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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오늘도 육아!
이일노(드로잉오뉴)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요즘은 육아에 관한 책이라면 아이들 심리에 관한 책이나, 교육법에 관한 책들을 주로 읽어서 이번처럼 영유아기의 시기의 육아 일상을 담은 육아 에세이는 참 오랜만에 읽은 것 같다. 아이들을 키우는 집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을 경험해 봤을법한 일들을 현실감 있는 그림과 글로 재미있게 담아주셨다. 책을 읽으며 병원에서 아이를 데려왔던 날, 남편과 둘이서 '이제 뭐부터 해야 해?'라는 말을 했던 기억이 났다. 그와 함께 시작된 서툰 육아를 해나가던 초보 부모의 일상들. 새벽시간 열 오른 아이를 안고 응급실로 달려가던 밤, 많은 종류의 분유들 중에서 내 아이에게 맞는 분유를 고르느라 고민하고, 처음 이유식을 시작했던 날, 길에서 떼쓰는 아이와 대치하고 서있던 날, 언제 어디서나 시작되는 역할극 놀이, 안 먹겠다는 아이 한 숟갈이라도 더 먹이려고 그릇 들고 따라다니던 날, 처음 애착 물건이 생겼던 날, 막 걷기 시작하는 아이가 혹여나 넘어지진 않을까 따라다니던 날, 처음 어린이집에 등원하던 날 등등 아이에게도 우리에게도 처음이었던 그날이 수시로 떠올랐다. 이처럼 책 속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보면서 준이, 담이의 그 시절을 다시 추억해 보았고, 이제 두 돌을 앞두고 있는 조카의 귀여운 표정도, 모습도 자주 떠올랐다.
내가 직접 해보기 전까지는 '육아'라는 두 글자가 의미하는 범위가 이 정도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또한 이전에는 쉽게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도 막상 내가 부모가 되고 아이들과의 시간을 통해 다채로운 상황들을 겪다 보니 먼저 경험한 이들의 말과 행동들이 하나 둘 이해되기 시작했던 것 같다. 결코 쉬운일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 틈에 더없는 행복함을 안겨주는 육아의 시간들은 성장하는 아이들에게도, 그런 아이들을 통해 자신의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필요한 또 하나의 힘을 배우게 될 어른들에게도 결코 헛되지 않을 시기가 되어준다고 생각하고 있다.
"육아 그림을 그리면서 알게 된 한 가지는 이 세상 부모의 육아는 서로 닮아 있다는 것입니다" 책 시작 부분에 작가님 남겨주신 한 문장이다. 이처럼 지금 이 순간, 행복하지만 그럼에도 쉽지만은 않은 육아의 일상을 보내며 힘들어하고 있을 이에게 이 책은 따뜻한 위로가 되어 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