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안경 - 세계가 놀란 마츠자키식 시력 회복법
마츠자키 이사오 지음, 오경화 옮김 / 이미지앤노블(코리아하우스콘텐츠)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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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속없는 어릴때엔 안경을 낀 사람들이 멋있어보였다. 어딘지 좀 더 성숙하고 지적인 이미지가 있어 그게 그렇게 좋아보였다. 단지 그 이유만으로 안경이 끼고싶기도 했다. 그러다가 정말 시력이 떨어지면서 중학교 2학년때부터 안경을 쓰기 시작했다. 악세사리의 일종으로 느꼈던 안경은 실제로 쓰고보니 별로 좋지 않았다. 우선 생각만큼 예쁘지도 않았고 코가 주저 앉는듯 아프고, 주변을 특히 가까운 곳을 맨 눈으로 볼때와 안경끼고 볼때는 미묘하게 거리감에서 다르게 느껴져 어색했다. 이래저래 불편한점이 많아 꼭 필요할때만 쓰는 생활을 하다보니 지금도 오래 끼지는 못한다.

  지금은 정확한 시력이 몇인지는 모르지만 고3때 마지막으로 시력검사를 했을때가 0.3이었다. 안경을 맞추면서 검사를 하니 시력이 더 떨어졌다고 하는데 정확한 수치는 알려주지 않아 모르고 있다. 컴퓨터를 매일 하고 책도 자주 읽는 내게 눈이 더 나빠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다이어트 결심처럼 항상 입에 달고 사는 것이 되었다. 수술로 시력을 회복한 친구가 자신의 안경을 주며 웃는 얼굴로 이제 필요없으니 렌즈만 바꿔서 쓰라고 하는데 내심 부러웠다. 하지만 어쩐일인지 나는 수술을 하고싶지가 않아 불편을 감수하며 그냥 살고있었다. 이 책을 만날줄을 알기라도 했던걸까. 지금은 이 책을 만나서 정말 기쁘다. 이 책으로 수술없이 시력이 좋아진다면 배아플 친구가 몇명 되겠구나.  

  지은이 마츠자키 이사오는 시력이 떨어져 불편함을 겪은 후로 다시 시력이 좋아지는 방법은 없을까 하며 고민하다 트레이닝법을 찾았다고 했다. 언젠가 가볍게 읽고 넘겼던 명암을 달리하는 자극만으로도 눈이 좋아질 수 있다는 내용이 기초가 되었다. 질병따위로 인한 시력저하가 아니라면 간단한 연습만으로도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시력이 좋지 않다는 것은 눈에 있는 근육의 움직임이 나빠진 것이므로 그 근육만 단련해주면 다시 원래대로 좋은 눈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눈의 구조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읽다보니 학교에서 배웠던 것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그의 주장을 반론의 여지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고 오히려 수업시간에 눈에 대해 배울때 왜 나는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하며 아쉬웠다. 

  그가 제안하는 방법은 정말 간단하다. 특별한 도구가 필요하지 않고 어디서나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저 빛과 무언가를 응시할 사물만 있으면 된다. 형광등이나 자연광을 이용하여 눈을 감은 상태에서 형광등을 켰다가 5초후 다시 끈다. 다시 5초 후에 켰다가 끈다. 10회 반복하면 된다. 이렇게 일정시간의 간격으로 빛의 자극을 주어 빛의 양을 조절하는 홍채의 근육조직을 유연하게 단련시킨다. 이 방식이 익숙해지면 눈을 떠 형광등을 직접 보고 하면 된다. 밤엔 침대에 바로 누워 형광등을, 낮엔 실내나 실외에서 자연등을 통해 할 수 있다. 나는 빛을 없앨때 좀 더 확실한 효과를 위해 깜직한 안대를 구입하기로 했다. 다음은 방향과 원근 트레이닝이다. 친절하게도 이 트레이닝에 앞서 스트레칭 방법이 소개되어 있는데 스트레칭만 꾸준히 해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어깨와 목, 머리를 곧게 펴서 바르게 자세를 잡은 후 눈높이 중앙, 얼굴에서 30cm 정도 떨어진곳에 검지손가락을 세운다. 원근 스트레칭은 이 손가락 끝을 응시한 상태에서 천천히 손가락을 얼굴쪽으로 가까이 했다가 다시 떨어뜨리고 다시 가까이 하는 방식이다. 거리는 약 5~30cm의 간격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고 눈주위의 근육에 가벼운 통증이 느껴지면 손가락을 움직인다. 방향 스트레칭은 같은 시작자세이다. 다만 얼굴에서 5cm 떨어진 거리에서 시작이다. 눈이 따라갈 수 있을만큼 최대한 높이 손을 올린다. 한계지점에서 3초간 응시한 후 높이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손가락을 오른쪽으로 옮겨 최대한 볼 수 있는 곳까지 이동한다. 두 눈이 응시할 수 있는 곳의 한계지점에서 3초간 정지한 후에 다시 왼쪽으로 옮긴다. 역시 3초간 정지하여 응시. 손가락을 얼굴 중앙으로 옮긴 후 다시 양 방향으로 이동하고 다음엔 최대한 볼 수 있는 아래로 내려 같은 방법으로 응시한다. 중요한 것은 눈만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머리나 목이 움직이면 안된다. 

  그 외에도 난시를 위한 마사지법이나 실생활에서 응용하는 요령이 소개되어 있다. 그야말로 눈만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이라서 금새 따라할 수 있었다. 약 한달의 시간을 잡으면 효과를 느끼기엔 충분할 것 같다. 몸의 근육운동도 약 2주면 변화를 느끼기 시작하기때문에 한달의 시간은 어쩌면 너무 관대할지도 모른다. 올 가을이면 더이상 버스번호를 잘못봐서 엉뚱한곳으로 가거나 늦게 알아봐서 놓치는 일이 없어질거라고 생각하면 트레이닝에 대한 열정이 샘솟는다. 이런 일이 가능한 우리 몸을 생각하면 새삼스럽지만 무척 신기하다. 지은이부터가 이런 방식으로 시력을 0.3에서 1.5까지 끌어올렸다고 하니 더욱 든든하다.  

  시력이 떨어지는 것은 생활습관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밖에서 뛰어놀며 때로는 코앞의 곤충을 잡거나 때로는 멀리 숨어있는 친구를 보는일이 없어진 요즘 시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눈에 대한 바른 이해와 작은 노력만 있다면 아주 건강하고 자연스럽게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 굿바이 안경은 이를 위한 아주 친절한 설명서이다. 더이상 바랄게 없다. 이젠 내 몫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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