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10>

오늘 걸을 '제주올레' 6코스는 화순 해수욕장에서 시작하여 하모 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14km의 길이다. 해수욕장에서 시작하는 만큼, '길'은 바닷가 모래사장을 사뿐히 밟아주며 시작했다. 이미 해수욕 시즌이 끝났기 때문인지 이 아름다운 바닷가에도 걷는 사람은 우리뿐이었고, 날씨는 여전히 좋았다. 다만, 날씨가 좋은 근본적인 원인인 해는 꽤 따가웠는데, 그래서 더운 거야 기꺼이 감내한다지만 얼굴을 빨갛게 익혀서 화끈거리게 만드는 것은 조금 곤욕스러운 일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과연 나보다 조금 더 오래 살았구나, 하는 느낌을 아주 드물게 받게 만드는 누나의 조언(선크림을 챙겨가라던)을 따르는 편이 나았었는데, 언제나 그렇듯 '오뉴월 하룻볕'의 무서움을 인정하는 것은 너무 때늦은 일이 되고 말았다. 뭐,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매우 '드문 경우'가 하필 '지금'이라는 게 좀 더 유감스런 일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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