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erman of H County 나비와북 단편소설 시리즈 6
권영인 지음, 유경하 옮김 / 나비와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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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erman of H County,
- 권영인, <인어가 된 남자>를 읽고

아이가 심히 아팠다. 언제 생을 달리할지 모르는 아이를 데리고 아이 엄마는 희망을 찾아 곳곳을 누볐다. 마침내 아이의 병을 낫게 할 수 있다는 소문의 근원을 찾아 나선다. 그녀는 인어 비늘을 먹으면 어떤 병이라도 나을 수 있다는 실낱같은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다. 아이를 살리기 위해선 무슨 일이라도 해야 했다.

나도 아이가 있다 보니 아이 엄마의 심정을 알 듯했다. 아픈 아이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일도 감수할 각오가 나에게도 있다. 아픈 아이 대신 내가 아팠으면 하고 바란 적도 많다. 나의 전부인 아이를 위해서 기꺼이 이 한 몸 희생하리라.

태어나서 돌이 채 되기도 전, 딸아이는 수술대 위에 올라야만 했다. 지금도 정기적으로 병원을 오간다. 아이가 아팠던 적이 있었기에 소설 속 아이 엄마의 절박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인어의 비늘을 먹어야 나을 수 있다는 황당한 소리에도 진심으로 그 말을 받아들였다. 달리 방법이 없었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인어를 잡았다는 ‘김형철‘을 만나러 간다.

형철을 만났으나, 막상 그에게서 비늘을 구할 순 없었다. 인어를 잡았다니, 누가 과연 그의 말을 신뢰했을까. 그는 정신병원에도 다녀왔다. 아무도 그를 믿지 않았음에도 아이 엄마는 그에게서 인어 비늘을 얻기 위해 몇 번이고 찾아간다.

인어를 만나기 위해선 오른손을 바쳐야 한다는 그의 생뚱맞은 소리에도 굴하지 않고 아이 엄마는 도끼로 그를 협박해 바다로 향한다. 인어를 잡기 위해 멀미가 나오는 것을 꾹꾹 누르며 아이를 들쳐 업고 그렇게 항해에 오른다. 전설로만 여겨지는 인어를 잡기 위해서. 그 실체가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형철은 인어가 되고 싶어 했다. 그의 아내가 인어 고기를 맛보고는 인어가 되어 바다로 뛰어 들었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전했다. 바다에 나간 아이 엄마는 오른손을 내어주고 인어 비늘을 얻는 데 마침내 성공한다. 아이를 살리기 위한 절박한 심정. 그 마음은 불가능도 가능케 했다. 김형철은 본인의 바람대로 인어가 되었고, 그는 인어 비늘을 기꺼이 내어준다.

인어 비늘을 먹고 기운을 차린 아이. 아이는 그만, 비늘에 딸린 고기를 맛보고는 인어가 되고 만다. 하늘도 무심하지 겨우 죽음의 고비를 넘긴 아이를 인어로 만들어 바닷속으로 내몰았다.

다소 짧은 단편 소설이지만, 읽는 내내 마음이 착잡했다. 아이 엄마의 절박한 심정에 동화되었고, 아내를 잊지 못한 한 남자의 인생이 심금을 울렸다. 허무맹랑한 말에도 아이 목숨을 살릴 수 있다면 의심 없이 믿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아이 엄마. 그리고 인어가 된 아내를 만나기 위해 사람이기를 포기하고 인어가 되기로 작정한 남자. 사랑은 위대하다. 아내와 아이를 위해서 인어가 되어야만 한다면, 나도 기꺼이 인어가 되련다.

💬
˝너 예전에는 안 그랬잖아.
이런 비과학적인 것들을 믿지 않았어.
죽을 아이는 포기해야지.
지난 5년 동안 네가 안 해본 짓이 없어.
이젠 지겹지도 않아?˝
지겹다니, 그럴 리가.
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를 포기할 수는 없다.

사람이 인어가 되려면 인어에게 오른손을 줘야 해요.
오른손을 받은 인어는 인어 고기와 비늘을 줘요.
사람이 인어 고기를 먹으면 인어가 되고
비늘을 먹으면 병이 낫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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