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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없는 에세이 - 지적 쓰레기들의 간략한 계보
버트런드 러셀 지음, 장성주 옮김 / 함께읽는책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인기없는 에세이


러셀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편이다. 이는 화이트헤드의 영향도 있는데, <수학원리Pricipia Mathematica>를 화이트헤드와 저술해서였다. 다양한 분야를 다루게 된 러셀은 지독하게 고독한 청소년기를 보냈다고 하는데, 아마 여기서 그의 사상이 싹을 틔웠으리라 생각해보곤 했다.

러셀을 좋아하는 이유는 간결하고, 시원시원해서다. 시원하다는 것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제8장 위대한 스승이 되려면>에서 훓어보고자 한다.

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과거에 교사는 비상한 지식 또는 지혜를 지닌 사람으로 간주되었으며 사람들은 그의 말에 선뜻 귀를 기울였다. 고대 사회에서 교직은 정규직이 아니었고, 따라서 교사들은 무엇을 가르치건 제재당하지 않았다. p236"은 우리가 보고 경험하는 교육의 현실이 어떠한지를 살필 수 있다. 정규와 비정규로 나뉘면서, 비정규직의 호소는 거의 들리지 않는 현실은 암담한 편이다. 교육이란 정규의 몫만이 아닐 터인데도, 정규로만 묶어놓은 것은 일종의 벽이고 테두리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결국 포기하게 되는 곳이 교육, 즉 앎의 과정이지 않던가. 그리고 러셀은 국가의 교육에 대한 생각을 다음과 같이 풀어냈다. " 국가 교육은 명백히 필요한 것이지만, 거기에 안전장치를 꼭 마련해야 할 몇 가지 위험이 따른다는 것 또한 명백하다. 이와 관련하여 두려워해야 할 해악들은 나치스 치하의 독일에서 가장 맹위를 떨쳤고 소련에서는 지금도 목격되고 있다. 이러한 해악이 지배하는 곳에서 교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독단적인 사상에 동의해야 하는데 자유로운 지성의 소유자라면 누구도 그것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p238" 여기서 러셀은 국가교육에 대한 문제를 집단의 광기를 다루는 듯 싶다. 그 부분이 현재 미디어가 대중을 현혹하고 속이는 것으로 좋지 않게 발달하고 있다고 본다. 대중, 즉 많은 이들을 조금씩 물들여 그것이 없으면 안되는 상황에 빠지게 하는 독단론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교육의 부재이고, 앞으로도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 필자는 내다보고 있다. 아이가 한 명 있는데, 그 아이의 교육은 정부의 교육제도와 방침으로 상당히 까다로운 과정을 습득해야만 한다. 그 아이의 바로 아래 학년은 아주 쉽다. 이러한 교육정책의 혼란은 아이들을 아이답지 못하게 하기에, 계층간 소통이 나중에는 무너질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부분을 연결시키고 회복시킬 수 있는 보완책은 그러나 보이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러셀의 문명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는 것도 꽤 괜챦다. "문명화된 공동체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 라는 질문을 하고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 "한 나라가 기계류와 자동차, 화장실, 빠른 교통수단 등을 갖추었다면 그 나라는 문명국가라는 식으로 말이다. 내가 보이에 대다수 현대인은 그러한 것들을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중요시한다. 문명이란 그보다 더 중요한 의미에서 정신적인 것이지, 삶의 유형적 측면에 따라붙는 물질적인 것이 아니다. 문명은 한편으로 지식의 문제인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정서의 문제이다. 이때 지식이 문제가 되는 이상, 사람은 시간과 공간 속에 놓인 이 세계와 연관지어 생각할 때 그 자신과 눈앞의 환경이 사소한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라고 러셀은 주장했다. 옳은 이야기다. 현대인들의 문명은 거의 물질과 자본에 의해 만들어진 환상을 쫒도록 되어있지 않던가. 이러한 데도 교육은 여전히 생존적 가치보다는 가치적 생존이라는 어줍쟎은 기준으로 가르치고 있다. 거의 모든 매체는 소비를 자극하고, 교육에서 말하는 지식도 소비하도록 조장하고 있다. 필요하지 않은 것도 갖는 것이 더 잘 사는 것이라는 이상한 분위기가 현대의 문명 중 하나이기도 하고.

거의 모든 교육이 속성이다. 그래서 지식이 지혜로 전환되지 않는다. 거의 모든 매체는 생산과 소비에 맞춰져 기계적인 의식구조로 변하고 있다. 이는 교육의 문제만이 아니지만, 교육을 생각하는 당사자들은 깊은 사색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속성이란 인스턴트이고, 인스턴트는 모든 고통의 근간에 있는 것이다. 속성으로 이뤄지는 모든 것이 옳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자연계는 적응이라는 과정을 아주 느리게 진화해왔다. 인간만이 그것을 거스르고 있다는 것을, 러셀의 이야기로 충분히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읽어볼만한 <9장, 인류에 도움이 된 관념들>과 <10장, 인류에 해를 끼친 관념들>은 세심히 읽어볼 가치가 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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