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탄신일에 이모가 놀러오면서 파리바게트에서 빵을 사왔다.

그 빵 봉지를 들고 버스에 탔는데 어떤 아저씨께서

동네 빵집에서 사야지 그런데서 사면 어떡하냐며 호통을 쳤다고 한다.

물론 거대 자본의 횡포야 모두의 근심거리지만

그런 독선은 좀 아니지 않나 싶어서 나는 무심코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하네."라고 말했다.

(대기업에 직접 할 수 없으니 같은 서민에게 뭐라 한다는 거지)

 

저녁을 먹으면서 뉴스를 보는데 안철수의 정책연구소 얘기가 나왔다.

그 전부터 엄마는 티비에서 안철수가 나오면

정치판에 뛰어들어 실망이라고 했는데

오늘따라 그 말이 더 듣기 싫었다.

그래서 좀 짜증을 냈다.

엄마도 황당해했다.

보통 웬만하면 참고 넘어가는데 왜 그랬지;

문제의 원흉은 다른 곳에 있는 것을...

한강이 아니라 안양천에다 화풀이한 것 같다. 더 생뚱맞게;

곧 서른인데 이렇게 인간이 덜 됐다. 불효녀는 웁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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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05-23 0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탁기나 냉장고는 '대기업' 아닌 데에서는 만들지도 못하고 팔지도 못해요.
사진기도 몇몇 회사 것만 있어요.
우리를 둘러싼 '거대 자본 횡포'를
빵 한 봉지로 나무랄 수 없는 노릇일 텐데,
맛나게 잘 하는 동네빵집이라면
누구나 그곳에 가겠지요...

쉽지 않다지만, 동네 빵집이라 하더라도
맛나게 잘 하면 요즘 세상에서는
곧 인터넷으로 널리 알려져
제대로 사랑받으리라 생각해요.

'아저씨'들이 조금 더 생각을 한다면
아무한테나 그런 말 함부로 안 할 텐데요...

무지개모모 2013-05-23 13:43   좋아요 0 | URL
맞아요. 빵집은 맛이 제일 중요하죠.
사실 파리바게트가 그렇게 맛있는 편이 아니라
주변에 다른 맛있는 빵집이 있다면 당연히 그리로 갈텐데요!
지금 사는 동네는 빵집이 파리바게트 밖에 없지만
전에 살던 곳에선 일부러 동네빵집으로 갔는데
맛이나 서비스가 별로여서 다시 발길이 끓어지는 일도 있었어요...;
그래서 혼란스러워졌던 게 생각나네요.
물건이 맘에 안 들어도 약자인 쪽은 지지해야 되나?!@.@

코코 2013-05-23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색다른 상담소 금요일 '다상담' 코너의 강신주쌤 방송 추천~ 무려 2011년 6월 10일자 방송임.
윤리적 소비에 대한 얘기가 있어.

그리고 분노의 근본적인 원인이 뭐든 일단 내지른 짜증은 되도록 빨리 수습하면서 살도록.ㅎㅎㅎ

무지개모모 2013-06-03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효녀 드립은 오바였음.
어버이날 쓴 글이랑 이 글은 보면 짜증나서 머리가 쭈뼛쭈뼛함.
확 지워버릴까 생각도 했지만
못난 과거를 반성하고 더 나아지도록 흑역사를 남겨둬야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