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 인간의 맛
도올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201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알맹이 이야기|

감상문을 남길 때엔 오롯이 책에 대한 감상과 경험만을 쓰려고 하기 때문에 책의 인용은 최대한 피하려고 하지만 책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면 몇몇 구절들을, 특히 "군자의 중용은 "시중 時中"이고 소인의 중용은 "무기탄 無忌憚"이다."라는 구절을 가져와야만 같습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도리를 가지고 중용을 지키고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중용을 실행하는 것으로 군자와 소인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서로 중용하는 시時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中은 가운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한자라는 것이지요.

소인의 중용인 무기탄에서 기탄이란 거리낌을 의미합니다. 거리낄 안다는 것은 신중할 안다는 것이지요. 신중함이라는 것이 이성의 원형이라고 말하는 지은이는 거리낌은 인간에게 '거리' '여유' 허락하며 실수의 가능성을 줄여주는 것이라고 말하며 겸손인 동시에 인간다움의 강함이라고 말하는데, 이런 삶의 태도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해본 있나 진지하게 반성하게 됩니다.

 

"중中" "시時" 속에 있기 때문에 시간과 상황에 따라 중용할 알아야 한다는 지은이의 말은 감동으로 다가오지만 의미는 타인을 이해할 때에도 중요하게 여겨야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와 타인이 같은 시간과 공간을 공유한 "시時"라고 할지라도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나의 중으로 타인을 판단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중과 시만큼 다른 사람의 중과 시를 이해하려 해야 하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한참 공부하고 있는 학생으로서 인상 깊은 구절을 빌어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공자가 말하기를 세상 사람들이 자기를 보고 박식하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공자는 자문한다: "과연 내가 아는가? 아니야! 나는 아는 것이 별로 없어. 그런데 말이야! 비천한 아해라도 나에게 질문을 하면, 비록 그것이 골빈 듯한 멍청한 질문이라 할지라도, 나는 반드시 양단兩端의 논리를 꺼내어 두드려보고 그가 납득할 있도록, 있는 성의를 다해서 자세히 말해준다. 그래서 내가 아는 것처럼 보였을지도 모르지."

 

껍데기 이야기|

마이클 샌델의 책들을 보면 명사 강연을 묶은 책들의 디자인도 예쁘게 하던데 반을 나눠서 디자인을 저렇게 했어야 했을까요. 프레임의 디자인도, 아래 프레임의 사진도 예쁜데 섞이는 바람에 예쁘게 보이네요. 그래서 아쉬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로파간다 - 대중 심리를 조종하는 선전 전략
에드워드 버네이스 지음, 강미경 옮김 / 공존 / 200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알맹이 이야기|

선전propaganda라고 하면 광고advertisement와는 조금 다른 뜻으로 느껴집니다.

광고가 기업과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전달 수단이라면 선전은 조금 계몽적이고 이념적이고 정치적인 색채를 전달 수단이라고 받아들여집니다.

 

선전이란 단어조차도 처음엔 쓰지도 않는 단어와 개념이었지만 세계 대전 이후 중요하게 사용하면서도 정치적인 사용 때문에 좋은 인상의 단어는 되지 못합니다. 그런 점에서 선전은 광고보다 시대와 기술과 배경에 민감해질 밖에 없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 사회와 속의 사회에서 느껴지는 괴리는 작가가 생각하는 사회와 지금 우리의 사회는 조금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책에서 그리는 민주주의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정부가 이상적으로 그려져 올바른 소수의 엘리트 집단이 올바른 방향으로 대중의 의견을 이끌어 가는 것이며 선전이란 그를 위한 효과적인 전달 방법으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특히 6.25 독재정권으로 말미암아 한국에선 선전이 정신적인 폭력을 상징하는 단어처럼 되어버렸고 반공과 독재 혹은 민주주의의 호도를 담는 선전은 상당히 감정을 소모해야 하는 말이 되어버려 지금도 우리는 선전보다는 광고라는 말을 많이 쓰기 때문에 책을 읽으며 조금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도 생깁니다.

