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리즈 무어의 책이 팟캐스트 낭만서점에 소개된 적이 있다. 굉장히 칭찬이 가득한 방송이어서 오래전 사두고 읽지 않은 전자책을 열어보았다. 과연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능력이 대단했다. 대화를 간접인용으로 풀어나가는 것도 독특한 느낌을 주었고. 팟캐스트에서 다루었던 책도 곧 읽어볼 것 같다.
더욱 쓸쓸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더 큰 것을 잃어버리고 놓친 사람들. 상실, 죽음.너무 오랜만에 나온 소설집이라 그 전의 김애란 소설가의 책들은 한 장면의 이미지, 한 문장이나 단어의 이미지로만 남아있다. 독자로서 이 책은 정말이지 어떤 단절 이후에 새롭게 만나는 작가의 작품들이다. 이 책은 내가 갖고 있던, 내 마음 속에 구성하고 있던 김애란이라는 작가의 동그라미의 경계를 이리 저리 찢고 넓히고 있는 것 같다.좀 더 지독하게 삶에 가까운 이야기를 다루기도 하고, 어떤 이야기는 형식부터 ‘내가 아닌 것‘을 향해 탈주하는 것 같기도 하다. 오랜만에 만난 작가의 책을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지난 책들과 연관짓는다는 게 애초에 의미 없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김애란을 읽었고, 사랑했던 독자였고, 그렇기 때문에 나는 지금도 작가의 이 작품들이 너무도 좋다고 말하고 있다. 역시 ˝김애란의 소설˝은 좋다고 말하고 있다.‘여전히 좋다‘는 말을 주저하며 길게 하고 있는 이유는 사실 그런 것이다. ‘정말로 좋다‘는 것 외에는, 지난 작품들과는 같은 걸로 퉁치고 넘어갈 만한 것들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새로움이 느껴진다. 더 크고 넓게 참, 좋다. ‘여전하다‘는 말이 이 소설들에 대해서는 칭찬이 아닐 수 있으리라.또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