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게네프의 햄릿과 돈키호테 교양 고전 Pick 1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지음, 임경민 옮김 / 지식여행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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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는 먹잇감을 찾는 한 마리 독수리처럼 하늘 높이 날아올라 그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자세로 세상을 훑어보며 자기에게 필요한 주제를 뽑아낸다. 반면에 세르반테스는 자기 주변의 소재를 자신에게 매우 익숙한 곳을 배경으로 해서 아버지가 자식에게 들려주듯 독자에게 등장인물들을 다정하고 차분하게 묘사한다. 그 영국 시인이 보여주는 불굴의 정신 앞에 모든 인간적인 것들이 굴복하는 반면에 세르반테스의 풍성함은 오로지 그의 가슴으로부터 나온다. 세르반테스의 가슴은 따스하고 온화하며 경험으로 인해 풍부하지만 딱딱하게 굳지 않았다. p67

* 햄릿
모든 것을 의심하면서 자신의 자아 역시 매몰차게 의심의 대상에 올린다. 자의식이 강하고 자신이 나약한 존재임을 알고 있다. 자신이 찾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가 살아야 할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왜 끈덕지게 삶에 집착하는지 모른다.
거의 모든 사람이 햄릿에게서 자신도 갖고 있는 특징을 찾아낼 수 있기에 햄릿에게 공감할 게 분명하다. 그러나 그를 사랑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햄릿 자신이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 돈키호테
이 세상에 정의와 진리를 가져다 줄 이상에 봉사할 수 있다면 어떠한 고통도 기꺼이 참아낼 수 있는, 필요하다면 자신의 생명까지도 희생할 수 있는 ‘자기 희생의 완벽한 화신‘이다.
돈키호테에게는 그 어떤 악의도 없다. 그의 모든 생각은 겸손하고 순진무구하다. 그의 터무니 없는 상황과 망신살에도 불구하고 그의 풍모 전반에 어떤 강직함을 부여한다. 그는 신념에 대한 헌신으로 빛을 발하는 일종의 광신자이다.
돈키호테라는 인물은 쾌활하고 낙천적이고 겸손하고 감성적인 남부 지방 사람들의 정신을 반영한다.
돈키호테의 우직한 행동거지는 우월감이 아닌 그의 이타심에 기인한다고 말하는 것이 적절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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