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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전 시집 : 진달래꽃, 초혼 - 한글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시인
김소월 지음 / 스타북스 / 2025년 5월
평점 :
촉촉하게 감정을 어루만지는 김소월 전 시집 100주년 기념 소장 책 『진달래꽃, 초혼』 북 리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책블로거 아글라 소중한 글입니다.」
님에게
한때는 많은 날을 당신 생각에
밤까지 새운 일도 없지 않지만
아직도 때마다는 당신 생각에
추거운 배갯가의 꿈은 있지만
낯모를 딴 세상의 네 길거리에
애달피 날 저무는 갓 스물이요
캄캄한 어두운 밤 들에 헤매도
당신은 잊어버린 설움이외다
당신을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비오는 모래밭에 오는 눈물의
추거운 배갯가의 꿈은 있지만
당신은 잊어버린 설움이외다
김소월 - 진달래꽃, 초혼 中 P32 님에게
살랑살랑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감성을 자극하고 온 감각을 일깨우며 우리 한글의 아름다움으로 시적 표현력을 한층 더 풍부하게 느낄 수 있는 김소월 전 시집 『진달래꽃, 초혼』
진달래꽃 시집 출간 100주년 기념으로 초판본에 실린 127편의 시 외 신문 잡지와 김소월의 다른 시집에 실려 있는 시들을 총망라한 353편으로 김소월 전 시집 『진달래꽃, 초혼』 에서 만나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초혼 招魂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어!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어!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어!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어!
사랑하던 그 사람이어!
...............
한 번쯤 들어본 유명한 시구절 속에서 김소월의 풍부한 시적 감정을 오롯이 느낄 수 있습니다.
이루어질 수 없었던 첫사랑에 대한 연민과 애틋하고 그리운 마음으로 구구절절 녹여낸 단어 하나하나의 표현은 아련하게 공감하는 것보다 더 큰 뭉클하고 깊은 애달픔을 느끼게 합니다.
절제하면서도 강렬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그리운 한 사람을 위해 써 내려간 '초혼 招魂'의 시를 읽으며 슬픔에 대한 오롯한 감정을 느끼고 아픔 속에서도 사랑하는 이를 잊지 않겠다는 강렬한 의지를 엿볼 수 있기도 합니다.
서정적 시인으로 사랑에 대한 표현과 아련하고 따스한 감정과 비통한 심정을 표현해 내는 시적 구절을 통해 사랑에 대한 아름다움을 한층 더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본 식민지 상태에서 겪은 온갖 설움과 조국을 잃은 피를 토하는 슬픔 그리고 일본인들에게 폭행을 당한 아버지의 정신질병 상태 …
모든 회의적인 상황과 현실 속에서 김소월의 시를 통해 과거의 참혹한 현실을 깊이 공감하고 통감할 수 있었습니다.
깊이 이해하고 아련하게나마 위로와 따스한 안부를 전해주고 싶은 순간이었습니다.
무제
만약에 당신이 여자라면은 내 아내로 삼았을 것을.
만약에 당신이 꽃이라면 내 가슴 위에 꽂았을 것을.
만약에 당신이 술이라면 내 목젖을 태웠을 것을.
만약에 당신이 연기라면 내 코 위에 향기였을걸.
만약에 당신이 바람이라면 내 머리칼을 나부꼈을걸.
만약에 당신이 귀뚜라미라면 슬프고 긴긴밤을 같이 울 것을.
....................
김소월 - 진달래꽃, 초혼 中 P.209 무제
바쁜 현대인들에게 한글의 아름다운 시적 표현과 김소월 시인의 풍부한 감수성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김소월 전 시집 100주년 기념 소장 책 『진달래꽃, 초혼』
김소월 시인의 미수록 된 산문, 시, 번역시까지 353편의 시를 통해 삶의 아름다움과 사랑에 대한 의미를 되 짚어 보고 나를 위로하는 따스하게 안아주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