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 - 뚜렷한 절망과 은밀한 위로
올리버 색스 지음, 강창래 옮김, 안승철 감수 / 알마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편두통으로 고생해본 기억이 없다. 감기에 걸려 머리가 묵직하게 느껴지던게 고작이다. 그저 두통이 있었던적도 있지만 언제였는지 잘 떠오르지도 않을만큼 그 수도 적고 통증도 가벼운편이었다. 보통의 사람들은 자신이나 가까운 가족이 앓은 병이 아니면 잘 알지 못한다. 편두통도 마찬가지이다. 내겐 편두통에 대한 상식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을 엄마에게 보여주었더니 '무슨 편두통 하나로 그렇게 할 말이 많길래 책이 두껍냐' 라는 말을 들었을때 공감을 했었다. 지금보니 명확하지 않고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기에 이만큼의 두께가 채워진듯하다.

 

  단순한 두통정도로만 알고있던 편두통은 상상 이상이었다. 편두통으로 발작이 일어난다는 말은 어디서도 들은적이 없었다. 간질과 혼돈이 될만큼 심한 편두통은 발작을 불러오고 심하면 의식을 잃게 만들기도 한단다. 머리와는 상관없는 다른 신체부위에도 고통이 오거나 장애가 일어나기도 하고 과도하게 신경이 예민해지거나 행동하게 만든다. 이런 편두통이 발작을 알리는 전조증상이 있고 구토나 많은양의 소변등으로 끝을 맺는 단계가 있다는데에 놀라서 할말을 잃었다. 시작부터 친절하게도 편두통을 증상에 따라 몇가지로 나누어 서술하는 장이 이어졌는데 이런게 정말 편두통인가 오히려 의심스러워지기까지 했다. 가장 안타까웠던것은 이런 편두통이 발생해서 지속되는 시간이 제각각이지만 오랜기간 꾸준히 나타난다는 점이었다. 한두번 아프고 깨끗이 나으면 좋을텐데.

 

  이런 편두통에 대해 정확한 원인은 밝히기 힘든 모양이다. 그보다는 너무도 다양하다는 것이 맞다. 신체적인 이유에서 생기기도 하고 정신적인 충격이나 스트레스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원인이 다양한 만큼 사람마다 그 증상도 제각각이다. 단순히 머리가 아프는 것만이 아니어서 다른 질병으로 오해하기 쉬워 더욱 고치기가 힘들다. 오진을 하면 당연히 증상은 고쳐지지 않는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는사이 더욱 심해진다. 편두통을 고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는 전문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의사를 신뢰해야한다. 아주 사소한 사생활까지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것에서 원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디서든 찾을 수 있다면 편두통, 괜찮다 라고 한다.

 

  이전의 책들에 비하면 이번 편두통은 그리 재미있지는 않다. 너무도 낯선 의학적 용어들이 넘쳐나고 짧지만 꾸준히 등장하는 환자들의 사례는 무척 단편적이다. 거기다 편두통에 대해서 단언할 수 있는것이 적다. 덕분에 번역자와 출판사측에서 많은 고생을 한 모양이다. 하지만 오랜시간 고통받는 편두통 환자들에게는 증상과 원인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서술한 이 책이 위안이 될 것이다. 그래서인지 편두통은 다른책에 비해 특히나 더 정신과 의사로서의 노력과 인간미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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