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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0교시
정효찬 지음 / 이다미디어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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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사랑을 할 때 그 대상이 완벽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보석같이 찬란하고 화려하기 때문에 사랑한다면 그 사랑은 얼마가지 않아 시들어 버린다. 화려한 것만을 쫓는 자는 쉽게 파멸된다. 화려함을 유지하고 지속하려면 과장된 행위가 따르고 거짓으로 포장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완전한 사랑은 서로에게 부족한 것을 채워주고 상처가 있을 땐 서로 보듬어 줄 수 있기에 더 아름답다. 이미 완전한 존재 앞에서 우리는 무기력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거기엔 사랑보다는 경외심만이 따른다. 세상에 완전함이란 없다. 위대한 예술품마저도 결함이 있고, 그 유명세를 치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비용을 감당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기에 그 예술품의 액면가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자연은 또 어떤가? 자연에서의 생명체는 홀로 살아 남을 수 없다. 서로 상호작용을 하면서 생명을 유지하거나 희생이 되어 자연계는 돌고 돈다.

  쓰다보니 서론부터 너무 거창하고 무게만 있는 글의 나열이다. 사랑, 예술, 자연에 공통점이 있다면 세상을 더 풍요롭고 아름답게 해 준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람을 사랑할 때는 어디까지나 당사자가 느끼는 개인적인 감정이 우선된다. 결코 강요해서 얻을 수 없는, 둘 만의 미묘한 감정이 오고가는 그 순간. 인간의 사랑일 경우, 마음과 육체가 소통이 될 때 우리는 사랑에 빠지게 된다. 사랑은 권위로 강요될 수 없듯이 예술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위대한 예술이라 할지라도 내가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면 그 예술품은 나에게 있어서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어느 유명한 영화배우가 관객들을 향해 왜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냐고 따지고 물을 수는 없지 않는가. 단지 유명하고 완벽하기 때문에 우상시해야한다면 그건 예술이 아니라 과거 정치인들이 오랫동안 정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선전하던 프로파간다와 다를 바 없다. 사랑도, 예술도, 자연도, 나와 소통이 되고 느껴지면 그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세상은 환희로 빛난다. 비만 오는 날씨에 비를 낭만적인 감상으로 바라볼 자가 몇이나 될까? 뜨거운 햇빛에 지쳐 한줄기 내리는 비가 고맙고 시원한 것이지, 장마철에 내리는 비는 지겹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도 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이 되듯이 사랑도 예술도 그 시기에 따라 느껴지는 것이 다를 수 밖에 없다.

 

  미술 0교시를 쓴 저자, 정효찬이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난 한번도 만난 적이 없고 알지 못한다. 그런데 글 속에서 그가 글을 썼던 동안 어떤 인물인지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생각을 함께 공감하면서 낯선 책 한 권이지만, 따뜻한 한 인간과의 소통을 한 느낌이 들어서 난 그 책이 좋았다. 책을 읽을 때 지식만 전달받는 책이 있는가 반면, 그 책은 저자를 직접 만나서 그만의 언어를 듣는 기분이 들었다. 그 책을 읽고 리뷰를 쓰고나서 난 이제 이 책을 사랑하게 되었다. 책에 대한 리뷰를 쓰고 방해꾼까지 등장해서 내가 책을 사랑하는데 뜨거운 불까지 지펴 주었다. 얼마나 고마운지^^..... 

  비록 표지가 맘에 안들고, 책 제목도 그다지 끌리지 않았지만, 책 속에 담긴 특정 부분 부분이 나의 마음을 사로 잡았고, 그 한 부분은 책의 외형적인 단점까지도 수용할만큼 포용력을 지녔기에 그 누가 뭐라고 해도 난 '미술0교시'라는 책을 사랑한다. 그러니 그런 나에게 질투를 해도 소용이 없다. 사랑에 빠진 사람에겐 주변의 것들은 중요하지 않으며, 꽁깍지가 씌인 눈엔 그 특정 부분만 확대되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 어느 누가 왜곡된 진실을 전달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내 귀에 들릴리 만무하다. 오히려 그 책을 더 사랑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 나는 지금의 이 상태가 만족스러울 뿐이니 더 이상 날 귀찮게 하거나 방해하는 이가 없었으면 한다. 그 누가 뭐라고 해도 이 책은 지금 주부가 된 나에게 가장 성실하고 진솔한 미술책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세상에 잘난 사람이 쓴 훌륭한 미술책은 많아도, 이 책만큼 내 마음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나를 미소짓게 한 책은 없었다. 그렇다고 이 책이 가벼운 것도 아니다. 미술작품에 대한 기본 정보나 내용은 이 전에 내가 학교에서 수업을 받은 것만큼, 때론 허술했던 수업내용보다 더 자세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 미술 0교시의 리뷰를 쓰면서 내게 미술지식 뿐만 아니라, 사람에 대한 공부도 하게 해 준 책이기에 소중한 책이 되었다. 이 책으로 인해 얽혔던 심리전은 책을 오래도록 기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내게 사연이 많이 담긴 미술 0교시, 이 책을 서재의 가장 편한 곳에 꽂아 두었다.

