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술이 늘었다.
술 자리도 늘었고 마시는 양도 예년에 비해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마신다.
그 이유와 핑계를 대자면 열손가락을 다 꼽고도 모자라
발가락 갯수만큼 더 빌려와야겠지만
아무래도 가장 큰 '연유'는 술맛이 달다는 것이다.
일이 고되어 그런가 세상이 서글퍼 그런가
고해(苦海)가 감주(甘酒)라더니 술이 달고 달아 "두번" 달다.
(전형적인 알콜릭의 레토릭이지만 사실이 그렇다)
그제 밤에도 새벽까지 여의도 구석 구석의 이 자리, 저 자리를 돌아다니며
술을 마시다 완전히 '떡'이 되어 사무실에서 쓰러져 잤다.
새벽 찬 기운에 후다닥 깨어 지난 밤, 술김에 전화로 뭔 민폐를 끼쳤을까 싶어
전화를 뒤적이다 앨범에서 이 사진을 발견했다.
아...내가 참이슬병에서 아이유 사진을 떼어다 소주잔 밑에다 붙이고 마셨구나.
효리양이 소주업계를 떠난 이후로 처음이네.
이태백이 "月下独酌"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술잔 들어 밝은 달 모셔오니,
그림자와 같이 셋이 되었네"
月既不解饮,影徒随我身
드디어 내가 주도(酒道)로 돈오돈수(頓悟頓修)의
경지에 이른게 아닌가 싶다.
The Lighthouse Family - I Wish I Knew How It Would Feel To Be Free / 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