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너머 반짝이는 일곱 개의 별
가노 도모코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6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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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노 도모코의 오랜만의 번역작 《하늘 너머 반짝이는 일곱 개의 별》 https://을 읽었습니다. 운좋게 서평이벤트에 당첨돼서 책을 제공받았으나, 내 독서인생 평생을 걸고 일부러 편들어주지 않아도 엄청나게 좋은 감상을 주는 책이라고 단언하겠습니다.
가노 도모코의 첫 단행본이 <일곱 가지 이야기>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틈을 두고 다시 '일곱'으로 돌아온 게 일단 반가웠습니다. 아 근데 23년 24년에도 번역작이 있긴 하네요. 벌써 절판됐지만...ㅠㅜ 
여하튼 이 작품은 어느 인물의 성장기를 서브플롯으로 갖는 연작소설 형식입니다.그 인물과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각 챕터의 내용인데, 마지막까지 다 읽으면 '아, 이렇게 이어지는 거구나' 하고 깨닫게 되는 구성입니다.
저자는 일본에서 '일상계 미스터리'의 대표로 손꼽힙니다. '일상계'라 해도 여러 스타일이 있고 가노 도모코는 자기 스타일이 매우 확고한 대가입니다.
이 책을 실제로 읽어보면 '미스터리'적인 플롯은 의외로 최소한입니다. 예전에 번역된 <일곱 가지 이야기> <나선계단의 앨리스>가 좀더 독자가 알기 쉬운 일상 미스터리에 가까워요. <일곱 별>은 인물드라마적인 면이 훨씬 강한데, 이야기를 극적으로 만드는 데 미스터리 장치가 쓰입니다.
그냥 살짝 양념만 얹은 정도가 아니라, 매우 잘 썼습니다. 종종 책광고에서 보이는 '미스터리 수법을 빌린'이라고 한다면 적어도 이 정도 퀄은 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싶네요. 각 이야기는 모두 청소년 시점인물이 쓰이는데, 읽으면서 이 작품은 청소년소설로도 적합하다고 느꼈습니다. 확인해보니 진짜로 서점 카테고리의 청소년소설 항목에 들어가있네요. 물론 어른이 읽으면 시시한 작품은 아니고요.
실제 별과 별과 같은 인물에 대한 동경과 추구 같은 긍정적 감정과 동시에 부정적 감정도 다뤄집니다. 그런데 각 연작에서 다루는 사건은 의외로 꽤 하드합니다. 시점인물들은 본인이나 친밀한 사람이 큰 재난을 만나거나, 안전을 위협받거나, 갑작스러운 사고로 신체기능을 상실하거나, 헤어지거나 합니다. 그들은 앞으로의 인생을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곤경에 처한 사람을 어떻게 구해야 할지 갈등하고 답을 찾습니다. 그런 시점인물 주변에는 연작을 관통하는 '어느 인물'이 있고 미스터리로 말하자면 '명탐정' 같은 역할을 대부분 합니다. 명탐정과 다른 점은 사건을 마주하고 해답을 찾는 건 그가 아니라 각 챕터의 시점인물들이라는 점입니다. 그들은 문제를 극복하고, 바뀐 처지를 받아들이거나 맞서 싸웁니다. 이런 설계 자체가 성장소설, 청소년소설적이라고 느끼게 되네요.
아마도 다른 나라에서 나왔다면 '미스터리'보다는 다르게 불렸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상계 미스터리라고 라벨을 붙여도 무난하지만, 떼어도 엄청 재밌고 상쾌한 소설이 남을 거 같네요. 인물의 처지와 감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미스터리 장치가 클라이맥스에서 감흥을 극대화하는 역할 이라 읽으면서 얻는 감동도 상당합니다. 결국 사람과 세상에 대한 올곧고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동경심과 희망, 연대를 이야기하는 소설인데, 시점인물들이 갖는 '문제'는 누구나 인생 어느 시점에 마주칠지도 모르는 시련이라는 의미를 갖는 듯합니다. 빼어난 글솜씨에 정신없이 몰입해 읽다 보면 독자의 마음도 정돈되고, 현실적이면서도 긍정적인 인생관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현지에선 2022년에 첫 단행본이 나왔고 번역본은 2025년 출간된 문고판을 저본으로 하는 듯합니다. 각 챕터는 <소설 스바루>에 연재됐는데, 첫번째 이야기는 2017년에 쓰였습니다. 그 후 2020~2021년에 걸쳐 나머지 6개의 이야기가 쓰였어요. 아마 첫 단편을 쓴 후 나중에 거기서부터 상상을 부풀린 게 나머지 단편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지막 단편에서 대부분의 인물관계가 명확해지는데, 첫 단편에 나온 어느 세 사람은 인상적인 데 비해 그 이후 스토리가 없습니다. 아마도 이들을 주인공으로 후속작이 나올 수도 있겠지요.
평소 즐겨 읽는 건 사실 음침끔찍한 계열인데, 이런 정반대 벡터의 작품도 매우 재밌네요. 무엇보다 완성도가 아주 높아서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가노 도모코의 책이 앞으로 많이 번역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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