 

하지만 선전이란 소수의 담론을 대중으로 전파한다는 대전제만 가지고 나간다면 다양한 분야에 걸친 선전의 사례와 그것이 대중에게 효과적일 있었던 이유의 분석, 해당 분야에서 선전이 갖는 역할과 의미는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에도 별로 뒤쳐진 이야기가 없기 때문에 아주 무익한 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껍데기 이야기|

예쁘게 만든 책은 언제나 반갑습니다. 물론 외지 안의 하드 커버는 예쁘다고 말하기 힘들지만 노란 바탕에 빨강과 검정 폰트로 제목과 내용을 강조한 문구는 정말 예쁩니다. 가운데에 놓인 여성이 담배를 피는 사진의 포스터도 내용을 크게 함축하고 있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단락을 나누는 내지의 디자인도, 폰트와 크기도 책을 읽고 싶게 먹음직스러운 떡으로 만들려고 노력이 보이는 책입니다.

 

주렁주렁 굴비|

아주 재미있는 논지는 증기기관, 인쇄기술, 공립학교를 통해 왕정 권력을 대중이 가져올 있었지만 오늘 전달 매체를 이용한 선전을 이용해 다시금 소수가 대중을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인터넷이 등장하기도 전의 글이지만 시각이 매우 날카롭다고 느꼈습니다. 오히려 인터넷이 등장함으로써 원본 없는 텍스트의 복사가 쉽게 이루어지고 독창성보다는 유행을 좇는 대중들은 소수의 담론 제공자들을 대변하는 거수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기술이 발달할 수록 아주 빠르고 쉽게 선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선전이 전달하는 개념의 조각으로 개인이 이루어져가고 있는 것입니다.

 

책에서 바라는 선전의 순기능을 위해서는 스스로가 선전을 취사할 있도록 노력하는 밖에 없을 것입니다. 결국 이 책은 읽고 어떻게 하면 이 책의 반대 논지로 나아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로파간다 - 대중 심리를 조종하는 선전 전략
에드워드 버네이스 지음, 강미경 옮김 / 공존 / 200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렵지않게 선전(프로파간다)의 개념과 사례를 알 수 있는 책. 관심있는 분야라면 권유하지만 꼭 책장에 있어야 할 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연 - 개정판
피천득 지음 / 샘터사 / 200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에 무척이나 반가운 엽서를 한 통 받았습니다. 그 글을 잣느라 수고로웠을 그 사람의 마음이, 그 글을 쓰느라 수고로웠을 그 사람의 시간이 고마워 단 몇줄일지라도 기분이 무척 좋아집니다.
 갑작스레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인연'은 작가가 인생의 후배와 자신의 삶을 무척 사랑하는 마음을 담뿍 담은 편지 같은 책이라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산골마을, 머리가 많이 벗겨지긴 했지만 아직 희끗희끗 흰머리가 뒤로 보이고, 허리는 굽지 않으셨고, 산책과 딸 자랑, 독서와 글쓰기가 취미이신 할아버지가 손녀나 손자에게 왕사탕 몇 알과 함께 보내주는 편지를 묶으면 이 책이 될 거라는 생각을 문득 해봅니다. 문장 하나하나에 감사함과 즐거움이 담겨있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세이는 글로 그리는 자화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자화상은 그림이기에 자신의 겉모습을 담아낸다면 에세이는 글이기에 자신의 속모습을 담아내는거라 생각합니다.
한비야씨의 에세이는, 영락없는 옆집 아줌마를 만난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그녀를 대하는 내 모습은 아직 작은 어린아이 같아 글을 읽는 내내 아줌마와 마주보며 수다떠는 느낌, 정확하겐 아줌마의 무릎 위에서 세상사는 이야기를 배우는 기분입니다.

"아직 어리니까, 아니 나이가 더 들더라도 더 큰 꿈을 꾸고 마주쳐보는 게 어떨까"
"아줌마는 불교도, 특히 천주교를 믿으니까 도움이 많이 됐는데 너도 종교를 하나 가져보는 건 어떻겠니"
"이런 책들을 읽어보는 건 어떻니, 언제든지 책을 많이 읽는 건 도움이 된단다."
와 같은 말들이 좀 괄괄한 목소리로 귀에 맴도는 듯합니다.

얼마 전 읽었던 '세 잔의 차'에 나오는 그레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한비야씨가 많이 생각이 났는데 그건 아마 두 사람이 닮은 점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세 잔의 차'는 솜씨 좋은 화가가 그린 푸른 숲 속을 욕심없이 거니는 코끼리 그림 같다면, '그건, 사랑이었네'는 순박한 아줌마가 따뜻한 색으로 자화상을 그린 것 같은 편한 책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