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에게
정영욱 지음 / 부크럼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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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존재만으로 구원이 되어 준 나의 삶, 사람, 사랑에게,
#책, < #구원에게 > - #정영욱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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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하면 그를 닮는다.
아니, 사랑을 하면 내가 닳는 것이다.˝

‘200주 연속 베스트셀러,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 정영욱 작가의 신작이다. 그저 가벼운 에세이가 아니다. 사랑을 말하고 있으나, 어쩐지 무겁다. 솔직하고도 진솔한 내면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풀었다.

˝사랑과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애정 어린 시선으로 이 세상을 직시하고
그 모든 결을 기록하겠다고.
그것은 내가 언젠가 받은 선물처럼
오래 간직해 온 열망이었다.
그리고 써야만 비로소 완성되는 것들,
그것이 바로 사랑이고 글이었다.
내 안에 들어온 사람들, 추억, 그리고 과오까지도
쓰임을 다하도록 써 나가야겠다.
이것이야말로 이 산문의 시작점이었다.
이왕이면 아끼지 않고 닳아 없어질 때까지.˝

이 책을 세상에 내놓는 순간 작가는 이미 전부 닳아 없어졌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사랑에 대해 자신이 느끼고, 생각하고, 경험했던 모든 걸 쏟아낸 책이다.

진솔하다 못해 너무나 사실적이다. 그만큼 처절하게 사랑을 해왔으리라. 지금도 삶을, 사람을 전심으로 사랑하는 중일 테다.

부디 사랑했던 사람보다
사랑하던 당신이 더 또렷해지기를,
그 모든 시간이 당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하기를,
에세이, <구원에게>이다.‘

💬
과거는 빚과 같아 청산하지 못하면 내 삶의 부채가 되고, 빚과 같아 잊지 않고 품는다면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된다.

생이란 그렇다. 과거의 경험이 지금의 나를 언젠가의 나에게로 견인한다. 부정적인 과거를 청산하느냐, 긍정적인 과거를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당장의 삶으로 나타난다. 한쪽 눈이라도 떠 삶의 환희를 맛보려는 이는 잠시 어둡더라도 아침을 꿈꾼다. 그러나 두 눈을 감은 이에게는 세상의 아침을 아무리 설명해도 끝내 어둠일 뿐이다. 과거에 빛을 조금이라도 본 이는 기어코 어둠 속에서 긍정의 실을 찾아내지만, 과거의 어둠에 삼켜진 이는 대낮에도 여전히 막막한 칠흑 속에 잠겨 있다.

우리의 삶을 지지하고 지배하는 속성은 무엇인가. 삶이 한쪽으로만 치우치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은 어떠한 관념인가. 나는 결국 긍정적인 삶으로 향하기 위해 긴긴밤 속 별을 찾아 헤매었고, 누군가는 부정적인 삶에 면역하기 위해 그늘 속에서 지내는 법을 익히고 있었다.

내가 살아온 방식과 반대되는 것들을 겪고 이해하면서 극단적이지 않은 중립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 인간은 그러한 인과를 지니고 있다고 믿는다.

어떤 마음은 애써 감내하거나 직면하기보다 그냥 쏟아 내고 흘려보내야 할 때가 있다는 것을.

˝시는 쓰기 싫어.˝
˝왜?˝
˝이해가 안 되잖아.˝
˝그게 매력이야. 자기 마음대로 이해할 수 있잖아. 사랑처럼.˝

좁은 방 안에서 누군가와 함께 있는 일이 늘 불편과 불안이었던 나에게,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고 싶다는 것은 그만큼 존재가 필요하고 간절하다는 뜻이었다.

말의 깊이가 다르다는 것은 곧 세상의 깊이가 다르다는 것이기에 한 존재는 다른 존재를 완벽히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사랑은 그 사람의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수용하는 것이다. 우리의 감정에 거짓이 없었다면 부유하든 가난하든 상대적인 영역을 넘어 절대적으로 서로를 품어 줄 수 있는 것이다.

˝닭은 모이를 씹지 않아. 대신 모래를 삼키면서 소화해.˝
˝모래를 같이 먹으면서 소화한다는 거야? 물이 아니라 모래를?˝
˝응. 모든 조류에게는 씹는 본성이 있대. 사실 모든 동물은 인간이 가진 본성을 타고났어. 숨 쉬는 본능, 씹는 본능, 아프면 몸져눕는 본능. 닭은 그 본능에 충실한 거야. 이빨이 없어 먹이를 씹을 수 없으니 모래를 삼키며 씹는 흉내를 내는 거래.˝

사랑과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애정 어린 시선으로 이 세상을 직시하고 그 모든 결을 기록하겠다고. 그것은 내가 언젠가 받은 선물처럼 오래 간직해 온 열망이었다. 그리고 써야만 비로소 완성되는 것들, 그것이 바로 사랑이고 글이었다. 내 안에 들어온 사람들, 추억, 그리고 과오까지도 쓰임을 다하도록 써 나가야겠다. 이것이야말로 이 산문의 시작점이었다. 이왕이면 아끼지 않고 닳아 없어질 때까지. 내가 가진 육신도 마음도, 하물며 언어까지도 전부. 이 세상에는 쓰고 닳아야만 그 의미가 완성되는 것들이 있으니까. 생을 다 하는 일. 모든 심지를 다 태우는 일. 어쩌면 그것만이 인간이 지닌 본래의 운명일 수도 있으니까.

높은 고도로 치달을수록 난기류가 거세진 만남 속에서 우리는 방향을 잃은 채 비행하고 있었다. 꼬리 끝에 남은 건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비행운이었지만 우리에게는 어지러운 불운이었다.

천 개의 보양식을 먹는 것보다 한 개의 해로운 것을 먹지 않는 것이 몸에 옳은 일이다. 몸만 그럴까. 마음도 같다. 내 마음이 고인 늪처럼 썩어 문드러지지 않으려면 어떤 걸 그만두어야 할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업에 관련된 것도, 도덕성에 관련된 것도 아닌 한 사람에 대한 감정이었다.

절대적인 속도와 질량이더라도 눈 감은 이에게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빛일 수 있고, 응시하는 이에게는 아름다운 별빛이 되기도 하듯이요. 구름에 가려진 달빛을 감흥 없이 지나치는 이가 있는 반면, 은은히 번지는 달빛이라고 나긋이 감탄하며 바라보는 이가 있습니다. 단지 우린 그 동공에 도착하기 위해 꾸준히 사랑으로의 여정을 지속하겠지요.

한 사람이 가진 역사와 그때그때의 시절, 감정, 행동들, 그러니까 한 사람의 세계는 결코 이해로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다.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세계를 사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진실한 사랑은 그 사람의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세계를 수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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