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화창한 봄날, 울산의 홈 개막전을 보기 위해 기어이 문수구장을 찾았다. 개인적으로 지난 몇 년간, 울산의 경기를 보고서 만족스러웠던 기억은 거의 없지만, 오늘의 상대는 지난 시즌 우승팀인 포항이었기에 나름의 기대가 없지 않았다. 과연 정규시즌에서 5위를 한 팀이 플레이오프에서의 선전만으로 우승을 할 수 있는 구조가 바람직한 것인지는 의문이지만,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전진 패스를 강조하는 파리아스 감독의 공격적 마인드는 무척이나 매력적인 것이었다. 물론, 이왕이면 울산이 이겼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승리야 어쨌든 그저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펼쳐지기를 바란 것이 내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수비지향적인 팀이라는 평가를 받는 울산은 공격지향적인 팀이라는 평가를 받는 포항을 3대0으로 완파했다. 하지만 더욱 놀랍게도, 그럼에도 경기가 재미있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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