 이 책의 안티가 왜 이 책을 그토록 편애하냐고 묻는다면 당신과 같은 안티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해 주고 싶다. 뜨거움이란 반작용에서 나오고, 사랑이라는 것도 상대적이라는 것을 사랑에 빠져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잘 알 것이다.

 



 

옆 동네 오크 파크 도서관에서

매년 가을 북 페어를 할 때 구입한 중고 도서입니다.

그 책들 사이에 <미술 0교시>를 두었습니다.

이번에 책에 관한 짧은 논쟁으로

<미술 0교시>는 두 번을 정독했네요.^^

 

책꽂이의 영문 책들은 다 읽지 않았습니다.

필요할 때 부분만 읽는 참고도서이기에

언제든지 찾아 볼 수 있는 곳에 두었습니다.

 



 
<미술 0교시> 책을 잠시 들여다 볼까요?

 



 

저자 정효찬은 니키 드 생 팔의 작품과

빌렌 도르프의 비너스 상을 비교하여

생명력 넘치는 비너스의 환생으로

글을 써 나갔습니다.

저자는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는 남자 대학강사입니다만,

여성을 잘 이해하는 관점으로 정리한 부분이 돋보였습니다.

그래서 호감이 많이 갔죠.

 



 

장총에 빨간 물감을 채워 넣어

슈팅 페인트에 열을 올리던 그녀가

두 번째 남편, 조각가 쟝 팅겔리를 만나

함께 작업하면서 입체 조형으로

작업 성향을 바꾸게 되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책의 인쇄가 참 돋보였던 미술책이었습니다.

저는 이 페이지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어요.

브뤼겔의 바벨탑이라는 작품이 실렸는데,

미술 강좌책이라고 보기엔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마치 화가의 비싼 화보집을 보는 듯 했죠.

 



 

이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작품이지요.

아르놀피니의 결혼의 작품 옆에

화가가 결혼식에 참여한 것을 알려주는

타블로를 크게 확대하여 대비해서 보여주었던 페이지입니다.

 



 

이다미디어는 저작권을 소중하게 여기는 출판사입니다.

책 앞표지에 저작권 관련으로 정보가 상세하게 실려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작권을 운운하신 분은 책을 찬찬히 들여다 보세요.

책은 읽으면서도 배우고,

쓰면서도 공부를 하게 됩니다.

자신과 맞지 않는 책이라고 해서 책을 던져서야 되겠습니까?

책을 사랑한다면 어떤 책이든 소중하게 다루는 마음이 바탕이 되어야겠지요.

 

저는 책 인쇄에 관심이 많은 개인 독자일 뿐,

이 책의 저자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밝힙니다.

 



 (Nana on a dolphin, 1998)

 

책이 아무리 좋아도

너무 깊게 들여다보면 눈 아파요.^^

야외 공원에 설치된 니키 드 생 팔의 작품으로

기분 전환을 해야겠어요.

 

돌고래 위의 나나입니다.

희망의 오렌지 색의 나나가

돌고래에서 균형을 잡고 행운의 멋진 슛을

던지는 모습 참 보기 좋았습니다.

 



 (Pouf serpent jaune, Yellow serpent chair, 1994)

 

니키 드 생 팔이 만든 뱀은

화려하고 알록달록 한 의자로 표현했네요.

뱀 모양을 한 꼬여있는 노란 의자입니다.

살다보면 관계를 흐트리는 자가 나타나기 마련이죠.

그런 사람을 거짓과 허영으로 유혹을 하는 뱀으로

묘사하기도 하죠.

마음이 꼬여 있으면 멀쩡한 사람도 그런 뱀이 될 수도 있고,

마음을 바로 쓰면 선량한 사람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이

우리 인간이 아닐까요?

