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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오프라 윈프리 지음, 송연수 옮김 / 북하우스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나도 한번씩은 밤거리에 내동댕이 쳐진것처럼 춥고 어둡고 막막한 감정을 느끼면서 불안해지곤 한다. 명확한 대상도 없는 누군가와 비교하며 그에 한참 못미치는 지금 내모습을 본다. 이대로 살아도 괜찮은건가, 어떻게 살아야할까,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어떤 삶을 살고싶은걸까. 질문은 끝도없이 이어지는데 제대로 대답할 수 있는게 하나도 없다.
몰론 항상 그렇지는 않다. 책을 통해서 나는 관습처럼 보고 들어온 말과 행동에 고쳐야 할것이 있음을 알았다. 한방울의 물처럼 쉽게 흘려보낸 일상의 즐거움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다. 고마워, 다행이야, 운이 좋아 라는 말을 중심에 놓고 생각하려고 애썼다. 속상하고 서운하고 화가나는 면에 집중하지 않으려고 의식하게 됐다. 조금씩 내가 더욱 상냥하고 여유로운 사람이 되어가는걸 느꼈다. 하지만 조금만 느슨해지면 어느새 몸도 마음도 축 늘어지곤 했다. 며칠사이에 내가 또다시 그런 기분에 젖어있을때 이 책을 읽을 수 있게됐다.
누구나 다 아는대로 오프라 윈프리는 성공한 사람이다. 남부럽지 않을만큼 명예와 부를 손에 쥐었다. 어린 시절 불운했던 이야기는 그녀에게 아무런 해를 입히지 못했고 오히려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이 책은 그녀가 확실히 아는것이 무엇이냐는 영화평론가 진 시스켈의 질문을 받은 이후 <O 매거진>에 쓴 칼럼들을 모으고 추려내어 만들어졌다. 이 안에 항상 보고싶고 잊지 않으려 애쓰는 삶의 지혜가 녹아있었다.
한마디로 말해, 내가 모르는 내용은 거의 없었다. 이미 끌어당김의 법칙을 설명한 책에서, 명심보감같은 고전에서, 많은 자기계발 서적과 소설속의 대사들에서 보았던 사항들이었다. 그런데도 목마름을 해소해줄 물을 마시듯 맛있게 홀짝이며 읽었다. 이 책이 내게 다가온 시기가 재미있고, 슬쩍 고개를 내민 저조한 감정상태에 빠져 못볼뻔한 것을 흥분하지 않고 웃지 않아도 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정말 그랬다. 세상에는 사랑이 깃들어있고 하루하루가 기적같다. 별이 무척 예뻤고 내 집에서 나를 경계하는 길고양이가 반가웠다. 꽤나 추운 우리집에서도 용케 얼어죽지 않고 푸른잎을 유지해준 화분들이 기특했다. 잎을 모두 떨군 자두나무 가지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과 눈부신 햇빛에 이게 사랑이다 라고 생각했다. 한시라도 빨리 보고싶었던 이 책이 자신의 나타날때를 알고 있었던 듯이 왔다. 내 삶을 감사할 것으로 채워보자고 했던 생각이 축 늘어져있던 때에 만난 것이다.
"내 아우라가 몸을 떠날 때는 아주 밝게 빛나도록, 나는 인생을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p.177
비행기 폭발 사고에서 살아남은 존은 그날의 경험이후 자신의 아우라가 밝게 빛나는 인생을 살고싶다고 했다. 저 문장을 봤을때 내가 원하는 내 모습과 삶의 모습이 저것임을 알았다. 나를 위해 온 책에서 좋은 선물을 받은것만 같다.
삶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결과에는 이를 만들어낸 의도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내 삶의 책임은 내게 있다고 한다. 적절한때에 좋은 책을 마주하고 다시 예쁜것을 볼 수 있게 된 내 하루를 통해서 내 마음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앞으로도 일어날 일에 대해 그 일을 불러온 내 의도, 진정한 마음이 무엇인지 항상 살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