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이야기 비룡소 걸작선 29
미하엘 엔데 지음, 로즈비타 콰드플리크 그림, 허수경 옮김 / 비룡소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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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일 엔데의 글솜씨에 정말 감탄했다. 나로서는 새로이 접하는 책속의 책이야기인데다, 판타지 세계를 실존적으로 고찰하고 있는 그의 생각에 적극 동의한다. 현실이 분화되면서 점점 사람들에게서 멀어져가고 있는 환상에 대한 작가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이는 마치 잘 그려진 초상화를 보고 감탄하며, 그것이 현실이라고 고개를 끄덕거리며 사실의 환영에 사로잡힌 성인의 세계를 비난하는 듯이 느껴졌다. 문학을 통해서 우리는 경험으로 입증가능한 현실을 초월하여 자아에 대한 리얼리티를 확장할 수 있다. 특히 그런 면에서 판타지를 큰 몫을 한다고 생각한다.

모모에서도 언급한 무(無)에 대한 경고를 '끝없는 이야기'에서도 볼수가 있다. 메말라가는 정서와 사색을 잃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살기가 급박하고 힘들더라도 말이다. 이 책을 통하여 엔데의 문학과 독일 문학에 대해 사랑하게 되었다. 한편으로 우리나라 동화에 대한 아쉬움도 생긴다. 물론 훌륭한 작품도 많이 있지만 리얼리즘에 물들어가고 교훈적인 내용과 상업적인 도색에 매몰되어 가고 있는건 아닌가 한다. 능력이 된다면 내가 직접 창작을 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하지만 동화의 홍수 속에서 조만간 넓은 세계를 경험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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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이야기
류재수 / 통나무 / 198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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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처음 생겨나고, 조선 땅은 백두 거인의 보호 아래 번성한다. 하지만 백두 거인을 시기한 흑룡거인이 이웃 나라 군사를 이끌고 조선 땅으로 침략하고, 결국엔 백두 거인이 흑룡거인을 물리친다. 그리고 조선 땅을 지키는 백두산이 된 백두거인은 가뭄을 해소해주는 등 조선 땅을 지키는 수호신이 된다. 백두 거인은 하늘에 둘씩 있는 해와 달을 활로 쏘아 하나로 만들고 조선을 침략하는 흑룡 거인을 물리치고 백두산이 되었다. 가뭄이 들자 백두 거인이 깨어나 비를 내리고 백두산에는 천지가 생긴다.

백두산에 관한 신화를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한 책이다. 백두거인과 흑룡거인의 대결 구도가 재미있다. 백두 거인이 있어 우리나라를 지켜준다는 안도감, 그리고 백두산과 우리나라에 대한 애국심과 자부심이 생긴다. 그림이 격정적이고, 웅장한 교향곡을 듣는 기분을 자아낸다. 신화로서 아이들에게 다양한 표현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우리의 전통적인 정서를 이야기 속에 잘 녹아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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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너무해 - 이야기그림책 10 파랑새 그림책 58
미레이유 달랑세 글 그림, 임혜정 옮김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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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의 아빠는 사무실과 집에서 무척 바쁘다. 어느날 일찍 들어온 아빠는 오늘이 에밀의 생일이라는 말을 엿듣고 다시 사무실로 향한다. 선물을 가지고 버스정류장으로 갔을 때, 내리는 눈 때문인지 버스는 오지 않고 택시도 잡을 수 없게 되자, 걸어서 집으로 간다. 오늘도 아빠가 늦을 거라고 생각하는 에밀. 그러나 에밀이 문을 열었을 떄, 아빠는 선물을 내민다.

에밀의 아빠는 항상 바쁘다. 그러나 에밀의 생일날 에밀을 기쁘게 하기 위한 아빠의 노력은 에밀을 감동시키는데.. 평소에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갖지 못한 아빠들이 아이와 같이 읽으면 좋은 동화이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며 공감대를 얻을 것이고, 아빠들은 반성하게 되지 않을까. 에밀을 위해 눈보라를 뚫고 걸어서 선물을 들고 집으로 향하는 아빠의 모습이 감동적이며, 에밀과 뱃놀이하는 모습이 따스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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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마왕과 이반왕자 - 웅진그림동화 4 작은 책마을 11
이현정 옮김 / 웅진주니어 / 199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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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중에 혹은 일꾼들 중에는 나쁘고 욕심 많은 사람과 착한 사람이 같이 존재한다. 그리고 착한 사람은 착한 일을 했기 때문에 복을 받고, 나쁜 사람들은 착한 사람에 의해 용서를 받고, 모두모두 행복하게 사는 결말로 끝난다. 전형적인 권선징악의 구조를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나쁘거나 혹은 좋은'과 같이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보게 할 수도 있다.

이 책은 사양의 동화여서 그런지 콩쥐팥쥐보다는 신데렐라에 가까운 동화 4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왕자와 공주를 좋아할 시기의 아동이 읽기에 적당할 듯. 그러나 왕자는 모험을 하고, 용감한 인물로 등장하는데 반해, 공주는 왕자가 자신을 구해주러 오기만을 기다리고, 얼굴이 예뻐서 왕자와 결혼하게 되는 등 수동적이고 순종적인 모습으로 비춰지는 단점이 있다. 판타지적 요소와 왕자의 모험 등에서 아이들은 흥미를 느끼게 되고,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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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번이나 산 고양이
요코사노 / 종이나라 / 199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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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번이나 산 고양이는 100만 번 사는 동안 항상 누구의 고양이로서 살았었다. 하지만 어느 시기에 고양이는 누구의 고양이도 아닌, 자기 자신의 고양이가 되어 있다. 홀로서기를 할 수 있게 된 고양이는 흰 털 고양이를 만나게 되고, 흰 털 고양이를 사랑하게 되면서 행복한 삶을 산다. 그리고 흰 털 고양이가 죽었을 때, 그동안 흘리지 않은 눈물을 흘려내고, 더 이상 환생하지 않는다.

100만 번 환생할 동안 독립적인 주체일 수 없었고, 그 누구의 고양이라는 소유개념으로 살아왔던 고양이는 100만 번 환생한 후에야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까지도 사랑하게 된다.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스스로 행복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듯. 그리고 결국 내가 아닌 타인까지도 사랑하게되고, 가족을 사랑하는 고양이의 모습에서 인생의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행복하기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등을 생각하게 하는 동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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