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보고 마음 아팠던 만화

몇 해전에 2년 넘게 예쁜 말티즈 강아지 한마리를 키웠었다.
손 갈일이 더 는다고 처음엔 시큰둥하던 아내가 갈수록 강아지와 친해져
종당엔 어린 딸 하나를 키우듯 마음을 줬다.
나도 밤늦게 퇴근할 때면 그 새벽에도 자다 일어나 현관에 나를 마중나와 꼬리를 흔드는
그 놈을 보거나 소파에 누워있노라면 꼭 내 배위로 올라와 자는 놈을 보다가 점점 애틋해졌다.
뭐 이쯤되면 뭔 말이 나올지 짐작하겠지만 그 뒤로 2년 후에 이사를 하고 뭔 일이 생겨서
강아지를 다른 집에 입양보냈다.
한 오년이 지났지만 아내는 그 뒤로 강아지가 나오는 <동물농장>을 안본다.
길 가다가 주인이랑 산책나온 말티즈 종류의 강아지를 만나면 외면하면서 운다.
나도 뭐 그렇다. 여전히 쓰리고 짠하다.
부모자식을 제외하고 세상에 어느 인간이 타자인 다른 한 인간에게
개가 그 주인에게 보여주는 것 같은 헌신과 사랑을 주던가.
과문한 탓이지만 나는 들어 보지 못했다.

나는 이 놈을 순이라 불렀고 아내는 아들놈의 이름을 거꾸로 뒤집어 '루미라 불렀다.
물론 어떤 호명에도 똑같이 반응했다.
내 탓이다. 미안하다 순이 그리고 루미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