 

여기는 선인장이 많이 있는 실내 사막 식물원입니다.

사막이라 그런지 어린 왕자가 생각납니다.

 

보아 뱀은

코끼리를 삼킨

모자의 형상일 뿐이었죠?

 



 

상심한 듯한 유빈이에게

유혹을 하는 노란 뱀...

 



 

어디선가 사막의 똑똑한 여우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네요.^^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오로지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보인다는 거야.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유빈이와 함께

어린 왕자를 읽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Nikigator, 2001)

 

흐린 날에도 다시 찾아갔던 야외 식물원입니다.

처음엔 유빈이가 두려워했던 니키의 악어였죠.

 



 

이젠 니키의 악어와 완전하게 소통을 한 모양입니다.

혼자서 저 큰 악어를 다 차지했어요.

 



 (Guardian lions, 2000)

 

사자가 저렇게 실외 식물원을 떡하니 지키고 있네요.

이것도 사이즈가 무지 컸습니다.

 



 

두 마리의 거대한 사자 수호자입니다.

손으로 만질 수 있고

올라 탈 수 있다는 안내입니다.

오른쪽 사자 다리 위에 올라 탄

유빈이를 보세요.

 



 

니키 드 생팔의 작품과 <미술 0교시> 책으로

블로그에 11월의 가을을 채웠네요.

12월 겨울이 왔습니다.

 

여러분 모두

마음이 따뜻한 겨울 보내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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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0교시
정효찬 지음 / 이다미디어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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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학도를 꿈꾸었던 나의 작은 오빠를 위해 구입했다. 학교수업보다 의미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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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매 기획서를 쓰는 힘
우스이 유키 지음, 김선영 옮김 / 이다미디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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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화장실에서 나를 성장하도록 도와준 책! 읽기 쉽고 한 손에 잡히는 사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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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0교시
정효찬 지음 / 이다미디어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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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th-Nov-2008

 

  가필드 공원의 식물원에 설치되었던 니키 드 생 팔Niki de saint phalle의 작품들을 작년엔 그저 건성으로 보았다.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하던 가을에 유빈이와 함께 몇 번 더 찾아가서 보긴 했어도 별 생각없이 놀러가는 기분으로 보고 말았다. 그녀의 작품들이 유명하긴 했지만, 작품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했고, 작품 감상보다는 유빈이와 산책하는 것이 주목적이었기에 더 그러했다. 실제로 본 그녀의 생동감 넘치는 작품들은 디카에 기록을 하는 차원으로 남겨 두었지만 산다고 바빠서 들여다 볼 여유가 없었다. 그러다가 미술 0교시를 읽게 되었다. 그리고 그 때의 사진들이 기억나서 찾았다. 만일, 미술0교시를 읽지 않았다면 그 사진들은 여전히 정리되지 않은 채, 다른 무수한 이미지 파일 속에 숨겨졌을 것이다. 

 

  미술 0교시를 읽고 나서 니키 드 생 팔의 생애가 궁금했고, 이름도 생소하기만 했던 한 여성의 삶이 그 책을 읽으면서 눈에 뜨였다. 그래서 나도 이참에 니키 드 생 팔에 대해서 좀 더 공부를 했다. 예전에 기록해 둔 나의 사진들을 찾아보면서 다시 본 그녀의 작품에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진으로 찍어 두지 않았다면 찾아 보기 어려운 그녀의 작품들이기에 이럴 땐 내가 찍새라는 것이 참 만족스럽다.

 

  실제 작품보다 찍어서 복제해 둔 사진에서 감동을 느끼게 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 처음 그녀의 진짜 작품들을 바라보았을 땐 배경지식이 전무했고, 단지 여성이 만든 조형물이라는 정도였다. 한마디로 내가 그 작품들에 대해 무지했고, 예술품보다는 내 아이, 유빈이의 안전에 더 신경을 썼기 때문일 것이다. 미술 0교시라는 책을 읽고 나서야 책 속에 등장한 그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작품에 감동을 받았다. 그러니까 '미술 0교시'는 니키 드 생 팔의 작품과 내가 소통할 수 있게 해 준 매개체였던 것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니키 드 생 팔은 책에서 그다지 많이 차지하지 않는다. 책의 부분이긴 하나, 니키 드 생 팔의 생애와 그녀의 작업들을 읽으면서 내 삶도 되돌아보았다.

