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열대, 공생을 향한 야생의 모험 북드라망 클래식 (북클)
오선민 지음 / 북드라망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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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를 해석한 책이다. 슬픈 열대라는 여행기는 나는 여행이란 것을 싫어하며, 또 탐험가들도 싫어한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여행을 통해 자신에게 익숙한 세계관을 외부에서 확인하려거나 단순한 이국 유람을 거부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레비스트로스는 여행을 왜 떠나고 거기서 무엇을 얻었을까? 오선민 작가는 ’, ‘어떤이라고 목적에 연연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을 가두는 그물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오 작가는 레비스트로스의 열대 여행이 타인의 시선으로 내 삶을 돌아봄으로써 다른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이었다고 해석한다. 여행이란 지금 있는 곳을 벗어나서 어디론가 새롭고 특별한 무엇인가를 찾아 떠나는 것이 아니고 새롭게 해석하기라는 뜻이다. 오 작가가 지적한대로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주관적 경험 양식인 움벨트(Umwelt)를 가지고 있는데 과연 우리가 정말 다른 것을 볼 수 있을까?’ 오 작가는 레비스트로스가 남아메리카 네 부족 중 마지막 투피 카와이브족을 설명할 때는 그들 부족 설명보다 일상과 심상을 클로즈업한 것에 주목한다. 어쩌면 어떤 문명도 그 최고 목적은 자연으로 돌아갈 길을 모색하는 데에 있지 않을까라고 해석한다.

 

나도 슬픈 열대를 읽은 적이 있다. 슬픈 열대700페이지라는 두꺼운 분량도 힘들었지만 시간 순서가 뒤죽박죽이라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다는 건지 알 수 없었고, 공간적으로도 열대 이야기는 절반 정도이고 나머지는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인도, 파키스탄까지 마법 융단을 타듯 날아다녀서 이해가 어려웠다. 레비스트로스의 본인 이야기, 생각과 원시 부족 이야기가 뒤섞여 있었다. 일몰 묘사나 적도 농무지대 설명은 이 책의 장르가 여행기인지 문학인지 알 수 없을만큼 장르도 혼재되었다. 하지만 시공간, 장르가 뒤섞인 책을 읽으면서 묘하게 계속 읽고 끝까지 읽게 되는 매력이 무엇인지 설명할 길이 없었다. 젠체 가르치려 하지 않은 백인 인류학자의 열정이 멋있어 보이기도 하고 원시인들을 재단하거나 불쌍해하거나 그렇다고 칭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관점이 좋았다. 하지만 관찰력과 어휘력(특히 명사)이 부족해서 재미있다는 말 이외에 슬픈 열대를 설명할 말이 많지 않았다. 슬픈 열대, 공생을 향한 야생의 모험을 읽고 <타인의 시선으로 내 삶을 돌아본다>는 주제문을 중심으로 슬픈 열대라는 고전을 해석한 책을 토대로 해서 슬픈 열대를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 덕에 해석과 관점의 다채로움을 생각해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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