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49
헤르만 헤세 지음, 차경아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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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는 1877년 7월 2일 독일 남부 슈바벤 지방의 소도시 칼브에서 태어나 1962년 8월 9일 85세를 일기로 스위스의 아름다운 고장인 몬타놀라에서 세상을 떠날 때까지 뜨거운 절망과 고뇌를 되씹고 시대의 혼돈 속을 방황하면서 수많은 작품을 썼다.

그의 작가적 출발은 독일 낭만주의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노발리스와 터크는 그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는데, 그들에게서 헤세는 이성보다는 감성을 우위에 놓고 "내면세계로 향하는 길"을 제시해 주는 자기 자신의 본질에 대한 원형을 발견하였으며 슈바벤의 수려한 자연은 그의 작품 세계에서 서정성이란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해 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이러한 낭만주의적 경향의 추구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동양 정신을 모색하게 되었다. 즉, 서구 문명이 그에게 줄 수 없는 것을 불교 정신에서 찾아보려 했어던 것이다. <<싯다르타>>로 대표되는 이러한 불교 정신의 탐구는 그의 명상의 세계를 확대시켜 주었고, 그래서 그는 인도까지 방랑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결국 그는 명상과 같은 정적인 것 속에서 영혼을 유지시키기만 해서는 세계와 자아 사이의 긴장을 해소할 수 없다는 것을 터득하게 되었으며, 그러한 경지에서 스스로 물러나야 할 뿐만 아니라 세계를 자기 속으로 받아들이지 않고는 결코 영혼은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헤세의 또 다른 작품인 <<데미안>>과 더불어 <<싯다르타>>는 헤세의 초기의 몽상적 경향을 탈각하고 자기 내면의 길을 걷는 작품으로서 그의 대표적인 저작으로 손꼽힌다.

헤세의 부친의 별세와 아내의 정신병 악화등으로 불운이 겹친데다 그 자신마저 신경장애를 겪게 되어 괴로워하다가 어는 정도 극복이 되자 곧 이 작품의 창작에 들어가 1922년에 완성을 시켰다.

<<싯다르타>>는 헤세의 대부분의 소설이 그러하듯이 주인공의 고난에 찬 자기 실현을 주제로 하고 있다. 이 작품의 서두는 남부럽지 않은 집안에서 태어난 싯다르타가 영혼의 안정을 얻으려고 친구인 고빈다와 함께 고행자 사마나가 되기 위해 집을 떠나는 것으로 시작된다.함께 고행을 하던 고빈다는 열반에 도달한 고마타의 설법을 듣고 불법에 귀의하지만 싯다르타는 가르침 그 자체로부터는 해탈을 얻을 수 없을 인식하고 친구와 헤어짐으로써 정신적 방황을 시작한다.

더 이상 피안의 세계만을 갈국하지 않고 가시적인 세계로도 눈을 돌려 보지만 사랑의 환희나 막대한 재산도 결코 궁극적인 목표가 될 수 없음을 깨닫는다.

절망한 싯다르타는 급기야 강물에 몸을 던질 결심까지 하게 되나 강물로부터 가르침을 얻게 되어 새 출발을 한다. 싯다르타는 강물과 뱃사공을 스승으로 삼아 마침내 긍국적인 진리를 터득함으로써 오랜 애욕의 속박에서 벗어나게 된다.

헤세의 아버지는 인도에서 포교에 종사한 적인 있는 선교사이며 어머니는 잘 알려진 인도학자 딸로서 인도에서 출생했다. 따라서 이들의 아들인 헤세는 일찍부터 동양의 종교와 사상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바로 이 <<싯다르타>>도 동양의 초월주의를 강조한 작품이다.

헤세가 이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불교에서 말하는 열반이다. 여기서 싯다르타는 사변적인 정신 일변도의 삶을 거부하고 현실을 떠나서 자기 실현을 이룩한다는 것은 허구임을 인식한 현대적 관점에서 보자면 리얼리스트였다. 따라서 끊임없는 고뇌를 겪어야 했지만, 결국 강물로부터 단일성의 사상과 영원한 현재라는 시간의 초월, 즉 무상성의 극복을 체험함으로써 시간이 실재하지 않는 영원한 현재상태를 인식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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