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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자살 여행
아르토 파실린나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5년 11월
평점 :
읽은 기간 : 2016년 12월 8일 ~ 2017년 1월 9일
10년 전 쯤 읽다가 막판에 몇 장 남겨두고 읽기를 포기한 책이었다.
이번엔 반드시 끝내고 싶었고, 결국 끝냈다. 재미없음에도 끝까지 붙든 나, 고생했다.
한창 죽고 싶단 생각에서 허우적댈 대, 이 사람들은 어떻게 기발한 방법으로 자살을 하는가 하는 호기심에 이 책을 구매했었다.
많이 알려진 목을 매거나, 물에 빠져죽는 방법이 아닌 다른 방법을 찾았고, 이 책은 그런 기발함을 충족시켜줄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들은 살고 싶은 욕구가 넘치는 사람들의 이야기였고, 내가 기대했던 것을 얻진 못했다.
그냥 살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책의 맨 뒷면에는 자살하려는 생각을 품은 사람은 이 책을 읽어야한다는 평이 나와있는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아무리 살아야 해, 죽을 힘으로 살아 등의 이야기는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여전히 살아있는 지금의 나 또한, 여전히 자살할 생각을 품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그다지 소용없는 책이라고 생각하고, 자살에 대한 생각을 전환시켜줄 만큼 흥미롭지도 않고, 재미도 없고, 지루하다.
또한, 이 책은 여성 차별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여자는 요리를 하고 집안일을 하는 등의 존재로 여기고, 밤새 한 카드 게임에서 이긴 울라 리스만키는 여자들을 깨워 아침식사를 준비하도록 했다.
유복한 농부인 수호넨은 농장을 물려줄 자식이 하나 밖에 없었는데, 그게 딸이라 분통 터진다고 말하며, 마을로 이사 온 젊은이가 자신의 딸을 임신"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표현한다.
대령과 헬레나 푸사리가 손 잡고 성채를 관람하는 장면에서는, 헬레나 푸사리의 엉덩이가 반구를 연상시킨다고 푸사리의 엉덩이를 어루만진다. 해당 상황에서, 대령과 헬레나 푸사리는 사귀는 사이도 아니었고, 성채 관람하면서 처음 손을 잡은 것이었다. 호감이 있다고 해서 마음대로 막 만져도 되는 것인가? 이건 명백한 성추행이 아니던가!
책 전반에 걸쳐 이런 차별적인 시선을 하고 있어 상당히 불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