 

  책을 펼쳤을 때,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읽는 편은 아니다. 모든 책들을 그렇게 읽어야만 한다면 나처럼 모범생도 아니고, 학구적인 인물이 아닐 경우, 책으로 인해 내 삶이 버거워질 것이다. 책은 언제나 나의 필요에 의해서 구입을 했고, 내가 좋아하는 것만 읽었다. 대학원에서 논문을 쓸 때도 필요한 부분을 위해서 도서관에서 빌려 볼만큼 나는 책 구입에 인색했다. 도서관 대여기간 때문에 불편하니까 책을 구입했고, 부분부분 참조만 했던 책들도 꽤 된다. 책을 만든 이도, 책에 박식한 이도, 책을 읽는 독자에게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한다고 강요할 수는 없다. 이러한 나의 태도는 책을 쓴 사람이나, 만든 사람의 의도에 벗어날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부분부분만 골라 정보와 지식을 흡수한 책 역시 내겐 필요한 책이다. 다 읽지 못한 책도 소중하고 가치있는 책으로 기억이 되면 책장에 잘 모셔 둔다. 책을 읽을 시간은 앞으로도 더 많이 주어질 것이라는 믿음과 어렵거나 따분한 부분은 나이가 좀 더 들면 쉽게 와닿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생각에서이다. 다시 볼 필요가 없는, 자리만 차지하는 책이라면 몰라도 내가 골라 산 책들과 때론 선물받은 책들은 언제나 나를 시시때때로 성장시켜 주었다.

 

  음악도 마찬가지이다. 음반을 살 때 실려 있는 곡이 모두 만족스러워서 구입을 한 것은 드물다. 하나부터 열까지 내 만족을 주는 음반이나 책은 없었다. 사람도 완벽하기 때문에 만나거나 좋아하기 보다는 나와 대화가 가능하고 서로 이해가 되기에 함께 시간을 보냈다. 때론 음반자켓이 멋있어서, 또는 곡의 제목이 근사해서, 음반에 실린 한 두 곡의 선율에 매료되어 구매하기도 하고, 단 한 곡이라도 만족스러우면 그 음반은 내게 귀한 음반이 된다. 요즘은 컴퓨터가 대세이기에 곡을 들어보고 맘에 드는 곡만 MP3로 다운을 받아 구입을 하는 사람들이 많긴 해도 나는 아직까지 음악은 꼭 CD로 구매하여 듣는 편이다.

 

  미술 0교시에서 니키 드 생 팔에 대한 이해도가 넓혀 졌으니, 내게 미술 0교시가 소중하고 귀한 책이라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이다. 특히, 나같이 평면의 사진에 관심을 두고 살며 입체 조형물에는 문외한이었던 사람에게 이 책은 조각과 조소를 이해하는데 좋은 길잡이가 되어 주었다.

 

  책을 읽기 전엔 '니키 =  나나' 밖에 몰랐었다. 그리고 그 전까지는 니키 드 생 팔의 작품들을 사진으로 기록했던 것도 잊고 살았다. 그 사진들을 다시 찾게 하고, 그녀의 작품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게 이끌어 준 <미술 0교시> 정효찬 저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아울러 그의 솔직하고 정직한 글이 책이라는 형태로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한 이디미디어 출판관련 사람들에게도 경의를 표한다. 또한 이 공간에 기록하기 위해, 다시 책을 들춰 보고 자료를 찾아 공부하게 이끄는 나의 블로그도 참 고맙다. 이러한 나의 블로그에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주시는 블로거님들 역시 감사하다. 블로그의 활발한 소통으로 나의 생활이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도록 이끌어 주기에 보람을 느낀다. 디카에 불과하지만 찍어 둔 스냅사진을 정리하면서 일상생활에 작은 성취감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 모든 것에 감사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나의 신분이 전업주부이기 때문이다. 학교라는 기관에 소속되지 않고도 책 한 권과 블로거와의 소통은 나를 지적으로 즐겁게 성장시켜 주었다. 이젠 블로그가 내 삶의 일부가 되었고, 때론 흔들리는 나의 정신을 더 단단하게 지탱해 준다. 한 예술가의 삶과 작품을 들여다보면서 그녀의 고통을 간접 체험했고, 위안이 되기도 했다. 니키 드 생 팔의 생애를 알게 해 준 미술0교시. 내게 책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을 뿐 아니라, 그 어떤 대상과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난 <미술 0교시> 이 책을 아주 많이 사랑하게 되었다. 더군다나 그 책과 전혀 소통을 하지 못한, 어느 방해꾼 블로거의 등장으로 미술0교시를 뜨겁게 사랑하게 되었다. 그 훼방꾼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Star fountain 1999)

 

파란 여성의 별 분수라는 조형물입니다.

