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7>

아침에 일어나서 곧장, 바로 옆에 위치한 선암사를 찾았다. 여전히 비가 추적추적 내렸지만, 비 내음을 잔뜩 머금은 아침 공기는 무척이나 서늘하다. 이런 이른 아침부터 선암사를 찾는 사람은 극히 드물어서, 우리 가족을 제외하면 3명의 또 다른 일행만 눈에 띌 뿐이다. 물론 그 덕분에 모기의 집중적 타깃이 되긴 했지만. 

선암사에 들어가서는 언제나 그렇듯, 이곳의 최고 어르신인 부처님께 인사를 드리기 위해 대웅전에 먼저 들렀다. 가볍게 3배를 마치고 나오려는데, 누나가 어느 절이든 부처님 눈 앞의 경관을 가장 신경 써서 가꾼다는, 제법 신빙성 있는 정보를 알려준다. 딴은 그럴 듯하게 여겨져, 부처님께 잠시 양해를 구하고 대웅전의 한가운데서 경내를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확실히 좀 달라 보인다. 하지만 사실, 선암사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전무해서 무슨 구체적인 감상을 말하기는 어렵다. 매우 오래된 절의 정취가 한껏 묻어난다는 점만을 겨우 감상이랍시고 내뱉을 수는 있으나, 내 무지는 그 이상을 허락하지 않는다. 다만 한 가지 변명하자면, 그 놈의 모기가 아주 극성이라 끓어오르는 살심을 참는 것만도 힘겨웠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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