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산사순례편만 모았다는 소개글에 마음이 끌렸다. 산사에 가는 시간을 좋아해서 꼭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주말 나들이 정도로도 종종 산사에 찾아가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내가 가본, 혹시 가보지 못한 산사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다는 생각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이 책은 기존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산사만을 따로 모아서 묶었고, 제일 처음 나오는 '산사의 미학'이 이번에 새롭게 추가 되었다고 한다. 책은 북한의 산사 두 곳을 제외하고는 총 14곳이 소개되어 있는데, 그 중 7곳은 한 두번씩 가본절이라 책을 받은 후에는 먼저 가본 절부터 읽기 시작했다.



유홍준님의 글은 언제나 그렇듯 편안하게 읽힌다.
몇편을 기록해보자면,




4월 말, 5월 초에 누가 나에게 답사처를 상의해오면, 나는 서슴없이 고창 선운사에 가보라고 권한다. 그때쯤 한창 만개해 있을 동백꽃의 아름다움 때문이다. -133

이것은 고창 선운사 편의 첫 줄이다. 이 구절을 보고 진심으로 반가웠다. 그 맘때가 되어 절을 떠올리면 늘 제일 먼저 떠올랐던 곳. 고창 선운사 그리고 동백.
예전에 출장으로 처음 가보게 된 곳이었는데 정말 아름다웠던 기억이 있어서 나또한 사람들에게 종종 선운사 이야기를 꺼냈었다. 다음 여행때는 책에 소개된 도솔암 석각여래상도 잊지 않아야 겠다.



그리고 조만간 가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창녕의 관룡사.
창녕은 시부모님의 고향이기도 해서, 나또한 결혼 후에는 제법 낯설지 않은 곳이 되었다. 종종 주말 나들이로 찾곤 했는데,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소개된 관룡사에도 한번 찾아가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즐겨 화왕산성에 오르는 길은 관룡사까지 차로 올라가 거기서 용선대를 거쳐 정상으로 가는 코스다. 그 길은 사뭇 발아래로 펼쳐지는 일망무제의 경관이 통쾌하기 때문이다. 어느 길로 오르든 화왕산성에 다다르면 정상의 드넓은 억새밭이 우리를 매료시킨다. 5만여 평 산상에 핀 억새밭의 풍광이라고 하면 굳이 내가 묘사하지 않아도 능히 상상이 가지 않겠는가. - 283

예준이 100일즈음에 남편과 올랐던 화왕산. 아기띠를 먼갈아하며 부지런히 올라서 만난 억새밭은 여전히 선명하게 기억된다.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웠던지.
함께 오르던 사람들의 응원도 받아가며 아이를 안고 올라서일까, 참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 책을 읽으며 그때가 또 떠올라서 아 정말 빨리 다녀와야겠다고 내내 생각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역시 다양한 부분에 있어 깊게 알고서 보고 즐기는 것에는 분명 다른 즐거움이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아는 것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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