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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자유 - 해직기자 김종철의 젊은이를 위한 한국 현대언론사
김종철 지음 / 시사IN북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폭력의 자유


제목부터 끌린다. 상반된 개념이 만나도록 것은 문장, 글의 힘을 아는 이가 손댄 흔적이라 느껴진다. 그래서 천천히 읽었다. 자유의 폭력이라 하지 않고, 폭력의 자유라 한 점이 무엇이었을까? 의문이 들자 잠시 읽기를 쉬었다. 읽는 것을 쉽지 않게 하는 습관은 오래된 버릇이고, 무조건 받아들였던 때의 무지를 벗어보고자 애쓴 흔적이 이 책에서도 툭툭 기어올라왔다.

먼저 저자의 고생이 보였다. 그러나 그 반대로 역사란 거의 다 그러하지 않던가. 흑백에 대한 논의에서 흑이 있기에 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책은 그러나 흑은 보여주면서 백은 자세히 보여주지 않는다. 지면의 한계라고 해두어야 하거나 껄끄러운 부분이 생략되었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필자는 보수도 진보도 아닌 중도의 입장이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평형의 시각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누구의 편이 좋다면, 그 좋음이 싫어질 때도 있기 때문이다. 어떤 주장이 현실화되었을 때, 그것의 부작용은 늘 따라오지만 대부분 숨겨져있거나 미화되는 것이 역사의 한 단면이기도 하여서다. 그런 관점에서 미화되거나 축소 또는 본능적으로 숨겨둔 듯한 부분을 읽어가려는 자세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은 보수언론이라고 지칭한 조중동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들이 물론 잘못한 부분이 적지 않다. 이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진보든 보수든 공격성을 띄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언론 재벌의 문제를 일반 서민의 민생고까지 펼치지 못하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언론이 정치에 묶여있어선 안되는 이유는, 이 책에서 여실히 밝혀주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이명박의 <기관지확장증>이라는 병역면제를 밝힌 부분이다. 병역면제 후에 술을 엄청나게 마셨고, 병이 기적적으로 나았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거짓이라 생각했다. 폐는 다치면 재생이 되지 않는 까닭에 평생 그대로 살아야 하는 해서다. 그런 점을 짚어냈다는 것은 훌륭한 점이다. 필자는 근거가 있는 글을 채택하는 편인데, 이 책에서는 근거가 꽤 정확하고 군더더기가 없는 편이다. 그러면서 원하는 것은, 진보와 보수 모두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언론의 가장 큰 문제는 도덕성이지 않던가. 도덕성의 기준이 무엇인지, 그래서 진보와 보수의 언론들이 새로운 신문을 만들 수 있기를 원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자료들을 언론은 접하지만, 객관적 기사라고 하더라도 주관적으로 쓸 수밖에 없는 입장이 있지 않겠는가. 상대방을 공격하여 흠집내기 위한 것이 정치의 한 단면이기도 하지만, 그 둘은 공론화를 보다 확실하게 펼쳐야 한다. <폭력의 자유>는 그 공론화의 주역이 될 수 있는, 귀한 자료집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일제 치하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일목요연하게 보여준 기자의 가치관은 높이 살 정신이라 보았다.

언론을 움직이려는 시도는 좋은 뜻도 왜곡되기 마련인데, 법률까지 만들어 옥죄게 했다는 점은 탐탁하지 않은 부분이다. 우리나라에 국한된 언론은 남북의 대치로 인해 다른 나라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 점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허나 언론의 기획과 취재는 연재소설과 같은 지속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단편적인 뉴스의 흐름을 쯪는 경향을 보임으로, 일반인들에게는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봐야 한다. 일반 대중에게는 정치도 중요하지만 생활이 가장 큰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언론이 할 수 있는 일은 제대로 된 견제와 감시 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알 권리를 전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 대중의 알권리를 무시하거나 변경하는 것은 자의적인 해석에 대한 우려가 사회에 그대로 반영된다는 점에서 경계해야할 일이라고 본다.

일관성을 유지하는 책은 흔치 않다. 책 속에서 내러티브로 이야기하는 저자는 아마도 기자생활을 오래도록 했기 때문에 몸에 밴 습성이겠지만, 각 시대의 맞는 챕터에 반드시 언론의 조장에 관한 팩트를 찾아서 넣어두었다. 이런 조사가 쉽지 않았을지라도, 다른 각도의 이야기도 실었으면 했었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좌우에 대한 입장을 확대하자는 것이 아니라 진보가 중요하다면 보수의 주장이 왜 좋고 나쁜지 이야기를 해두는 것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다.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은 같으나 진보와 보수라는 운동성의 범위와 한계는 넘어서, 화합으로 가는 길은 없었을까―라는 기대를 다음에 기대를 해보게 됐다. 언론 재벌 머독과 베를루스코니에 대한 소개와 위키리스크의 상반된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는 언론의 자유와 해방에 대한 저자의 혼을 느끼는 대목이기도 했다. 허나 역사에서 위키리스크 자료들이 쏟아져 나온 때는 없었다. 조선왕조에서도 왕은 자신의 역사를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언론을 통제하게 되면, 기록을 변경할 수 있다는 위험한 일을 할 수 있다는 점과 그 사건의 당위성을 조작할 수 있다는 것에서 사회의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

제1부 1장 일제의 '문화정책'과 친일언론
제2부 5장 이승만의 악정과 4월 혁명
제3부 9장 자유언론 실천운동
제4부 2장 해직언론인들의 조직운동과 권력의 언론 조작
제5부 4장 수서사건과 '죽음의 굿판'
제6부 4장 '황태자 김현철'과 '사고공화국' 문민정부의 몰락
제7부 3장 국민의 정부 1주년과 '옷 로비 사건'
제8부 5장 노무현의 죽음과 언론의 표변
제9부 5장 한국 언론사상 최대의 방송 연대파업

위의 장은 저자의 깊은 통찰이 묻어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일독을 권하는 책이다. 현대 한국사의 흐름도 엿볼 수 있으므로.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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