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9>

마침내 고대했던 '제주올레'의 날이다. 택시를 타고 다시 시흥초등학교 앞에서 내리니 어젯밤에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돌담벽에 표시된 파란색 화살표가 제주올레 1코스의 시작을 알려주고 있었다. 하여 화살표를 따라 기대에 부푼 첫걸음을 내딛은 제주올레 '길'은, 처음부터 기대를 배반하지 않았다. 마을로 들어가는 길의 양쪽에 자리한 논밭의 경계를 가르는 것은 소담스럽되 아름다운 거무스름한 돌담이었고, 그 경계 안에는 정체는 모르지만 좌우간 싱그럽기 그지없는 푸른 잎의 식물들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게다가 하늘은 청명하고 날씨는 쾌청해서, 파란색과 초록색과 검은색이 마치 경쟁하듯 서로 제 색깔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었다. 그러니 기분 또한 상쾌해지리라는 건 불문가지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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