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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밖 여고생 (리커버)
슬구 지음 / 푸른향기 / 2022년 5월
평점 :
품절
여고생, 책가방 대신 카메라를 메고 교실 밖으로 나오다
열여덟 슬구의 조금은 특별한 여행
슬구 작가님의 <우물 밖 여고생>을 읽는 내내 지난, 이미 오래전이 된 나의 첫 혼자 여행이 떠올랐다. 도쿄로 혼자 떠났던 여행이 내 인생 첫 혼자 여행이었는데 그 이후로 자신감을 얻고 혼자 여행의 매력을 한껏 느끼고 난 후 정말 부지런히 열심히 여행을 다니게 되었다. 물론 누군가와 함께 여행하기도 했지만, 나는 혼자 하는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여유와 여백의 시간들이 좋아서 나를 위한 시간과 쉼이 필요할 때면 더 부지런히 혼자 여행길에 올랐다. 여행 동안 내가 주로 집중했던 건, 많이 걷고 움직이면서 정말 많은 사진을 찍었고, 그와 함께 사이사이 스치는 생각들을 빼곡하게 글로 남겨두는 것에 온 마음을 다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그때의 여행이, 그것과 함께 이어졌던 그런 사소한 움직임들이 아마 그 시절, 수시로 흔들리고 휘청이던 나를 단단하게 잡아내는 데 많은 힘이 되어주었던 게 아닐까 싶었다. 또한 그런 시간 동안의 크고 작은 경험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그 시절 나를 위로할 어떤 힘을 채울 수 있었듯, 그때 채워둔 많은 자잘한 경험과 생각들을 바탕으로 지금의 내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어떤 힘을 다시금 꺼내 쓰는 기분이 드는 때도 있다.
작가 소개란을 보면, 17살이 되자마자 햄버거 집 아르바이트생이 되었고, 18살, 악착같이 모든 돈으로 카메라와 일본행 비행기 티켓을 사서 인생의 첫 혼자 여행을 시작한 슬구작가님은 인생의 최종 목표를 '행복한 삶을 사는 것' 이라고 말한다. 슬구 작가님은 이미 행복이 무엇인지, 자신이 만족함을 느낄 행복한 삶이 어떤 것인지, 어떻게 하면 가장 행복할 수 있는지 이미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우물 밖으로 나와 자신만의 길을 용기 있게, 단단하게, 걸어가고 있는 작가님의 최종 목표는 이미 잘 이뤄내신 것 같은데, 그런 작가님의 다음의 또 다른 목표는 또 무엇이 될지 궁금해진다.
한마디만 더 보탠다면,
시험, 공부, 성적, 대학만이 정답이라는 우물속에서 나와 우물 밖의 세상에는 그것 외에도 무수히 많은 다양한 길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아이들이 알았으면 좋겠고, 그걸 알게 된 아이들이 자신만의 색을 자유롭게 찾아가고, 그런 시행착오의 과정을 온 사회가 응원해 줄 수 있는 세상이 펼쳐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