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선 군함의 살인 - 제33회 아유카와 데쓰야상 수상작
오카모토 요시키 지음, 김은모 옮김 / 톰캣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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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에서 펼쳐지는 해양 미스터리 소설,
#책, < #범선군함의살인 > - #오카모토요시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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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계정은 리뷰를 위한 #도서제공 외
일체의 원고료도 받지 않고 있습니다.

💡
'제33회 아유카와 데쓰야상 수상작이다.

일본 미스터리 소설의 판도를 뒤흔든다.

18세기, 영국 범선 군함에서 일어나는 연쇄살인.

끝까지 긴장의 끝을 놓지 않게 한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사관일까, 부사관일까, 수병일까.

함정 생활을 해봤기에,
더욱 흥미진진하게 몰입하여 읽었다.

강제 징집된 수병, 네빌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펼쳐져
마치 진짜로 함선을 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군함이 자아내는 광기에 물들었는지도 모르지.
그 어떤 사람도 바다에서 지내다 보면 변하는 법이야."

'함선'과 '해양'이리는 공간에서만 가능한 미스터리 이야기,
<범선 군함의 살인>이다.'

💬
저놈들은 프레스 갱이야. 뱃사람들을 붙잡아서 억지로 군함에 끌고 가는 해군 부대라고. 뱃사람들은 악마의 사자처럼 두려워하지.

항해 중에는 바람을 받기 위해 돛을 펼쳐야 한다. 하지만 돛만 펼친다고 끝나는 게 아니야. 바람의 변덕을 이겨내야 한다. 바람이 늘 돛 뒤편에서 배를 떠밀어주지는 않는다. 옆에서 불기도 하거니와, 당연히 정면에서 불기도 하지. 그러나 어떤 방향에서 바람이 불든 활대를 돌려서 돛을 제대로 기울이기만 하면 범선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덧붙여 풍속도 고려해야 한다. 범선은 동에 바람을 품고 나아가는 법이지만, 태풍은 돛대를 부러뜨리는 바다의 악마다. 바람이 너무 강해지면 돛을 묶어 돛 면적을 줄임으로써 돛대를 보호해야 한다. 그리고 바람이 약해지면 돛을 펼쳐서 다시 바람을 가득 받아야 하고. 돛대에 올라가서 활대를 오가며 돛을 접었다 펼쳤다 하는 것도 수병의 역할이다.

죽으면 거기서 끝이야. 살아 있으면 언젠가 반드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

북해는 영국 군함의 생명줄이다. 그 생명줄을 위협당하는 이상, 우리는 강철 같은 몸과 마음으로 온 힘을 다해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침로를 유지하기 위해 오른쪽, 왼쪽으로 방향을 바꾸며 지그재그로 나아가는 거야. 바람이 바로 뒤에서 불 때는 이렇게 해야 속력이 나.

군함에는 육지와 다른 법과 규칙이 있어. 그걸 어기면 호된 벌을 받아.

선상 생활이 얼마나 가혹한지는 너도 잘 알잖아? 넌더리가 나서 그만둘 법도 해.

"그렇게 무서워 보이는 사람에게 대들다니 대단해."
"난 그저... 불합리한 폭력이 자행되는 광경을 보아 넘길 수 없었어. 그게 다야."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었다고 해서 폭력을 사용해도 되는 건 아니야.

자네만 가족과 생이별을 당하고 여기로 끌려온 게 아니야. 오히려 이 함선의 수병들 대부분 그렇겠지. 하지만 그들은 매일 동료와 함께 웃으며 지내고 있어.

자신의 힘이 미치지 않는 사태에 직면했을 때, 운명을 저주하며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내느냐, 힘겨운 와중에도 즐거움을 찾아내서 웃느냐. 자네라면 어느 쪽을 고를 텐가?

이봐, 수병은 쾌활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없나? 육지 사람에게 수병은 노래하며 일하고, 동료들과 술을 마시며 왁자지껄 떠든다는 인상이 있잖아. 하지만 그들은 즐거워서 노래하고 떠드는 게 아닐세. 고된 선상 생활을 잊어버리기 위해 노래와 술로 즐거움을 만들어내려는 거지. 등을 쭉 펴고 긍정적으로 생활하고 싶다면 자네도 그래야 해.

절망 속에서 작은 희망을 찾아내도록 해. 그러지 못한 사람은 다들 스스로 바다에 뛰어들어 물고기 밥이 됐으니까.

오늘 밤은 견디는 시간이야. 내일 아침에는 바람이 약해지기를 바라는 수밖에.

선상에서는 육지의 법률 대신 독자적인 규율에 따라 질서를 유지하네만, 재판이 공정해야 한다는 점은 육지와 다를 바 없어.

소문은 가장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오락 거리지. 하지만 소문이 퍼지면 진실이 왜곡될 위험성도 있어. 이야기를 더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있는 말 없는 말로 점점 살을 붙이다 보면 소문은 기괴한 키메라 같은 허구로 변해서 수병들에게 불안과 혼란을 안기겠지.

우리는 세상에서 격리된 존재가 아니라 함께 싸우는 동료가 있다고 바다에서만 통하는 독특한 유대감을 맛보았다.

군함이 자아내는 광기에 물들었는지도 모르지. 그 어떤 사람도 바다에서 지내다 보면 변하는 법이야.

함선을 잘 꾸려나갈 만한 능력이 없다는 불안감 때문에 채찍질로 부족한 능력을 보충하려 하는 것 아닐까. 함장이 약한 모습을 보이면 부하에게 신뢰받지 못하는 건 맞다. 그러나 공포로 만들어낸 결속은 절대 오래가지 않는 법이다.

이제 네빌은 혼자가 아니었다. 함께 생활하는 동료가 있고 프랑스 군함과 싸워서 얻어낸 승리도 그들과 함께 나누었다. 그런 동료들을 죽음의 위기에 몰아 넣으면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저자는 등장인물인 네빌을 통해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고 수병들의 범선 생활을 아주 세밀하게 그려낸다. 헐버트호를 그저 살인과 추리를 위한 공간으로 소비하지 않고 주인공급으로 대우한 셈이다. 덕분에 독자들은 마치 네빌과 함께 범선에서 생활하는 기분으로 책에 푹 빠져들 수 있다(저런 범선 생활을 하기는 싫지만).
그리고 그러한 해양 요소를 통해 이 작품을 근사한 본격 미스터리로 완성시킨다. 정말이지 이 시대적 배경과 이 공간에서만 가능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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