두 개의 단지에서 물이 흘러 내리는 장치였는데, 

내부의 기계점검으로 일시적으로 작동이 멈추었던 날입니다.

 



 (Horus et sa grace, Horus and his grace, 1996)

 

매의 모습을 한 태양신과 그의 영광이라는 작품입니다.

그의 영광은 관능적이고 생명력이 풍부한 여성이군요.^^

 



 (Clarice again, 1966)

 

클라라 clara라는 여성이름의 또 다른 별칭입니다.

슈만의 클라라도 아이를 많이 낳긴 했죠.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를 연상시킬만큼

풍만한 여성의 모습니다.

 

이 작품은 손으로 만질 수 없다는 안내가 있어요.

작품 제작연도가 오래되어서 그런 것도 있고,

개인의 소장품이라서 그렇답니다.

 



 

나나의 시리즈가 있던 습지 실온 식물원 내부입니다.

 



 

한발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죠.

운동감이 넘칩니다.

등에서 물줄기가 나와요.

 



 

여기도 한발로 몸을 지탱하고 있어요.

온 몸에서 물이 사방으로 쏟아집니다.

 

미국에 와서 이런 몸매의 여성들을 직접 보고 많이 놀랬었는데,

니키 드 생 팔은 자신의 작품 속으로 녹아들게 만들었네요.

흑인 여성을 형상해 낸 모습입니다.

미국엔 많은 흑인 여성들이 혼자 아이들을 부양하는 경우가 많아요.

제 눈엔 몸의 문양은 자웅동체 아메바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이네요.

 



 

생명의 젖줄,

가슴에는 꽃과 하트 문양을 보게 됩니다.

균형감각이 참 놀랍습니다.

 



 

저 육중한 몸집인데도

발끝으로 살짝 딛고

넘어지지 않는 모습이라니...

 



 

실온 식물원에는 저렇게 연못이 있는데,

니키 드 생 팔의 조형물로 활기와 생명력이 넘쳐났어요.

 



 

(Les trois graces, 1999)

같은 해에 제작된 작품들입니다.

유빈이도 영광스러운 세 여인들을

계속 쳐다보고 있었죠.

 



 

연못으로 물이 흘러가도록 조성된 개울입니다.

인공적으로 설치했는데 100년의 세월 때문인지

자연스러운 느낌이 납니다.

 

유빈이: 어머, 저기 내가 좋아하는 개울물이 흐르네..

 



 

개울가에 서성이는 유빈이

그냥 두면 물 속으로 들어가려고 해서

정말 신경쓰여요.

이끼가 많아 미끄럽거든요.

 



 (Grand elephant vase,1991)

 

여긴 숲 속의 코끼리

코끼리 등이 화병처럼 식물을 꽂을 수 있게 되었어요.

 

시카고에는 날씨가 추워서 코끼리가 죽고 없습니다.

여름에 딱 한번 보았는데 동물원의 코끼리가 참 안쓰럽더라구요.

2년 전에 죽고 나서 이젠 코끼리를 볼 수 없어요.

 

니키 드 생 팔의 코끼리로 대리만족하며 쓰다듬는 유빈입니다.

 



 (Chair, 1998)

 

근육질의 단단한 남자처럼 보이네요.

의자 시리즈 중의 하나입니다.

 

주황색 몸매를 한번 쓸어보는 유빈이^^

몇 번 데리고 다녔더니 많이 대범해졌어요.

 



 

그 의자의 벨트입니다.

꽃들로 가득 찼네요.^^

 



(Chair, 2000) 

 

옥구슬같은 타일로 장식된 의자이지요.

매끈하면서도 앉으면 엉덩이 지압효과까지^^

참 편안했던 의자입니다.

 



 

그 의자의 젖꼭지입니다.

역시나 꽃무늬네요.^^

 



 

의자의 머리부분인데,

아주 작은 해골이 있어서 저도 놀랬어요.

 

아버지를 관 속에 묻고,

자신의 상처가 된 남자의 죽음을 늘 의식하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여긴 그녀가 그 의자를 만들었던 같은 해에

만든 해골의 내부입니다.

 

사이즈가 아주아주 컸어요.

치아 사이로 유빈이가 입을 벌리고 있는 보이세요?

 



 

해골의 내부랍니다.

