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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비밀 미술관 - 모든 그림에는 시크릿 코드가 있다
데브라 N. 맨커프 지음, 안희정 옮김 / 윌북 / 2021년 6월
평점 :
#처음보는비밀미술관
#비밀미술단
행복이와 이 책을 함께 나누고 있다.
처음부터 찬찬히 훑어보던 아이가 다급하게 나를 불렀다.
'엄마, 내가 보면 안되는 그림이 있어요.'
처음엔 신화 그림이 있었나 생각했다.
해당 그림은 남녀가 알몸으로 마주보고 서 있고
옷을 입은 사람들이 그 사이를 지나가는 퍼포먼스를 사진으로 담은 작품이었다.
당황했을 아이가 귀엽기도 하고 예술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
상당히 보수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관객들의 표정도 담은 그 작품은 태연함 속에 숨겨진 당황한 내 마음과 비슷했다.
아이에게 예술의 한 분야이니 봐도 괜찮고 너무 놀라지 말라고 조곤조곤 말해줬다.
'필름을 죽였다'라는 표현을 쓴 사진이 있었다.
필름을 현상하지 못하도록 구멍을 뚫어버린.
펀치로 구멍을 뚫었다고 했다.
구멍과 함께 사진 속의 아이들은 숨겨졌다.
전각가라는 이름의 직업을 가진 건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돌에 전사를 해 칼로 새기기 시작하다가 망하게 되면
다시 사포질을 해서 돌을 매끈하게 만들어버렸다.
그건 인면이면 되지만 측면이면 돌에 입혀진 유광도 사라져
그 땐 돌을 버려야 한다.
사진작가가 작품이 마음에 안들면 필름을 뚫어버리는 행위가
내겐 돌을 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행위가 된다.
그렇게 생각하니 아까운 필름을 뚫어버리는 게 이해가 되었다.
아깝지만.
#메멘토모리 가 생각나는 해골.
이 그림이 눈에 띄었던 이유는 #아이리스 가 있어서엿다.
좋아하는 꽃 중 하나라 자세히 읽어보니 죽음의 전조로 등장한 꽃이란다.
어차피 시간이 흘러 죽음앞에선 누구나 똑같아 진다.
뭘 그렇게 아둥바둥 살아가려 할까.
이 책을 아이와 함께 보면서 숨겨진 의미를 찾을 때 남다른 희열을 느꼈다.
오, 아.. 잉? 의 감탄사를 연발하며.
엄마는 신기하고 독특한 그림에 꽂힌 반면,
행복이는 잔잔한 그림을 눈여겨 봤다.
곧 다가올 방학동안 아이들과 작품을 다양하게 보러 갈 생각이다.
미술엔 초 문외한인 엄마와
전혀 관심이 없는 동생 사이에서
유일하게 흠뻑 빠져들 행복이의 얼굴을 상상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