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밖으로 부슬부슬 떨어지는 저 눈이 올해 서울의 첫 눈인가.

 

지워질까 애태울 손톱 끝의 빛 바랜 봉숭아물도 없고

설레는 마음으로 눈 소식을 전할 이도 선뜻 생각나지 않는데

속절없이 눈이 내리네.

 

눈구경이야 강원도 깊은 산골에서 병정살며 원없이 했다.

그래도 세상 살면서 본 최고의 눈 내리는 풍경은

담배 연기 가득한 허름한 대포집 뒷방에서 낮술 마시다

연기 빠지라고 반쯤 열어둔 쪽창으로 보는 눈이다.

 

오늘 점심에는 낮술 한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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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1-12-09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3월에 딸기 리어카 좌판 위로 내리던 함박눈이요.
그걸 직장이 2층이었는데, 창문 빼꼼히 열고 내려다 보던 게 기억나요.
전 빙수 먹고 싶어요, ㅋ~.

알케 2011-12-09 14:05   좋아요 0 | URL
낮술 일병 미션 컴플리티드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