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버지
김정현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김정현의 장편 소설 "아버지"는 평범하리만큼 평범하지만 이 시대 속에서 잃어버린 우리의 아버지상을 보여준다. 아침 일어나 직업전선에 뛰어들며 하루 종일 보내다가 지친 육신의 무거움을 안고 가정으로 돌아오지만, 무심한 아내와 자녀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그 무거움도 더 이상 가볍지가 않다. 그런 삶이 반복적으로 흘러감에 따라 예기치 못한 시한부 인생으로 단절된 가정이 다시 회복되는 기회가 된다...
그러나 전체적인 내용은 조금 진부한 면이 없지는 않다. 어떻게 보면, 당시 소외된 아버지상에 대해 잘 설명해 주고 있지만, 내용면에서는 참신함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이 소설을 읽어보면, 조창인의 "가시고기"가 생각이 난다. 이 소설의 모든 공통점은 아버지의 사랑이다. 또한 아버지의 죽음이다. 결국에는 아버지는 죽는다. 죽음으로써 부성애를 나타내어야만 하는가?
죽음이라는 것이 하나의 연결고리를 줄 수 있지만, 꼭 죽음을 선택하지 않더라도 더 좋은 부성애를 나타낼 수 있지는 않을까?
어떻게 보면, 이 소설을 읽다보면, 부성애를 가장 잘 나타내는 방법은 죽음을 통한 사랑으로만 비춰지기가 쉽다는 것이다.
이 세상의 아버지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 속에서 충실히 함으로써 자신의 사랑을 가족, 자녀들에게 나타내고 있다. 비록 그 사랑의 표현이 서툴고, 어색한 것처럼 보일지라도 말이다.
어떻든 이 책을 마지막 부분에서는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잔잔한 감동을 주는것 만은 사실이다. 죽음을 선택함으로써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지순한 사랑을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