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한자공부에 약간의 취미를 가진 이래, 나는 언젠가 중국에 갈 수 있기를 기대했다. 내 일천한 한자실력으로 중국에 갔을 때, 과연 몇 자나 제대로 읽을 수 있겠는가마는, 한자공부를 하면서 나는 조금씩 중국과의 유대감마저 느꼈고, 때마침 <한비야의 중국견문록>을 읽고서는 중국행에 대한 강한 열망이 생기는 것을 어쩌지 못했다.

그러나 막상, 그렇게도 고대했던 중국행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의외로 나는 그렇게 기쁘거나 흥분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중국행에 대한 내 열망은 조금 수그러들어 있었고, 중국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은 그러한 변화를 더욱 부채질하는 주요한 원인이 되었다. 무엇보다 3박4일 간의 짧고, 자유롭지 못한 여행상품으로 중국(북경)에 가게 되는 것은,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디어 중국행을 하루 앞둔 날 밤. 나는 좀처럼 쉽게 잠들지 못했고, 상품이니 관광이니 하는 말로 이번 중국행을 폄하하려해도, 그것이 결국 떠남과 만남을 의미하는 여행의 하나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어떤 형태로든지 간에 내 조그마한 바람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 이 글은 2007년 2월 27일부터 3월 2일까지의 내 짧은 북경여행에 대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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