데미안 허스트가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해골,

<신의 사랑을 위하여>라는 작품과

반.짝.임.에 유사성이 보이네요.

 



(La Caveza, skull 2000)

 

죽음까지도 유쾌하게 형상해 낸 니키 드 생 팔의 해골.

죽기 2년 전에 저런 작품을 만들면서

자신의 죽음도 함께 준비해 나갔겠죠.

이렇게 화려하고 거대하며

친근한 해골은

그녀 덕분에 처음 봤습니다.

해골, 더 이상 두렵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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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0교시
정효찬 지음 / 이다미디어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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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 0교시를 읽었다. 조소를 전공한 저자 정효찬은 나의 작은 오빠와 동갑내기이다. 그는 대학 강사, 일명 '지식의 보따리 장사'를 하며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대학이라는 권위적이고 안일한 수업방식보다는 미술에 읽힌 일화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열린 미술 교육을 그는 지향했다. 저자의 나이 때문인지 지금은 은행 간부로 일을 하지만, 한 때 미술학도 지망생이기도 했던 예전의 작은 오빠가 떠올랐다.

  아주 솔직하고, 조금은 수다쟁이처럼 느껴지기도 한 대학 강사의 생생한 수업노트를 펼쳐 보는 기분은 읽는 내내 즐거웠고, 나와는 전공분야가 달라서 상세한 조소 작업과정을 곁들인 설명은 흥미로웠다. 자신의 대학원 시절의 에피소드를 편안하게 현대 미술의 개념과 함께 풀어가는 것도 재미었었고, 그가 학생들과 소통하며 6년 간 수업을 하며 느낀 내용이 한 권의 책으로 보기 좋게 정리되어 있었다. 책의 저자는 미술관련 강사로는 상당히 성실하게 비춰진다. 그를 한번도 만나 보지 않고 내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나도 소위 미술대학이라는 곳에서 학생신분으로 있어 봤기에 감히 독자로서 내리는 평가이다. 현대미술에서 일반인이 보기엔 결코 이해될 수 없는 쓰레기 같은 작품이 있는 것처럼, 미술관련 대학 역시 아무런 수업 준비 없이 소중한 시간을 낭비한다거나, 수업 중에 술 냄새 펑펑 풍기며 수업하던 불성실한 교수와 강사에 환멸을 느낀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대학 강사라는 것이 일반 사무직과 비교했을 때 불안정하고 낮은 급료라 현실의 생을 감당하기 어려운 고뇌로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난 그 때 학생의 신분이었고, 수업 중에 그것까지 이해하고 싶지는 않았다. 어쨌든 나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미술 0교시의 저자는 나중에야 어떻게 변질될지 몰라도 그 책을 집필하는 동안은 꽤 괜찮은 대학 강사로 보였다. 수업이야 어떤 형태이든 미술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열린 마음으로 학생들과 소통을 하고 수업준비를 하는 모습은 과목이 현대 미술의 이해인만큼 아주 바람직해 보였다. 이러한 그의 수업방식은 권위적인 대학에서 엽기강사로 몰려 쫓겨난 경험을 그에게 안겨 주었다. 그래도 학생을 성실하게 가르친 노력이 인정되었는지 다시 대학강단으로 복귀를 한다.

  이 책은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루에 한 챕터씩 5일 동안 읽는다면 일주일 동안 한 학기 미술 수업을 듣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미술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현실의 생활 때문에 생계형으로 전공을 선택한 직장인이라면 환영할 만한 책이다. 그리고 미술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교양서적으로도 부담 없이 읽혀진다. 대학 강사가 6년 동안 준비한 공부를 15,000원이라는 책 값 만으로 지식을 흡수할 수 있으니 꽤 괜찮은 투자라고 본다. 학점 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면 아주 경제적으로 미술공부를 할 수 있으니 개인적으로 적극 권하고 싶다.

  미술 0교시, 난 이 책을 읽으면서 책의 제목이 정말 맘에 안 들었다. 입시제도가 치열한 대한민국에서 미술까지 0교시라니……. 미술은 자유로운 소통이 있을 때 생명력을 얻는 것인데, 책 제목이 이미 책을 읽고 싶은 욕구를 깎아 내리는 것 같아서 의아했다. 정말 책을 팔고 싶은 사람이 만든 책인지, 어떤 미술 관점에서 그 제목을 정했는지 그 내막이 참 궁금하다. 현대미술처럼 상식을 뒤집는 차원에서 설정한 제목이라 해도 판매가 목적인 책일 경우, 책 제목으로는 위험요소가 크지 않을까. 편집인에게 신랄한 비평이 될 수 있어 미안하지만 어쨌든 이건 내 솔직한 심정이다. (저의 솔직함을 용서해 주세요. 기획하신 편집인님……. 어쩌면 이런 것이 이슈가 되어 책이 뜰 수 있는 기회가 될지 모르지만. 책 제목과 표지만 봤을 땐 저는 책을 읽고 싶다는 느낌이 그다지 들지 않았답니다.)


