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녀의 소설 중에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외딴 방>이다.
나는 동네에서 같이 자란 가난한 집의 누이들이 먼 서울로 새벽기차를 타고 떠나
공장살이 간 이야기를 직접 몸으로 보고 들으며 자랐다.
그래서.<외딴 방>을 읽노라면 동네 내 친구 누나들 이야기를 읽는 것 같았다.
읽으며 몇 번 눈과 목이 아팠다.
아마 <외딴 방>을 서너 번 읽었을 것이다.
나는 특히 작중 화자와 그녀의 큰 오빠 사이에.흐르는 감정선을
좋아했다. 가난한 집의 맏이. 큰 오빠.
신경숙의 표절 이야기가 뜨겁다.
아침에 밥먹는데 아내가 물었다.
˝당신.신작가 좋아하잖아?˝
좋아한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아내가 더 듣고 싶었을 어떤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왜?
난 옳다 그르다 부연하지 않았을까.
좀 전에 저녁 먹으며 소주 한 병 마시고
사무실로 걸어오며 다시 나에게 물어봤다.
왜?
나는 짠했다.
필사로 작법을 배워야 했던 그녀가.
이게 내 대답이다.
표절이 맞다.
나도 A와 B를 다시 읽었다.
레토릭도 모티브도 표절이라 해도 변명이 필요없겠더라.
그러나 나까지 종주먹을 들이대며
조리돌림에 끼고 싶지는 않다.
문단 권력이니 출판 갑질이니 작가의 윤리성 뭐 이런 문제는
모르겠다.
나는 그녀가 솔직히 자인하고 독자들에게 사과하기를 바란다.
그건 작가 이전에 공동체 한 구성원으로서 져야 할 책임이다.
그리고 나서 그녀가 다시 글쓰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