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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의료는 가능하다 - 한국 의료의 커먼즈 찾기
백영경 외 지음 / 창비 / 2020년 12월
평점 :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잘 모르는 분야라 쉽게 읽힐까 했는데 대화를 통한 대담을 기록했기에 이해가 잘 됐다.
저저와 5명의 각 분야의 전문가와 인터뷰를 한 형식인데 그 자리에 내가 함께 해 둘의 대화를 듣고 있는 건가 착각이 들 정도 였다.
최근 코로나 확진 수가 급증하고 그에 대한 #동선공개 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구'까지만 공개를 하고 있다.
시민들은 많은 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동'까지만이라도 공개를 해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나 역시 좀 더 공개를 해준다면 미리 검사를 받고 격리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으니까.
하지만 이 책에선 동선공개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개인정보공개에 대해 민감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우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생각해보니 초창기 코로나가 창궐했을 때 동선공개를 생각해보면 정말 자세했다.
일산에서 강남까지, 그리고 성형외과 등.
조심하면 될 일이었으나 사람들은 동선을 보고 상황을 유추하기 시작했다.
이건 명백히 개인 사생활에 대한 침범이 맞다.
많은 시간이 흐른 건 아니지만 바로 작년에, 전국민의 공분을 샀던 #의료파업 이 있었다.
그 파업으로 인해 응급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자도 생겼다.
나는 공공병원이 많아져야 할 것 같다. 의료진의 수를 늘리고 지방병원에 대한 지원도 늘려야만 지방으로 이동하지 않을까 생각도 들고.
이 책을 보니 단순히 돈 때문에 의사들이 지방에 가지 않는게 아니었다. 전공의들이 할 일을, 그리고 간호사의 도움 없이 혼자서 모든 일을 할 정도로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 돈을 받고 지방에서 일하면서 경력을 쌓는 것보단 돈은 그보다 적더라도 서울에서, 빅5 병원에서 경력을 쌓겠다는 것이다. 이해가 간다.
#의료사고 에 대한 내용도 나온다.
이대목동병원에서 일어난 신생아 사망사건. 그 당시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떠들다가 쏙 들어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 역시 이 병원에 한 번 갔다가 두 번 다시 가지 않고 있다.
당시 집에서 가장 가까운 대학병원이었기 때문에 50일 된 둘째를 데리고 검사를 하러 갔다가 아이를 잃을 뻔 했다.
링거를 잘못 꽂은 간호사의 실수, 다른 검사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액의 검사를 먼저 권한 후 항의를 하자 아이에게 무리가 되지 않는 검사로 바꾼 의료진. 이들의 합작품으로 작디작은 아이 몸에서 피가 흘러 병실 바닥이 흥건했다. 오열을 하며 울었던 난 그 장면을 정말 잊을 수 없다.
#치매 에 관련된 내용도 언급이 되는데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블로거가 있다.
바로 #스머프할배 님. 이 책을 읽고 이웃을 맺었다.
블로그의 글을 읽는데 먼저 간 이의 슬픔이 글 곳곳에 느껴져 마음이 아팠다.
#주치의제도 에 대해서도 나온다.
동네 병원에서 진료를 빠르게 받고 원격진료도 가능한, 어쩌면 지금 현실에 맞는 진료방법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대학병원, 즉 3차병원 이용이 어려울 수도 있게 되니 사람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 모든 게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인가를 따지는 각 병원의 현실이기도 하고.
한 권의 책을 통해 현재 의료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훑어본 것 같다.
재미있었다. 정말 생각보다 재미있게 읽었다.
무조건 험담만 했던 의료진들의 노고를 알게 되었고 웃음없이, 대꾸없이 일하던 간호사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 창비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