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プリズム (ハヤカワ文庫JA) (文庫)
칸바야시 쵸헤이 / 早川書房 / 1986년 8월
평점 :
품절
토비 히로타카에서 시작한 신나는 독서여행이 이윽고 칸바야시 초헤이의 1986년 문고본 <프리즘>으로 귀착. 연작단편집인데 첫 단편의 발표년도는 1983년이다. 슈퍼컴퓨터로 모든 것이 제어되는 ‘부유도시‘와 그 제어체 ‘부유도시제어체‘를 둘러싸고, 제어체에 인식되지 못하는 아웃사이더 소년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듯싶다가...... ‘색‘의 마왕과 마장군들의 상계, 중간계, 하계를 오가는 장대한 판타지로 전개되다가, 중년의 가슴아픈 러브스토리로 귀결된다.
어떤 의미에서는 ‘내가 도대체 뭘 본 거지?!‘ 계열의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 작품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위처럼 되지만, 테마가 무엇인지를 얘기하자면 좀 더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칸바야시 초헤이는 ‘언어‘와 지성, 우주, 인간, 인간외, 세계 등등과의 관계에서 아이디어를 끌어내서, 그것을 하나의 테마로 수렴하는 게 아니라 변주/확장하여 전개해 나가는 스타일을 쓰는 것 같다. 결국 ‘내가 도대체 지금 뭘 본거지?!‘가 된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내포한 스타일이지만, 나는 이것도 좋다.
아니 그보다 이게 첫 발표가 83년도라고?! 요즘 나왔다고 해도 믿을 거 같은데. 슈퍼컴퓨터에 대한 약간 낡은 듯한 관점이나 고리타분한 젠더관념만 신식으로 바꿔버리면 누구도 80년대초반의 작품이라고 생각지 못할 거 같다. 괴작이라면 괴작, 수작이라면 수작. 대작이라면 대작.
토비 히로타카가 미즈미 료의 <마인드 이터>와 함께 자신의 작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꼽은 작품. 여기에 노아 아즈사의 <흉천사>를 더하면 토비의 올 타임 베스트3가 된다.
이제 칸바야시 초헤이의 데뷔 단행본 <여우와 춤춰라>랑, 초기작품집 <언어술사>를 병행해서 읽을 예정. <언어술사>중 동명 타이틀의 단편은 이전에 보고 머엉했던 적 있는데, 다시 한 번 읽고 좀더 확실하게 칸바야시 월드를 파악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