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손편지 - 관계를 바꾸는 작은 습관
윤성희 지음 / 스마트북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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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이 참 빨라졌다. 연락하고 싶은 사람에겐 바로 전화해서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전달사항도 문자메세지나 메일로 즉시 보낼 수 있다. 멀리 떨어져있는 사람들의 근황도 개인 블로그등을 통해 쉽게 알 수 있게됐다. 조금도 지체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상하게 같은 글이어도 웹상의 글과 종이에 직접 쓰인 글은 받는 사람을 움직이게 만드는 힘에서 차이를 보인다. 어느새 손으로 직접 쓴 글은 선물처럼 되어서 다들 받고싶어하게 됐다. 편지는 막강한 감성도구가 되어버렸다.

 

  책은 이 현상(?)의 실제사례들을 언급하면서 손편지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시작한다. 인상적인 것은 책에 소개된 많은 이야기들의 대부분이 어디서 옮겨온 것이 아니라 저자의 경험이라는 점이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정말 많은 편지를 쓰는 사람이라는것을 알 수 있었다. 단 한번 만난 사람에게도 글을 써서 보내고 만난적이 없어도 책이나 게시글등을 읽고 느낀 감정을 편지로 써서 글쓴이에게 보낸다고도 한다. 이런 일들을 통해 생긴 새로운 인연이나 다시 찾은 관계의 이야기는 읽고만 있어도 마음이 따뜻해졌다.

 

  책 한권을 통틀어 가장 크게 보였고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 것은 소통의 중심에 나를 두지 않기였다. 대화전문가 이정숙 작가는 자신의 책 <이제는 매혹적인 대화법이 이긴다>에서 경청하는 것이 최고의 매혹이라고 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에게 끌려든다는 것이다. 자기를 내세워 자기말만 해서는 오히려 사람이 떠나간다. 편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저자는 받는 사람이 좋아하는 편지를 쓰려면 7:3의 비율을 지키라고 했다. 자신의 이야기가 3이다. 나머지 7은 상대방이나 함께했던 추억등의 이야기로 채우라고 한다. 일방적으로 내 이야기를 하는것처럼 보이는 편지도 관계를 위한 행동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

 

  자기말을 아끼는게 생각처럼 쉽지는 않다. 내게 오는 친구의 편지에도 자기 이야기가 90% 이상이다. 멀리 떨어져있고 서로의 일상을 살필 방법이 없는 탓이다. 한번에 4장씩 오는 그 편지지에 가득 채워져있는 친구의 이야기를 볼때마다 외로움을 확인한다. 그때그때 한바탕 털어내고 마음을 나눌 사람이 옆에 없이 혼자서 감당해나가려니 외롭고 힘든것이다. 다들 편지를 쓰고싶어요 가 아닌 받고싶어요 라고 하는것도 외로움을 품고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나도 내 이야기로 편지지를 채울때가 많다. 

 

  하지만 쓰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가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편지가 훨씬 따뜻하고 기분 좋다. 그런 편지를 쓰고싶다고 생각했다. 책을 읽은 덕분에 앞으로 편지의 방향을 미리 염두해두고 쓸 수 있겠다. 이를 위한 소소한 팁도 도움이 됐다. 읽을 수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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