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결혼 공식
에이미 웹 지음, 박지니 옮김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지금껏 내가 읽은 결혼이나 연애를 주제로 하는 책은 대부분 이미 결혼을 한 언니가 자신의 경험과 주변의 이야기등을 모두 모아 정리해서 상담이나 강의하는 형식으로 조언을 하는 책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거창한 학위를 자랑하는 교수님들이 좀더 학문적인 분위기를 풀풀 풍기면서 남녀사이의 관계를 분석하고 방안을 제시하는 식이었다. 에이미 웹의 책은 전자에 비슷하지만 나는 어느 한 여자의 독특한 배우자찾기 성공담으로 받아들이고 읽었다. 그래서인지 다른책보다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이 책은 명백한 경험담이다. 기자로서의 경력을 쌓았고 앞으로도 자신의 커리어를 소중히 여기던 여자가 어느새 서른줄에 들어선 자신을 돌아보고 고국으로 돌아가 반쪽찾기에 돌입해 성공하기까지의 이야기이다. 그동안 그녀의 변변찮은 연애이야기가 흘러간다. 공항에서 첫눈에 반해 연인사이로 발전한 남자와의 사랑이 배신으로 끝난 후 지은이는 연인 매칭 사이트에 접속해 회원으로 가입하고 몇몇 남자를 만난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실제로 만난 그들은 다들 문제가 있었다. 비싼 밥값을 물리는 남자, 첫날부터 마약을 하는 남자, 정신없이 하이파이브를 하며 록스타가 되어 정신을 놓아버린 남자 등등...... 지쳐버린 주인공은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왜 원하는 남자를 만날 수 없을까. 사이트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그녀들의 프로필은 어떻게 되어있을까. 그러던중 스치듯 보인 거울속의 자신은 스스로가 깜짝 놀랄만큼 초췌하고 형편없었다. 이때부터 지은이의 변신은 놀랍고 무서울만큼 치밀해서 집요하게 보였다. 하지만 원하는 것을 그릴때는 최대한 구체적이고 이미 현재 얻었다고 생생하게 그릴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 말을 떠올리면 그녀의 행동은 분명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었다. 내가 원하는 완벽한 남자의 눈을 사로잡는 인기녀의 모든것을 파악하고 분석해서 그대로 자신을 변화시키기. 또 하나는 만나고 싶은 남자에게 원하는 조건을 모두 적은 후 우선순위와 점수를 매겨 이를 기준으로 채점을 한다. 첫인상 점수와 만남 후의 점수에 기준점을 두어 미치지 못하면 더이상 만나지 않는다.

 

  주인공의 똑똑한 여동생조차 언니의 방식을 현실감이 없고 어이없어 했지만 자신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원하는 사람을 창조해낼 수준으로까지 자세히 그려낸 일은 결국 성공을 가져왔다. 그렇게 바뀌고 오래 지나지않아 꿈에 그리던 남자를 만났고 결혼했다. 분명 다른 어느 이야기보다 독특한 과정이어서 나도 황당하다고 생각하긴 했다. 그렇지만 어쩐지 인상에 꽤 남을 것 같다. 그녀는 수많은 자기계발서가 판에 찍어낸듯 똑같이 하던 말을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꿈을 현실로 끌어오는 모습을 솔직히 보여주었다. 아무나 만나지 말라는 말을 지은이는 충분히 할 자격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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