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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도시 이야기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34
다나카 요시키 지음, 손진성 옮김 / 비채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뭐 하나 휘적거린다고 머물던 아무개 작업실에 이런 저런 책들이 많아서 자기 전에 아무거나 집어
들다가 발견한 책. 저자 이름을 보고 반가웠다. 이런 다나카 요시키 센세 아니신가.
을지서적판으로 <은하영웅전설>을 읽던 무렵이 내가 한창 바쁘게 살던 이십대 중반 무렵이었는
데 그때 다나카 요시키의 '삐딱선 프레임' (내가 define 한 것이므로 인용 시 레퍼런스 밝히길 ㅋ)
은 큰 조직 속에서 말 많은 사람들에게 치여 살던 나에게 제법 유용한 처세술 매뉴얼이 되었다.
(<은영전>은 SF가 아닌 정치소설 카테고리에 들어가야 한다.)
거리두기, 냉소와 회의..기본적으로 '인간종'에 대한 불신에 기반한 요시키의 세계관을 어떻게 수용하는가와 상관없이 <은영전>과 마찬가지로 <일곱 도시 이야기>도 숱한 '인용하고 싶은 문구'들
의 보물섬이다. 뭐 쫌 오글거리는 중 2병 스타일의 경구도 있지만 정곡을 찌르는 근사한 아포리즘이 더 많다.
<일곱 도시 이야기>는 <은영전> 캐스트들이 같은 피디가 같은 소재로 연출한 단막극에 출연한 것
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그 자체로 다나카 요시키스럽다. <은영전>을 본 이들이라면..아니
안보았더라도 충분히 끝내주는 책.
<은영전>도 완전판 박스셋으로 나왔다는 소식은 예전에 들었는데 잊고 있었다.
심란한데 은영전으로 한 시절 잊을까. 라인하르트.양 웬리... 반가운 이름들. ㅎㅎ
'휴덕'은 있어도 '탈덕'은 없다더니 잊고 있었던 '덕후질'의 불꽃이.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