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달이의 졸업 시험 초승달문고 51
안미란 지음, 송선옥 그림 / 문학동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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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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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란 이런 것이구나.
아이들이 읽을 재미있는 이야기로만 생각을 했다. 이 책에 실린 3편의 이야기를 읽으면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 역시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는 이야기들이다. 살짝 철학적이기까지 하다.

표제작인 #봉달이의졸업시험 은 학교에서 키우는 수탉 봉달이를 더 이상 키울 수 없게 되자 몽교장선생님이랑 귀신 아리가 해결책을 찾는 이야기다. 봉달이가 학교에서 살게 된 계기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학교 앞에서 파는 병아리를 집에서 못 키워 학교로 오게 되었다. 예전에는 학교 앞에서 노란 병아리를 종종 보았는데 요즘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쉽게 죽는 병아리를 장사 대상으로 삼는 것 자체가 동물 보호권에 위배되는 것이니까 어쩌면 잘된 일인데 아이들이 모여 키우는 모습도 보고 싶긴 하다. 🐣🐤

🐔 봉달이는 머뭇거리는가 싶더니 곧장 달리기 시작했어. 봉달이 앞을 가로막는 건 아무도 없었지. 두 다리를 힘껏 내딛었어. 활주로 위의 비행기처럼 아주 빨랐지. p41

몽교장는 봉달이가 밖으로 나가는 게 걱정되지만 봉달이는 황금빛 날개를 펼치고 높이 날아오른다. 나는 이 모습이 누구나 꿈을 꾸고 있는 사람들같아서, 꼭 이루고픈 꿈을 갖고 있는 나같아서 마음이 찡했다. 봉달이가 더 활짝 날았으면 좋겠다.

#토끼가투덜투덜 은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어느 날 갑자기 토끼가 찾아온다. 토끼가 다녀본 곳 중 가장 조용하다면서.
아이는 조용한 밤에 연필을 사각사각 움직여 시를 쓴다. 그 소리도 시끄럽다고 하는 토끼.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더니 딱 그 꼴이다. 아이는 시를 쓰지 못하는 것이 걱정된다. 희한하게 이 책에 나오는 동화들의 주인공이 꼭 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이 안 써져서 꽤 힘든 나, 수학 문제가 잘 안 풀려서 고민하는 행복이, 드디어 태권도 빨간 띠를 따나 했으나 다음 달로 미뤄야 했을 넝쿨이까지. 뭔가 잘 안풀리는 이 시점에 이 동화를 만나서 그럴까?
아이를 응원하게 된다.

🐇 그것은 목련 꽃눈 비늘이 터지는 소리였습니다. 물먹은 꽃망울 벙그는 소리! 그 소리가 그렇게도 크게 들렸던 것입니다. p75

아이와 토끼에게 신비로운 순간이 왔다. 언젠가는 우리에게도 이렇게 꽃망울처럼 터졌으면 좋겠다. 😊

마지막 작품은 #자꾸자꾸까먹어 라는 작품이다. '까먹어'라는 단어에서 힌트가 보인다. 까마귀에 관한 이야기.
갑자기 나타난 이상한 놈 까마귀. 자신이 굉장히 똑똑하다고, '올백'을 맞아봤다고 '올블랙'인 까마귀의 이름은 '올백'이 된다.
이 이야기를 읽었을 때는 동시를 읽는 느낌이었다. 단어를 가지고 말놀이하듯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어서인데 '까마귀'에 '까'를 빼면 '마귀'가 남는다. '까먹은'거랑 '까마귀 먹은'거랑 다르다. 소리를 내어 읽어보니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나는 잘 안 까먹거든. p118

이 문장은 마지막까지 읽으면 이해가 된다. 왜 올백이가 까먹지 않고 친구에게 갚으려고 하는지.
3편의 동화가 모두 특별했다. 실제로 이 책을 초등학교 1,2학년 아이들이 읽으면 어떤 생각을 할 지 정말 궁금하다. 다음 판 인쇄할 때는 작가의 말이 꼭 들어가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

즐겁고 상큼하게 읽은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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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달이는 머뭇거리는가 싶더니 곧장 달리기 시작했어. 봉달이 앞을 가로막는 건 아무도 없었지. 두 다리를 힘껏 내딛었어. 활주로 위의 비행기처럼 아주 빨랐지 - P41

그것은 목련 꽃눈 비늘이 터지는 소리였습니다. 물먹은 꽃망울 벙그는 소리! 그 소리가 그렇게도 크게 들렸던 것입니다.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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