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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배우는 명암 ·구도 ·배색 - 그리고 싶은 그림을 배우는 일러스트 기초
시마자키 조제 지음, 고영자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5년 9월
평점 :
▶▶이 리뷰는 방사 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처음 배우는 명암·구도·배색>은
그림을 배우는 책이지만, 그림을 잘 모르는 사람이나 일반 직장인에게도 유익한 책입니다.
이 책은 '그림 기술'은 물론이고, '보고, 정리하고, 표현하는 사고력'을 길러줍니다.
낙서 정도만 해왔던 저에게 '그림의 논리'를 깨닫게 해준 책이기도 합니다.
특히 명암, 구도, 배색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를 통해,
좋은 그림은 '관찰과 사고의 결과물'임을 일깨워줍니다.
따라서 예술가가 아니어도
기획, 마케팅, 디자인, 보고서 작성, 프레젠테이션 등
시각적 표현이 필요한 모든 직장인에게 도움이 됩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PART 1 '완성형을 이미지할 수 있는 명암의 사고방식'입니다.
특히 "좋은 그림은 흑백으로 봐도 좋다"는 문장이 강하게 남았습니다.
색이 없어도 형태와 분위기가 명확히 전달되는 그림이 진짜 실력이라는 뜻입니다.
그림을 배우는 사람들이 처음 배우는 것이
바로 빛의 방향과 강도, 그에 따른 명암 표현일 정도로 명암은 기본이자 핵심입니다.
좋은 작품일수록 같은 흑색을 사용해도 영역이 뚜렷이 구분되어,
채색이 없어도 색감이 떠오를 정도입니다.
좋은 작품은 명암만으로도 인물의 감정과 장면의 분위기가 충분히 느껴집니다.
명암이 확실하면 무엇이 중요한지, 어디에 시선을 두어야 하는지를 관객에게 즉시 보여줍니다.
즉, 색이 빠져도 형태와 전달력이 유지된다면 그 그림은 이미 정보 전달에 성공한 것입니다.
명암이 제대로 잡히면 색은 그 위에 얹는 '장식'이 됩니다.

둘째, PART 3 '미아가 되지 않는 배색의 사고방식'입니다.
명암이 중요하지만, 색의 조화와 분위기를 결정하는 배색 역시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색감에 익숙하지 않아 이 부분이 특히 흥미로웠습니다.
엘리건트 색감이나 배색 의도를 설정하는 개념도 처음 접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3-3 색의 조합과 테마 컬러'는 핵심적인 내용입니다.
색을 고르는 일은 단순히 예쁜 색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색들 사이의 관계와 그로 인해 형성되는 분위기를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예를 들어, 바다를 주제로 한 일러스트에서는
파란색을 기본으로 연한 베이지와 흰색을 더하면
시원하고 깨끗한 여름의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반면, 파란색 옆에 짙은 회색이나 보라색을 배치하면
차가운 겨울 같은 인상을 줍니다.
이처럼 테마 컬러를 정하고 조합을 설계하는 과정이
그림 전체의 감정과 인상을 결정짓습니다.

마지막으로, PART 4 '단순한 사고방식으로 그려보자'에서는
아이디어를 조합하고 구체화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여러 러프 스케치를 하나의 아이디어로 치환하고,
각 요소를 선별해 하나의 이미지로 좁혀가며 일러스트를 완성하는 방식입니다.
이 과정은 한 번에 모든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훨씬 짜임새 있게 작업을 진행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 방법의 장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험할 수 있습니다.
러프는 빠르게 그릴 수 있으므로 여러 조합을 자유롭게 시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평지A + 언덕B + 인물C'처럼 조합을 바꿔보며 다양한 분위기나 구도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둘째, 실패를 줄이고 시간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완성 단계에서 구도나 명암을 잘못 잡으면 수정에 많은 시간이 들지만,
러프 단계에서 핵심 요소를 미리 조합하면 이런 되돌림 비용이 크게 줄어듭니다.
그 결과, 작업 속도가 빨라지고 디테일 작업의 낭비가 줄어듭니다.
셋째, 재사용과 변형이 쉽습니다.
한 번 만든 '언덕 러프'나 '인물 포즈 러프'는 다른 프로젝트에서도 빠르게 재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고방식은 IT의 인터페이스 설계나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개념과도 닮아 있습니다.
그림에서 '평지', '언덕', '사람', '꽃밭'을 따로 그리고 이를 조합해 완성된 장면을 만드는 것처럼,
IT에서는 각 클래스나 모듈을 독립적으로 설계한 뒤 이를 조합해 프로그램 전체를 구성합니다.
이 방식은 유지보수가 쉽고, 필요한 부분만 교체하거나 추가하기에도 유리합니다.
또한, 아이디어를 하나로 좁히는 과정은 API 통합 설계와 비슷합니다.
여러 기능을 하나의 서비스 흐름으로 통합하듯,
스케치를 정리하며 핵심만 남기고 불필요한 부분을 덜어내는 사고가 필요합니다.
이처럼 그림을 배우는 과정은 전체적인 일관성과 조화로운 구성을 잡는 능력을 길러주며,
시스템 설계나 UI 구조화에도 직관적인 통찰을 제공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쉽고 친절한 문체와 풍부한 시각 자료에 있습니다.
전문용어를 몰라도 이해하기 쉬우며,
각 일러스트에는 핵심 포인트가 표시되어 있어 이론과 실습이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무엇보다도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적인 사고법으로 풀어내는 설명이 인상적입니다.
<처음 배우는 명암·구도·배색>은
단순히 그림을 배우는 책이 아니라, 세상을 관찰하는 사고법을 가르치는 책입니다.
여러 아이디어에서 요소를 추출해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하는 과정은
IT, 디자인, 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도 응용 가능한 사고법입니다.
또한, 그림을 전문적으로 그리지 않더라도 이 세 가지 사고법을 익히면,
일상 속 표현력과 미적 감수성이 한층 넓어집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이 사고법들을 이해하면
그림뿐 아니라 사진, 인테리어, 패션 등 시각적 영역 전반에서 감각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그림 초보자는 물론, 창의적 시각을 기르고 싶은 직장인에게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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