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없는 건축 - 토속건축의 짧은 소개
Bernard Rudofsky 지음, 김미선 옮김 / 스페이스타임(시공문화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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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없는 건축19643달간 뉴욕 소재 Moma(Museum of Modern Art)에서 열린 전시회 작품집이다. 건축가 없는건축은 기원전 3,000년 전부터 기원후 1,800년 이전, 5,000년의 건축 역사를 다룬다. 지금으로부터 200년 남짓 건축을 우리가 아는 건축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책은 그보다 훨씬 긴 역사를 가진 또 다른 건축 이야기이다. 이 책에 나오는 건축물은 작가 미상이며 공동체의 공동작업에 의한 것으로서 건축가라는 개인이 중요하지 않다. 현대 건축이 편리, 안전, 저비용 고효율을 위해 방해물(자연환경)을 불도저로 밀어서 평탄화시키고 그 위에 비슷한 유형의 건물을 올리는 것과 다르다. 자연이 만든 지형지물을 그대로 둔 채로 인간이 필요한 것을 이용한다. ‘건축가 없는 건축은 자연을 정복하기보다 자연환경과 더불어있는 건축이다.

화폐는 조개에서 지금의 전자 화폐로 진보했다기보다 조개로 관계, 화폐로 등가교환을 하는 다른길을 걸어왔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건축은 지형지물을 더불어 사는 존재로 보는 작가 미상의 건축에서, 뭐든 지을 수 있고 방해가 되면 밀어버릴 수 있는 건축가의 건축으로 진보한 것이 아니다. 건축가 있는 건축이 진보라면 그 전에 있던 건축물은 자연으로 만들어진 동굴로 들어가거나, 보이는대로 나뭇가지 몇 개를 땅에 ㅅ자로 교차시키고 그 위를 대충 짐승의 가죽이나 덮어 씌우거나, 바닥이나 파서 겨우 몸을 보호하던 낙후한 건축이 된다. 건축가가 있고 없고는 자연환경과 더불어있느냐 정복하느냐라는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다. 산간 오지 높고 높은 곳에 어떻게, 누가, 왜 자재를 나르고 건물을 지었는지 경이롭다. 둘러보면 세상 어디에도 직선은 원래 없다. 곡선만 있을 뿐이다. 이 책은 곡선의 자연환경을 직선화하기 이전, 자연과 더불어 있던 곡선의, 아주 오래된 다른 건축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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