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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C 월드
플레이어 지음 / PAGE NOT FOUND / 2025년 11월
평점 :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NPC 월드>는
현대인이 어떻게 스스로 사고하는 힘을 잃고 자동화된 존재로 살아가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다루는 책입니다.
직장 생활이 길어질수록 하루는 반복되는 루틴으로 채워지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점점 흐려지고 있다는 감각을 느끼기 쉽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상태를 개인의 의지나 태도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을 수동적으로 만들도록 설계된 시스템의 결과로 분석하며,
다시 주체적인 '플레이어'로 서는 길을 제시합니다.
이 책은 게으른 사람보다 오히려 성실하게 살아온 이들에게 더 깊이 다가옵니다.
맡은 일은 해내고 조직의 규칙을 지키며 큰 문제 없이 일상을 유지해 왔지만,
어느 순간 "분명 바쁘게 살고 있는데 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까"라는 질문이 떠오른 사람이라면
공감할 지점이 많습니다.
저자는 우리가 느끼는 무기력의 원인을 '사고의 자동화'에서 찾으며,
독자가 자기 비난을 멈추고 삶의 구조를 다시 바라볼 수 있도록 돕습니다.

1부에서는
주목 경제, 무한 스크롤, 자동 재생, 추천 알고리즘 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기술이 어떻게 사고의 깊이를 얕게 만들고
선택의 범위를 제한하는지를 설명합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우리의 행동과 판단을 자동화하는 구조로 작동하고 있음을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유튜브의 추천 영상, 끊기 어려운 SNS 피드, 자동 재생 기능 등은
사용자가 멈추지 않도록 설계된 장치입니다.
가볍게 즐기다 보면 어느새 밤늦은 시간까지 화면 앞에 머물게 되는 경험은,
이러한 구조가 실제로 우리의 행동을 어떻게 지배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또한 1부는 행동의 자동화가
사회적, 정치적 취약성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알고리즘의 추천은 선택지를 어떻게 좁히는가" 부분이 중요합니다.
추천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과거 행동을 바탕으로
'좋아할 가능성이 높은 것만' 반복적으로 제시합니다.
그 결과 사용자 경험은 점점 편향된 경험으로 수렴하게 됩니다.
추천 영상, 음악, 쇼핑 목록은 기존 취향과 유사한 것만 계속 노출시키며,
새로운 시도나 이질적인 관점과 만날 기회를 줄입니다.
겉으로는 선택지가 많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시스템이 정해놓은 범위 안에서만 선택하게 되는 구조가 형성됩니다.
즉, 선택의 주체가 자신인 것처럼 보이지만, 노출의 범위는 이미 제한되어 있는 셈입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신념은 강화되고, 반대되는 정보나 증거를 접할 기회는 급격히 줄어듭니다.
이는 사람들이 NPC처럼 반응하게 되는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기도 합니다.
특히, 정치적 성향이 조금만 달라도 상대를 극단적으로 규정하고,
"빨갱이"나 "극우"와 같은 이분법적 낙인으로 치닫는 현상 역시 이러한 구조 속에서 강화됩니다.
실제로는 넓은 스펙트럼이 존재함에도, 알고리즘은 이를 양극단으로 압축합니다.
더 나아가 추천에 익숙해질수록,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조차 알고리즘이 대신 결정하게 되고,
취향과 정체성마저 외부 시스템에 위임하게 됩니다.
그 결과 특정 정치 유튜버나 극단적으로 편향된 콘텐츠만 반복적으로 소비하는 상태에 이르기도 합니다.
2부에서는
스레브레니차, 뮌헨, 홍콩 등의 사례를 통해
사람들이 비판 없이 따라가고 침묵했을 때,
방관과 순응이 어떻게 파국으로 이어지는지를 설명합니다.
특히 홍콩의 사례는 가장 우리와 가까운 사건으로,
사람들이 두려움 때문에 말을 멈추는 순간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얼마나 빠르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는 지금의 한국 사회와 개인에게도 결코 가볍지 않은 질문을 던집니다.
"나 하나의 침묵쯤이야 의미 없겠지"라고 여겼던 순간들이
사실은 그 구조를 더욱 공고히 하는 선택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회사에 비유하면,
상사의 문제를 알고도 아무도 말하지 않거나,
어차피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회의에서 투명인간처럼 참여하는 모습과도 닮아 있습니다.
이상하다고 느끼면서도 행동하지 않는 사이, 상황은 그대로 굳어집니다.
결국, 침묵은 선택이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개인의 성장은 멈추고,
조직 속에서 그저 하나의 부품처럼 소모되고 마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3부에서는
감정과 자극에 휘둘리는 상태에서 벗어나
판단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합니다.
감정의 자동화를 끊고 기억을 회복하는 방법 등
바쁜 직장인도 적용해볼 수 있는 방법들을 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도파민 다이어트'는 핵심 주제입니다.
숏폼, 게임, SNS, 각종 알림은 도파민을 빠르게 자극해 중독을 유도하며,
이러한 자극이 반복될수록 집중력은 약해지고 깊이 생각하는 힘은 사라집니다.
이 장은 우리가 왜 긴 호흡의 학습과 사고를 지속하기 어려운지를 설명하며,
NPC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극을 줄이고 집중을 회복하는 과정이 필수적임을 분명히 합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은 '감정의 자동화 끊기'입니다.
화가 나면 즉각 반응하고, 자극적인 정보에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감정 즉시반응은
사고를 대체하며, 이 구조가 고착되면 인간은 생각하는 주체가 아니라 NPC에 가까워집니다.
감정적 반응은 논리와 사실 검토를 건너뛰어
잘못된 판단과 정보 확산을 낳고,
빠르게 전염되어 사회적 갈등과 집단적 분노를 증폭시킵니다.
1부에서 다룬 무한스크롤과 추천 알고리즘은
이러한 감정 자동화를 더욱 강화하는 장치로 작동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3부의 핵심은 감정, 자극, 정보를 '당하는 상태'에서 벗어나,
스스로 선택하고 판단하는 상태로 되돌리는 데 있습니다.

<NPC 월드>는
직장인들에게도 유용합니다.
직장인이 반복되는 업무와 루틴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빠지기 쉬운 '자동모드'에서 벗어나도록 돕습니다.
우리가 일을 처리하면서 "왜 이 일을 하는지", "더 나은 방법은 없는지"를
생각하지 않게 되는 순간을 짚어내고, 업무를 보다 능동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회복하게 합니다.
특히, 직장인의 감정 노동에 큰 도움을 줍니다.
즉각 반응하지 않고 잠시 멈추는 훈련을 통해 충동적인 말과 판단을 줄이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생각을 멈추지 말고, 자동 반응에서 벗어나라"입니다.
이는 업무뿐 아니라 인간관계, 돈, 건강 등 삶 전반에 적용되며,
스스로 선택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이끕니다.
직장인을 포한해 사고가 자동화되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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