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기 좋은 이름
김애란 지음 / 열림원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아..소설가의 일기는 정말 다르구나!


일상을 향한 그녀의 따듯하고 섬세한 시선이 느껴지는 글. 그러면서도 얌전하지만은 않은...
그녀의 문장을 닮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너무 먼 당신처럼 그런 감성은 내겐 없는 것 같다는 생각에 빠른 포기! 음... 차라리 나의 감성과 닮은 문장 좋은 작가를 찾아볼까..? (그저 우리말을 이렇게 잘 쓰시는 분들이 부럽네요~)


이 산문집은 그녀의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됩니다. 그녀의 소설을 사랑한다면 이 산문집은 필독서일 듯..

이해란 비슷한 크기의 경험과 감정을 포개는 게 아니라 치수 다른 옷을 입은 뒤 자기 몸의 크기를 다시 확인해보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작가라 ‘이해‘를 당위처럼 이야기해야 할 것 같지만 나 역시 치수 맞지 않는 옷을 입으면 불편하다. 나란 사람은 타인에게 냉담해지지 않으려 노력하고, 그렇게 애쓰지 않으면 냉소와 실망 속에서 도리어 편안해질 인간이라는 것도 안다. 타인을 향한 상상력이란 게 포스트잇처럼 약한 접착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해도 우리가 그걸 멈추지 않아야 하는 이유 또한 거기에 있지 않을까. 그런 얇은 포스트잇의 찰나가 쌓여 두께와 무게가 되는 게 아닐까 싶었다. p252

만일 문학에 전통이란 게 있다면 그중 우리가 이어나갈 게 있다면 그건 단순히 소재나 형식이기 전에 사람과 이 세계를 대하는 어떤 태도 혹은 마음이지 않을까. 우리가 죽은 자를 기리려 한다는 건, 잘 묻으려 한다는 건 결국 삶을 귀하게 여긴다는 뜻과 다르지 않으니까. (...) 삶과 죽음 사이에 놓은 빛의 테두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그렇다. p29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