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 세계명작산책 8 - 시간의 파괴력과 돌아보는 쓸쓸함 ㅣ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8
그레이엄 그린 외 지음, 이문열 엮음 / 살림 / 2003년 12월
절판


".... 아, 얼마나 아름다웠는지는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소. 말하자면 무궁화의 그 정열적인 아름다움과 풍부한 색채, 마치 그것 같았소. 커다란 두 눈은 마치 맑은 물이 괸 종려수 그늘의 샘과 같았고, 검은 머리는 등까지 굽이쳐 흘러 향기로운 꽃 너울로 장식한 것 같았죠. 게다가 그 아름다운 손이란, 귀엽고 투명한 모양만으로도 그녀의 손은 우리들의 마음을 못 견디게 뒤흔들어 놓을 정도였소. 그 무렵엔 방긋방긋 잘 웃기도 했죠. 그녀가 특유의 기쁨에 가득 찬 미소를 짓기만 해도 우리들의 무릎은 벌써 이상하게 떨리기 시작했소. 살결은 마치 여름날에 무르익은 보리밭을 보는 것 같았소. 아아, 말로는 그 모든 것을 다 표현할 수가 없소. 이 세상의 말로는 그 아름다움을 다 찬양할 수 없기 때문이오." [레드] (서머셋 모옴)-2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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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고 듣고 읽고 이해하고 알게 된 것이 사실인지 계속 의심하지 않으면, 속는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사실인지, 아니면 그렇게 믿고 싶기 때문에 사실이라고 인정하는 것인지 따져 보지 않으면 그것을 보게 하고 듣게 하고 읽게 하고 이해하게 하고 알게 한 이들에게, 속는다. 


베이컨이 지적했다시피 대게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있는 이론을 뒷받침해 줄 만한 예시들은 눈에 불을 켜고 찾는 반면, 자신의 믿음과 상반되는 것들은 간단히 무시해 버린다. 이를 확증 편향 (conformation bias)이라고 한다. [왜 똑똑한 사람들이 헛소리를 믿게 될까] (와이즈베리, 2012) (281쪽)


그러나 문제는, 우리들 대부분은 풀리지 않거나 설명되지 않은 신비들을 그대로 두고 살아가는 것보다는, 제아무리 설익었다 할지라도 확신을 가지는 것들 더 편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 (바다출판사, 2007) (113쪽)


정치의 계절이다. 햇볕이 따뜻해진 것을 반겨 맞이해야겠지만 이토록 치열한 정치의 시간을 소홀히 할 순 없으므로, 아직 물러가지 않은 겨울의 한기를 빌어 이성을 차게 해두어야 함도 잊지 말아야 한다. 여기, 서로 다른 출판사에서 비슷한 제목을 달고 출간된 두 책이 시끄러운 시사의 소용돌이에서 멀미를 일으키지 않고, 휩쓸려 수장되는 대신 가능한 수를 찾아 탈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왜 똑똑한 사람들이...]는 [돼지가 철학에 빠진 날] (김영사, 2001) 로 알려진 스티븐 로 (Stephen Law) 의 신작으로 현대에 만연한 헛소리를 다루며 그것을 분별할 줄 아는 우리로 하여금 철학과 논리를 연습해 대처하고 물리칠 수 있는 지혜를 갖출 것을 강조한다. 어떤 허튼 소리들은 합리성과 객관성을 갖춘 채 아직 준비(정보의 수집이나 심지어 관심)가 덜 되어있는 우리를 지적 블랙홀에 빠뜨리는데, 그들이 동원하는 수법을 여덟 가지로 정리하고 각각의 수법에 역시 합리와 논리로 대처하며 반박하는 법을 알려준다. 

 [왜 사람들은...]는  마이클 셔머 (Michael Shermer) 가 더 이상 봐줄 수 없을만큼 심각한 상황으로 치닷고 있는 허튼 소리의 전파를 저지하고자 과학적 회의주의(skepticism)를 동원하며 각성을 촉구한다. 진화론을 인정하지 않는 창조론, 창조과학의 위험성,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 홀로코스트가 역사적 허구라고 주장하는 홀로코스트 부정론이 끼치는 악영향을 분석하고 앞서의 책과 같이 합리와 논리를 연습해 적극적으로 이런 허튼 소리의 전파를 저지하는데 동참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다른 사람들이 다 그렇게 믿기 때문에 나도 그렇게 믿는 것이다, 나의 믿음을 부정하는 당신은 그러면 다른 사람의 믿음을 모두 부정하는 것이냐, 그들이 충분하고 필요한, 그만한 근거로부터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종합한 결과이건만 네가 아는 것이 얼마나 많기에 감히 우리의 믿음을 부정하고 반대하는 것이냐.' 이에 대해 '너, 개인은 왜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잃었느냐'는 반문은 앞선 항의를 던진 자가 믿음의 배경을 잃고, 발가벗겨진 꼴이 되는 식이다. 

Cogita tute! - 스스로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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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공부 - 내 삶의 기초를 다지는 인문학 공부법
윌리엄 암스트롱 지음, 윤지산.윤태준 옮김 / 유유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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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문이나 기술 등을 배우고 익힘, 배우고 익히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공부는 교실공부를 아주 작은 부분으로 포함하는 광범위한 개념이다 (심지어 무술인 쿵푸도 같은 한자어 "功夫"다). 중고등학생을 주요 독자로 인식하고 있는 듯 보이는 문체와 맥락을 무시하면, 이 책은 이 광범위한 개념의 공부, 평생공부를 다루는 책으로 여겨질 수 있다. 제목을 들여다 봐도, 부제목의 시작이 '내 삶의 기초를 다지는 ....' 이며, 원제에는 '....Through a Lifetime.'이란 말이 들어있기까지 하니 이제 와서야 독자가 중고등학생이 아니라 그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임이 분명해 진다. 배우고 익히는 일을 고등학교나 대학교 졸업과 함께 내팽겨치지 않고 삶에서 계속 할 뜻이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호기심과 학구열의 중요함을 다시금 깨닫게 하며 그것을 해소할 올바른 길과 방법을 제시한다.


아무리 학생과 선생이 안 그런 척해도 실제로 공부는 어렵다. (15쪽, 추천사 中)


덧. 역시 '공부 잘하는 법' 이란 선전은 던지면 물리는 떡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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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읽는 한국사
김광일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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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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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에로틱한 우정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혜원 옮김 / 뮤진트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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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이 아깝다. 

귀스타브 플로베르, 마르셀 프루스트, 아르놀트 츠바이크, 준이치로 타니자키, 마르그리트 뒤라스, 알베르 코엔, 밀란 쿤데라를 보라. 그들이 사랑의 어둡고 비극적인 면을 탐색하는가? 이 천재적인 임상 치료사들은 사랑의 현실을 다루는 다양하고 싱겁기 짝이 없는 이론들보다 많은 것을 깨우쳐 주며, 사랑을 헐뜯음으로써 간접적으로 사랑을 찬양하고, 파괴적인 것만큼이나 매혹적인 사랑의 힘을 식별해 낸다. 문학이 위대한 이유는, 인간의 불행을 정면에서 바라보고 거기에서 환희의 순간과 통찰의 기회를 이끌어 내기 때문이다. (101쪽)

어쨋든, 연애든 결혼이든 뭐든 글로 배우려고 하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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