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수도원 - 오드 토머스 세 번째 이야기 오드 토머스 시리즈
딘 R. 쿤츠 지음, 조영학 옮김 / 다산책방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총 7권의 시리즈로 이어진다는 말을 듣고 일단은 안도감을 느끼게 했던 딘 쿤츠의 살인예언자 시리즈중 세번째 책인 악의 수도원이다. 누구에게나 자비롭고 사랑으로 감싸야할 수도원에 '악'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하니 어쩐지 알아서도 행해서도 안되는 금기를 엿보는 기분이 든다. 그 안에서 무슨일이 있었던거야 라고 슬쩍 엿보고 싶어지게 만든다. 사실 이전 책들도 제목은 간결하면서도 기억에 잘 남고 호기심을 잔뜩 부추기게 만들었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이다. 

  주인공 오드 토머스는 죽은자들이나 그들처럼 형체가 뚜렷하지 않은 저승의 존재들을 볼 수 있다. 그덕분에 이승을 떠나지 못한 유령을 만나고 그들의 의사를 확인하며 때로는 도와주기도 한다. 그렇게 마음을 풀고 저승으로 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데 딱 그것뿐이다. 어쩐지 받아도 시원찮은 무언가를 받은듯 그의 능력은 보고 느끼는것으로 끝이다. 맛좀 보세요 라며 덤으로 몇개 들어있는 커피티백마냥 굳이 좀 더 오드의 능력을 끌어낸다면 그가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하면 그의 무의식이 그것을 이루도록 방향을 잘 이끌어준다는 정도뿐이다. 그는 이것을 심령자석이라고 부른다. 

  대량학살이나 넘쳐나는 공포가 생겨날 장소를 찾아 모여드는 유령 바다흐를 보고 위험을 알아차린 첫번째 이야기처럼 이번에도 그는 수도원에서 바다흐를 발견하는것으로 시작된다. 어쩐지 죽음의 경계를 벗어나지 못하는듯 여긴탓에 그는 살던 고향을 떠나 수도원에서 묶고있다. 사막에서 살던 그가 눈송이를 보며 마냥 기뻐할수만은 없는 일이 생겨나고 만 것이다. 그리고 이 시리즈의 이전책들처럼 사건의 조짐을 발견한 시기부터 끝나기까지 달랑 하루이틀정도밖에 안되는 짧은 시간이 400페이지 이상으로 불어나있었다. 오드 토머스의 이야기를 보고있으면 하루라는 시간동안 사람이 할 수 있는 행동과 생각이 이렇게나 엄청나다는것을 느끼게 된다. 

  이전작에 비해 조금 새롭게 느껴지는것은 일반 사람들도 볼 수 있고 충분히 공포를 느끼게 하는 괴물의 출현이다. 모두 뼈로 이루어져있지만 끊임없이 배열을 바꾸면서 움직임에 제약이 거의 없는 존재였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살인자를 상대로 할때의 긴장감과는 또다른 맛이다. 이 뼈다귀괴물 덕분에 좀 더 풍요로워진(?) 기분을 느끼면서 영화같은 미디어매체로 보고싶다고 생각했다. 더불어 가끔씩 내게도 먹혀드는 작가의 유머에 쿡쿡 웃으면서 읽을 수 있어 이제까지 보았던 오드 토머스 시리즈중에서는 가장 긍정적인 인상을 남긴 책이 되었다. 

  새로운 동반자와 함께 다시 길을 떠나는 오드 토머스가 좀 안되보이기도 했지만 앞으로 남은 시리즈가 적어도 이제까지의 것보다 덜 위험하지는 않을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그냥 수도원에 눌러있었으면 하는 마음을 고집할 수도 없었다. 작가님이 부디 오드에게 좀 더 실용적이거나 강력한 능력을 새롭게 부여해주셨으면 좋겠다. 그의 앞길이 참 험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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