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과 걱정은 열차에 놓고 내리세요 - 지하철 5호선 DJ 양원석 기관사의 감성 방송 에세이
양원석 지음 / 북센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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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고민과걱정은열차에놓고내리세요 > - #양원석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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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할 때, 지하철 안내방송이 나에게도 참 많은 위로를 건넸다.

매일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노량진 학원을 다닐 무렵에는 더더욱 안내방송에서 위로의 멘트가 나올 때 더욱 달콤하게 들렸다.

어쩌면 정해진 일률적인 안내방송만 하고 그쳐도 될 법한데, 돈이 더 되는 것도 아닌 데도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싶어 볼펜까지 물고 멘트 연습을 하는 저자를 보니 '사회를 바꾸는 작은 힘이라는 것은 이런 것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나를 위해서뿐 아니라 사회를 위한 자그마한 노력이 더해진다면 우리 사회가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하루의 시작과 끝, 위로의 열차에 탑승할 준비가 되었다면 읽어봐야 할 책, <고민과 걱정은 열차에 놓고 내리세요>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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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한 삶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위로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 내 목표이며,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도 가지고 있다.

운전실에서 기관사는 열차의 모든 운행을 통제한다. 때로는 새벽, 때로는 낮에도 지하철이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것은 사람들이 눈여겨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이 공간에서 불철주야 노력하는 기관사들의 피와 땀의 산물이다.

열차를 놓칠까 봐 부리나케 뛰어오는 승객부터, 미처 승차하지 못한 승객까지. 서울 지하철에는 이렇게 삶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다양한 승객들이 존재하고 나는 그들의 삶 속에 작은 조력자로 함께함이 즐겁기만 하다.

서울교통공사의 공채 1기로서 그리고 기관사로서 나는 소박한 목표 하나가 생겼다. 그것은 바로 승객과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지하철이라는 좁은 공간 안에서 따듯한 안내방송을 통해 승객들에게 위로를 주는 기관사분들을 접했었다. 그 안내방송을 통해 커다란 힘을 얻었고, 그래서 나 또한 안내방송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다.

나는 감성 방송을 시작하기 전에 꼭 지키는 것이 하나 있다. 내가 기분이 나쁘거나 짜증이 날 때에는 마이크를 잡지 않는 것이다. 내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마이크를 잡고 아무리 좋은 글귀를 읽어도 내 감정까지 모두 내보낸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승객들이 기분 나쁘게 들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열차에 오를 때에는 항상 즐거운 마음을 가지기 위해 노력한다. 그것이 바로 나만의 감성 안내방송의 비결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내보내는 안내방송이야말로 승객들이 즐겁게 들을 수 있는 방송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치열하고 바쁜 일상 속에 행복한 안내방송 한 마디가 지친 하루 고생했을 당신을 보듬어주는 따뜻한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지금도 서울 지하철에는 수많은 승무원들이 희망과 감동을 주기 위해 그리고 승객들의 안전한 발이 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렇게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문득 35년간 군인 생활을 마치고 은퇴한 아버지가 떠올랐다. 강원도 화천이라는 조그마한 시골 동네에서 어머니와 남동생까지, 4인 가족을 책임지고 먹여 살리기 위해 얼마나 고생을 하셨을까. 아버지가 술 한잔하시고 늦게 돌아오셔서 바로 안방으로 들어가실 때 아무것도 몰랐던 나는 아빠가 놀아주지 않는다며 칭얼대기 일쑤였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20대가 되고 아버지와 똑같이 직장 생활을 하게 된 나는 당시 아버지의 삶의 무게를 떠올렸다. 어쩌면 아버지는 그 술 한 잔에 위로받고 조금이나마 어깨에 쌓여 있는 삶의 무게를 조금 내려둔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우리는 각자 분주하고 정신없는 삶을 살고 있다. 그 무게가 누군가에게는 가벼울 것이며, 누군가에게는 무거울 것이다. 나도 어렸을 땐 몰랐지만 어른이 되고 나니 그 무게가 더 무거워졌다는 것을 항상 생각한다. 그 무거운 무게를 짊어지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각박한 세상에서 살아남기란 여간 쉬운 일만은 아니다. 어쩌면 전쟁터와도 같은 세상일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상황 속에서도 오늘을 살아간다. 아침이 있으면 저녁이 있고, 오늘이 지나면 내일이 오는 것처럼. 우리의 삶은 쳇바퀴처럼 정해진 규칙에 따라 빙글빙글 돌고 있는 것이다.

집에서 일터로 또 일터에서 집으로 매번 왕복하는 일상이지만 그들의 일상 속에서 나의 짧은 안내방송 한마디가 한줄기 빛으로 전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항상 활기찬 모습을 유지할 수 있도록 힘을 내면 좋겠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금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내 눈앞에 지나가는 '지금'이 아닐까 싶다. 한번 지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지금 이 순간을 후회 없이 항상 유익하고 알차게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힘들고 때로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분명히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꿋꿋하게 그리고 떳떳하게 세상을 향해 일어섰으면 좋겠다. 황금, 순금, 백금보다는 더 비싸고 값진 금인 '지금' 이 순간을 위해서 말이다.

승객들의 발이 되어 명예롭게 근무복을 벗을 수 있는 그날까지. 캄캄한 터널을 지나 언젠가 도착할 나의 정차역, 가장 보람차고 아름다울 그날을 기약한다.

오늘이 있다면, 내일이 올 것이다. 나는 단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은 내 삶을 조금 더 유익하고 조금 더 아름답게 살아가고 싶은 생각으로, 또 그 삶을 함께 나누면서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일어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앞으로 우리들의 삶에는 지금보다 더 어렵고 힘든 일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당신은 그 어려움을 이겨내고 헤쳐 나갈 자격이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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