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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 개정판
신하영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0년 11월
평점 :

신하영 작가님의 <사랑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의 개정판이 나왔다. 책 표지에 계속 눈길이 갔다. 다채로운 표지들 중 심지어 개정판의 표지를 정하며 이런 표지를 선택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지 않았을까? 잠시 생각했다. 홀로그램으로 표현된 표지에서 느껴지는 따스함은 책 속 내내 가득했다.
책을 읽으며 작가님이 궁금해져서 책 소개 페이지의 소개글을 찾아 다시 읽었다. 딥앤와이드라는 출판사에 더 마음이 간 계기이기도 했던.
시작하는 글 끝에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당신에게' 라는 문장이 있는데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할만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나도. 당신도. 언젠가 한번쯤은 겪었을, 느꼈을 이야기를 통해 따뜻한 작은 위로를 건넨다.
● 나는 언젠가 인연을 우주분의 1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 드넓은 우주에서 각자의 방향과 속도로 움직이다 만난 기적이 바로 사랑이 아니겠는가.
서로가 만나 폭발하며 하나의 별이 되는 것. 때가 되면 만나게 되는 것이 나는 '시절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우린 앞으로 수도 없이 어긋날 테지만,
반드시 내 사람은 나타날 것이다. 지금도 무지막지한 속도로 당신을 향해 달려오고 있는 인연이 있다. - 16p
아주 가끔씩 그런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우리가 어떻게 이렇게 가까워졌을까요? 라는 질문을 던지는 와중에도 얼굴에 미소가 가득 스며들게 만드는 사람.
늘 비슷한 일상을 살아감에 있어서도 사이사이 그 사람이 떠올라 소식이 궁금해지는 사람.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음에도 '이 사람 참 좋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람.
나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다. 살며 다양한 사람을 꾸준히 새롭게 만나게 되지만 모든 사람과 그런 관계가 되진 않는다.
앞서 말한 그런 사람을 만나는 건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라는 걸 해마다 진하게 알아가고 있다.
그래서 나는 무지막지한 속도로 나를 향해 달려왔을 그 인연에 더 큰 고마움을 느낀다. 매 순간. 소중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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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많은 사랑과 이별을 겪은 당신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라는 작가님의 첫 인사글로 시작하는
이 책은 돌아가신 아버지와 곁에 계신 어머니에게 쓴 글로 마무리 된다.
특히 <아버지에게> 라는 제목으로 쓰인 글은 여러번 다시 읽었다. 마음이 많이 슬펐다.
● 얼마 전, 삼촌과 전화를 했을 때 삼촌은 이별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것이 참 아쉽다고 말했다. 사람은 사랑보다 이별을 더 많이 하니 보내야 하는 방법도 알아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래서 만남을 두려워히자 말고, 좋은 사람이 있다면 있는 힘껏 표현하라고 내게 당부했다. - 프롤로그
● 이 세상을 떠날 때 아버지와 긴 대화를 나누지 못한 것이 참으로 후회가 됩니다. 이럴 줄 알았다면 함께 밥을 먹을 떄 물어볼 걸 그랬어요.
아버지가 정류장까지 저를 태워주실 때 말해볼 걸 그랬어요. 마른 몸으로 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실 때 손을 부여잡고 소리칠 걸 그랬어요.
아버지의 꿈은 무엇이었고 이 아들이 어떻게 세상을 살아갔으면 좋겠는지 말이에요. 그 한마디만 들었으면 저는 더 힘을 내어 인생을 살아갈 수 있었을 거예요. 그렇지만 모든 건 제 불찰입니다. 그러니 저는 오랫동안 아버지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니까요 -301p(아버지에게)
● 내가 바라는 것들이 거대하지 않고 소박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 엄마.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낭만적인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될게. 엄마의 행복도 늘 지켜주면서 말이야.
멋진 삶이 아니라도 좋아. 보통의 일상에서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온 마음 다해 아끼다 보면
나도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거야. 사랑해 엄마. 우리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행복하자. - 이 책을 마치며
'이별하는 방법' 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다.
이별 앞에서 단단한 사람보다는 대부분 무른 상태로 힘겨워함이 당연하겠지만 유난히도 힘들어하는 나를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잘 이별하는 것에 대해서.
누구나 이별을 겪는다. 그 이별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아파하고 힘겨워한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그럴때마다 명확한 어떤 답을 내어놓진 못했지만 이런 질문을 던질때마다 떠오르는 생각은 늘 같았다.
일단
지금. 더 자주 고백하고
지금. 더 많이 사랑하고
지금. 더 후회없이 표현하고 행동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