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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서울홈스테이 - 60대 영알못 엄마와 30대 회사원 딸의 좌충우돌 외국인 홈스테이 운영기
윤여름 지음 / 푸른향기 / 2022년 8월
평점 :
영어공부에 한창 열을 올리던 시절. '우리 집을 외국인 홈스테이로 활용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그래서 다양한 방법으로 검색해 본 끝에 한국어를 공부하고 한국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오는 외국인들을 위한 홈스테이 가정을 신청받는다는 공지를 찾을 수 있었다. 한국에 오는 친구들은 주로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오는 거고, 우리는 영어가 필요하니 언어교환 측면에서도 좋지 않을까? 싶었다. 당시 남편과 꽤 진지하게 고민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방을 활용하면 좋겠지? 어떻게 꾸미면 좋을까? 우리가 감수해야 하는 불편함은 어떤 게 있을까? 하면서. 물론 끝내 마지막 한 칸의 용기를 더 내지 못해 무산되었지만.
"엄마, 인간관계는 불과 같대요.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게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거죠. 게스트는 돈을 내고 우리 집에 머무는 거니까, 우리가 정해놓은 규칙을 잘 지키는 한 그냥 무관심하도록 노력해 봐요. 엄마의 좋은 의도도 문화와 언어가 다른 외국인은 오해할 수 있어요." 원활한 홈스테이 운영을 위해 내게는 어느 정도의 인내가, 엄마에게는 어느 정도의 무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꼈다. - 33
이번 책 <웰컴 투 서울홈스테이>는 그 때 우리가 만약 신청을 했고, 정말 홈스테이를 진행하게 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을 품고 읽다보니 금방 스스륵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홈스테이 오픈 준비과정, 홍보를 어떻게 할지, 운영에 관한 팁까지 차근차근 읽고나면 물론 쉽지 않겠지만 누군가는 이 글을 읽고 '나도 한 번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용기를 얻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평생 전업주부로 사셨던 어머님께서 딸의 권유로 전혀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시고, 지난 6년간 홈스테이를 운영하시며 이제 누군가에게 팁을 전수해주실 수 있게 되었고 다양한 국가에서 온 게스트들과의 많은 추억들을 얻게 되신 어머님의 이야기를 읽으며 사이사이 부모님이 많이 떠올랐다. 부모님 세대의 어른들에게는 어떤 일을 시작하거나, 무언가를 새롭게 배우는 것에 훨씬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앞으로는 부모님의 크고 작은 도전 앞에서 누구보다 더 크게, 뜨겁게 응원해드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