  그런데 책을 펼쳐보니 그림 도판의 인쇄 상태가 상당히 좋았고, 책의 저자가 그렇게 친근하게 다가올 수 없었다. 마치 예전의 나의 작은 오빠를 책 속에서 다시 만나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 별보기를 좋아해서 '하늘별'이라는 동아리에서 활동했고, 주말마다 산에서 별을 보며 젊은 20대 청춘을 보냈던 작은 오빠. 자신이 좋아하던 미술을 전공했다면 이 책의 저자와 유사한 모습이 되어있지 않았을까하는 상상을 했다.


  과거의 미술과 현대 미술에 관한 저자의 견해는 나와 많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미술 작품을 바라보는 저자의 솔직한 글을 읽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만일 조소 뿐만 아니라, 사진에도 조예가 깊었다면 책 내용이 훨씬 더 풍부하고 다채로웠으리라. 고흐의 <아이리스>보다 경복궁의 하늘이 더 좋았던 것을 사진으로 찍어 독자에게 보여 주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지만, 글 속에서도 충분히 상상할 수 있었으니 나쁘지만은 않았다.


  미술 대학원을 졸업한 지 꽤 시간이 흐른 지금, 주부의 입장에서 책을 읽을 때 가장 끌리는 내용은 아무래도 여성성에 관한 내용이었다. <제3장, 끝나지 않는 사랑> 중에 니키 드 생팔(Niki de saint phalle1930~2002)의 작품과 그녀의 삶이 내 마음에 남아 오랫동안 시선을 머물게 했다. 니키 드 생팔은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앤디 워홀을 총으로 쏘았던 발레리 솔레나스(Valerie Solanas, solanis 1936~1988)처럼, 어릴 때 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하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발레리 솔레나스가 사기꾼 같은 앤디 워홀을 만나 자기 삶을 파괴해 나갔던 것과는 달리, 니키 드 생팔은 슈팅 페인트(Shooting paints1961~1963, 총으로 그녀를 억압한 대상에 붉은 물감을 채워 쏘는 행위 예술)로 자가 치유를 선택한다. 그녀는 첫 번째 결혼에서 두 자녀를 낳았지만, 남성중심의 독재적인 가정과 보수적인 아내 역할을 거부했다. 자신을 억압해 온 아픈 기억들을 치유하는 수단으로 그녀는 미술을 선택했고, 두 번째 남편인 조각가, 장 팅겔리Jean tinguely를 만나면서 그녀의 작품은 꽃을 피우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그렇겠지만 특히, 여성은 인생의 반려자를 잘 만나야 한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녀에게 장 팅겔리는 미술 작업 동반자로서 이상적이었고, 16년간 스튜디오에서 함께 지내다가 1971년에 그와 재혼을 한다. 결혼하였어도 그는 미술 작품을 함께 제작하는 대등한 관계를 지켰고, 그녀의 상처를 함께 하고 치유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Image:Tinguely by Wolleh.jpg 
Jean Tinguely photographed by Lothar Wolleh

 

  니키 드 생팔의 작품에는 여성성이 넘친다. 꽃과 나나는 니키 드 생팔과 동일시 될 정도로 여성성의 상징이 잘 드러난다. 작년 여름 우리가 사는 시카고에도 가필드 공원의 식물원이 100주년 맞이 기념으로 니키 드 생팔의 작품들이 왔었다. 그녀의 작품은 식물원의 정원을 활기로 가득 채웠다. 그 때 그녀의 작품들을 보며 감탄했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그녀의 슬프고도 아픈 삶이 작품으로 승화되어 더욱 감동이었다. 평생 그녀를 괴롭혔던 어린 시절의 나쁜 기억들은 예술이라는 창작 행위를 몰두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고, 1973년 '아빠Daddy'라는 영화에 직접 참여하면서 그동안 자신을 억눌렀던 상처를 드러낸다. 그리고 마침내 그 악몽과도 같은 기억과 작별을 한다.


