모는 이승을 떠나서도 자식 곁을 맴도는 구나 생각이 들었던 에피소드다.
엄마의 의견을 항상 따라주고 딸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딸에 대해 잘 몰랐던 엄마.
- 우리 엄마는 날 잘 몰라. p45
딸이 사랑하는 남자에게 받은 초콜릿 과자를 맛있게 먹는 모습이 낯설었던 엄마. 사는 게 바빠 딸이 좋아하는 과자가 뭔지 몰랐다. 그 딸을 위해 마음을 먹고 열심히 초콜릿 과자를 만들어보려 한다.
이미 결론은 알고 있다.
이 추억을 공유하는 자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그런지 이야기를 읽는 동안 슬펐다. 먹먹한 마음에 각 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다음 이야기를 읽기 전까지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
첫 에피소드를 읽자 마자 작가에 대해 검색했다. 원자에 대한 이야기만 나올 뿐 작가에 대한 결과가 없다. 작가라는 단어를 붙이고 나서야 겨우 나온 작가 소개.
다른 작품이 궁금했는데 이 작품이 시작인걸까, 다른 필명으로 글을 쓴걸까?
문장을 읽어보면 굉장히 흡입력도 있고 따뜻해서 다른 작품도 읽고 싶었는데 검색이 안되어서 아쉬웠다.
두번째 디저트는 달달한 사연과 함께 등장한 '매화꽃 화과자'.
사랑의 시작은 언제나 설레고 기대된다. 그것이 첫사랑이라면 더 하다.
- 삶은 지루해졌다. 봄에는 따뜻하게 집에 있고, 여름에는 에어컨 켜고 집에 있고, 가을에는 선선하게 집에 있고, 겨울에는 난방 틀고 집에 있기. p85
이런 매현에게 매화 같은 이가 등장한다. 자신과 너무나 다른 그녀.
- 책임감. 썩 자신 있는 영역은 아니었다. 자신도 이 여자의 기특한 부분을 닮아, 지금부터는 다르게 살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p98
사랑에 빠진 이의 얼굴은 숨길 수 없다. 가린다고 해서 가릴 표정이 아니다. 자신의 존재를 조건없이 수용해준 고마운 그녀에게 사랑에 빠진 매현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여기 실린 에피소드 중에 연인간 사랑이 예쁘고 사랑스러우면서도 아팠다.
연화가 화과자를 팔고 받은 물건을 가지고 홍석사에 가 판다.
그곳에서 스님은 뭔가를 알고 있는 듯 하지만 연화에게 섣불리 말을 꺼내지 않는다.
- 선하게 살아서 그렇습니다. 선한 자가 죽으면 하늘이 가엾게 여겨 미련을 덜어 간답니다. 다음 생으로 나아갈 발걸음이 홀가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p125
- 슬픔도 기쁨처럼 삶의 일부라면 피할 수 없겠지. 흐르려는 눈물까지 꼭꼭 씹어 삼켜내는 것이 어른의 삶, 앞으로 내가 견뎌야 할 시간이었다. p131
어른이라고 할 수 있는 나이가 된 후 눈믈을 삼키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알지만 그래도 흐르는 눈물은 어쩔 수 없다는 것도 안다. 이 책을 통해 각 에피소드를 읽으며 나이가 들어도 아직 나올 눈물이 존재하구나 싶어 안심이 되기도 하고. ㅎㅎ
어린이의 사연도 들어 있다. 이건 반칙 아닌가? ㅠㅠ
이 책을 끝까지 읽으면 또 다른 반전이 있다.
그 반전이 연화에게 어떤 의미가 될까? 슬프다.
- 나는 언제나 나이고 싶었다. 누군가의 의지를 대신 실현하거나 남을 돕기 위해 사는 것은 내가 진실로 원하는 삶이 아니었다. p270
이 소설의 메시지와 작가가 만들어낸 이 허구의 세계가 너무 좋다.
시리즈로 더 읽고 싶다.
#북스타그램 #소설 #장편소설 #힐링
삶이 달아나도 인연은 달아나지 않는다. - P9
책임감. 썩 자신 있는 영역은 아니었다. 자신도 이 여자의 기특한 부분을 닮아, 지금부터는 다르게 살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 P98
슬픔도 기쁨처럼 삶의 일부라면 피할 수 없겠지. 흐르려는 눈물까지 꼭꼭 씹어 삼켜내는 것이 어른의 삶, 앞으로 내가 견뎌야 할 시간이었다. - P131
나는 언제나 나이고 싶었다. 누군가의 의지를 대신 실현하거나 남을 돕기 위해 사는 것은 내가 진실로 원하는 삶이 아니었다. - P27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