 
Niki de saint phalle

 

  그녀가 생전에 영향을 받았던 스페인의 안토니오 가우디Antonio gaudi의 구엘공원Park Guell처럼 그녀의 작품들은 아름다운 정원으로 남아 지금 그녀가 죽고 없어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그녀의 정원과 나나의 조형물이 있는 도시는 언제나 생기발랄하다. 그녀의 작품들은 겉으로 보이는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생명을 잉태하는 여성의 숭고미까지 현대적인 감각의 조형물로 잘 살려 내었다. 미술 0교시를 읽고 작년에 가족과 함께 식물원에서 니키 드 생팔의 조형물과 놀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우리딸 유빈이에게는 니키와 같은 불행이 닥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 때의 그 사진들을 조심스럽게 다시 찾아 들춰 본다.


"상처받지 않은 영혼은 이 세상에 어쩌면 없다.

또 그런 상처 속에서 그냥 나를 던져 놓는다면

우리는 순수를 두 번 다시 경험하기 힘들 것이다." (미술 0교시, p.167)

  미술 0교시, 정효찬 지음, 이다미디어 출판. 이 책은 책의 표지와 외형을 많이 따지는 개인적인 입장에서 나의 시각을 아주 불편하게 만든 책이다. 허나 책은 껍데기보다는 그 내용이 알차야 좋은 책이기에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읽으면서 배우는 것도 많았고, 맘에 담고 싶은 글이 곳곳에 숨어 있어서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참 만족스러웠다. 올 연말에는 이 책을 은행에서 일하는 작은 오빠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주고 싶다.


소통을 위한 엉뚱한 생각…….

 

  정효찬님, 저는 미국에 거주하는 당신의 애독자입니다. 구겐하임에 있는 잭슨폴록의 그림을 저도 직접 봤거든요. 그런데 저는 아무런 감동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그 그림을 위해서 구겐하임 여사와 로비를 벌였던 잭슨 폴록의 불행과 그 그림을 그리게 하고 구겐하임 여사와 로비를 성사시키느라 아이 낳기를 거부하면서까지 내조를 했던 그의 조강지처가 떠올랐습니다. 잭슨 폴록의 실제 그림은 사이즈와 질감의 차이일 뿐, 그것에서 전해지는 감동보다는 ‘돈 많은 구겐하임 여사의 취향이 참 특이하구나.’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보고 참 실망했고, 그의 작품은 그의 생애를 다룬 영화보다 볼거리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물론 고흐의 삶도 불행하지 않았다면 지금 그렇게 유명하긴 어려웠을 거라고 봐요. 화가의 생애가 담긴 글의 힘, 필력의 힘이 무섭죠. 대체로 교육받은 일반 사람들은 문자에 더 익숙하고 스토리에 혹 하니까요. 그러니 잭슨 폴록의 실제 작품을 보지 않았다고 해서 절대 기 죽지 마십시오! 고흐의 작품은 그가 남긴 편지만큼 처절해 보이지 않았으며, 잭슨 폴록의 그림은 그의 생애를 다룬 영화만큼 흥미롭지 않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편집인님, 저는 이 책을 잘 읽은 독자로서 표지가 너무 맘에 안 듭니다. 훈련된 제 시각에 인내심을 테스트 받는 기분이었습니다. 미술 0교시가 잘 팔려서 다시 책을 만들게 된다면 표지를 좀 어떻게 개선해 주세요. 저라면 모나리자만 남겨 두겠습니다. 모나리자를 0교시 옆에 배치하고 나머지 엉뚱한 소리하는 그림의 인물들을 다 뒤로 보내고 싶어요. 그리고 표지 아래의 그림 세 가지를 꼭 전부 쓰고 싶으시다면 브란쿠시의 조각상은 가운데 두고, 왼쪽엔 클림트의 그림, 오른쪽엔 고흐의 그림을 바꾸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러면 시선처리가 조금은 안정될 것 같습니다. 표지가 너무 산만하고 복잡해서 표지를 볼 때마다 신경이 쓰이거든요. 교정보시는 분들이 오타를 바라볼 때 느끼는 심정과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저도 이 표지를 보면 자꾸만 손보고 싶다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어쩌지요? 죄송해요. 딴지를 너무 많이 걸어서요. 그런데 말이죠. 저는 이 책을 읽고 이렇게 누군가와 소통을 해야 책을 제대로 읽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책의 고수이신 편집인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면 너그러이 이해해 주십시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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